2014. 12. 23. 00:53

#풍경1 : 조선 500년과 일제 식민지를 거치며 한국 불교는 쪼그라들었습니다. 근대에 한국 불교를 다시 일으킨 이가 경허 선사(1849~1912)입니다. 경허가 아꼈던 제자 셋이 있습니다. 수월(水月), 만공(滿空), 혜월(慧月). 그들을 ‘경허의 세 달’이라 부릅니다. 하루는 수월 스님이 만공 스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뜬금없이 숭늉 그릇을 내밀었습니다. “여보게 만공. 이걸 숭늉 그릇이라고 하지 말고, 숭늉 그릇이 아니라고도 하지 말고. 한마디 똑바로 일러 보소.”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만공 스님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방문을 열더니 그 숭늉 그릇을 밖으로 휙 던져버렸습니다. 그릇은 박살이 났겠죠. 만공 스님은 돌아와 자리에 앉았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걸 본 수월 스님이 말했습니다. “잘하였소. 참으로 잘하였소.” 

#풍경2 : 수년 전에 한 스님과 마주했습니다. 중국 임제 선사의 일화를 꺼내더군요. “저 방으로 들어가도 30방, 들어가지 않아도 30방일세. 자, 어떻게 대답하겠나?” 방문을 넘어가도 30방을 맞아야 하고, 넘어가지 않아도 30방을 맞아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차피 30방이라면 안도 밖도 아닌 문지방 위에 서 있으면 되지 않느냐?”고 하실 분도 있겠네요. 그렇게 잔머리를 굴려도 30방이 날아갈 겁니다. 

수월 선사의 물음과 임제 선사의 물음은 맥이 통합니다. 앞으로 가도 절벽, 뒤로 가도 절벽입니다. 선문답은 바로 그 자리에서 우리에게 묻습니다. 까마득한 절벽에서 앞으로도 못 가고, 뒤로도 못 가는 우리를 겨눕니다. ‘자, 어떡할 건가. 이 진퇴양난의 위기를 어떻게 넘을 건가. 어디 대답 한번 해보시오!’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도 종종 이런 절벽 위에 섭니다. 회사에서는 기존의 제품과 시장을 확 뛰어넘을 창조적인 아이템을 찾습니다. 그걸 위해 머리를 쥐어짭니다. 앞으로 가면 다른 제품과 비슷하고, 뒤로 가도 획기적인 맛이 없습니다. 그런 ‘절벽’에서 어떡해야 할까요.

그 단초를 수월과 임제의 일화가 일러줍니다. 우리는 대부분 ‘절벽 안’에서 생각합니다. 여기서 왼쪽으로 갈까, 오른쪽으로 갈까. 어떡해야 절벽을 피할 수 있을까. ‘절벽’은 하나의 무대입니다. 그 무대 위에서 이 길로 가든, 저 길로 가든 큰 차이는 없습니다. 무대 자체를 벗어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 제품도 새로울 게 없고, 저 제품도 남다를 게 없습니다.

만공 스님의 해법은 달랐습니다. “숭늉 그릇이라고도 하지 말고, 숭늉 그릇이 아니라고도 하지 마라”는 수월 앞에서 그릇을 깨버렸습니다. 사실 무엇을 깬 걸까요. ‘수월의 기준’ ‘수월의 잣대’ ‘수월의 무대’를 깨버린 겁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새로운 차원, 새로운 무대가 펼쳐집니다. 숭늉 그릇을 깨버리는 순간, 수월이 제시한 절벽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에도 ‘숭늉 그릇’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내가 만든 기준’ ‘내가 만든 잣대’입니다. 그래서 가톨릭에선 “내 탓이오!”라며 가슴을 치는 겁니다. ‘나’가 있어서, ‘나’로 인해 절벽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한때 선(禪)불교에 심취했습니다. 그도 선문답 속의 ‘숭늉 그릇’을 들고 적잖이 고민했을 겁니다. 결국 잡스는 나름의 그릇을 깨고 스마트폰이란 새로운 무대를 열었습니다. 

삶에서 우리는 각자의 ‘절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들어가도 30방, 안 들어가도 30방.’ 어떡하실 건가요. 그걸 뛰어넘고 싶으세요? 그렇다면 그 물음을 던진 임제 선사를 ‘팍!’ 하고 밀쳐버리세요. 그 순간, ‘30방’이 사라져버립니다. 임제가 만든 기준, 임제가 만든 절벽이 없어집니다. 바로 그때 차원이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백성호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5861979&cloc=olink|article|default




Posted by 겟업
2014. 12. 22. 23:31


http://www.economist.com/news/special-report/21600797-2030-chinese-cities-will-be-home-about-1-billion-people-getting-urban-china-work


ㄴChina : Building the dream



도시화 문제점
1. 도시화 계획은 자칫하면 불평등, 슬럼가 확산, 환경오염문제를 심화 시킬 수 있다. 
2. 부패, 해외로 자산 뺴돌리기, 검열 등이 심한 중국모델이 지속성장가능할까는 의구심


도시화 되면서 시진핑이 무시못할 새로 생긴 두 집단이 있는데 


하나는 중국 내 이민자들의 차별로 인한 사회적 분열. 시골에서 도시로 옮겨온 이민자들이 그 도시 거주자로 인정받는게 미국이나 유럽 시민권 따는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함. 이게 폭발 할지도 모름.  도시내에서 이민자 배척현상은 심각하다. 조사에서 많은 도시인들은 자기 이웃으로 가난한 사람보다 이민자를 꺼려한다.


두번째는 자기 재산을 지키려는 중산층. 도시개발로 자기 집이 어떻게 될지 모르거나, 집값 버블 문제 or 집값 상승 문제, 먹거리 문제 때문에 걱정하고 있음.



중국 리더들은 중국 소비 잠재력 완전히 사용하도록 해야함.

특히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해온 이주민들은 소비를 거의 안하고 저축만 한다. 이들이 돈을 쓰게 해야할 것. 

이 문제는 중국인구구조가 곧 바뀌면서 해결될 것인데 노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젊은 비숙련공의 부족으로 아마 최저임금이 상승해 소비에 여력이 생길 것.

문제는 호구개혁. 호구 도시로 못 옮기면 차별 어마어마함. 복지의 차별. 자녀들도 공립학교나 대학입시때 불이익. 학교는 곧 무너질것 같은 사설 학교로 보내야하고 차나 집도 살수도 없음. 도시 주변에서 이민자들은 쓰레기 주워서 살거나 아프면 병원도 고향병원가야함.
 이 사람들이 호구 등록을 하면 복지나 공공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돈을 더 쓸것.

하지만 호구개혁은 불가능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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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겟업
2014. 12. 20. 12:23
과정

2014/08/15 부터 새벽 스터디 시작
- VOA 듣기, 중앙 데일리 사설 읽기

10/30
  CNN Student news 시작
 - 매일 2번씩 연속해서 보기

11/05
 CNN 녹음 시작
- CNN 뉴스 본 것 7분씩 녹음해서 카페에 올리기(2014.12.20 현재 21개 녹음 축적)

12/2 
 Economist 스터디 시작
 -스페셜 리포트 아침 저녁으로 하나씩 읽고 표현 정리

1/20
스페셜 리포트 하나로 줄임

3/4~3/23 
녹음 안함

3/10~
아침 7:30 스터디로 짧은 기사 1개+ cnn 시청
저녁 9:40 여전히 스페셜 리포트 스터디(지금까지 한 주제 : 명품, 태평양시대, 온라인 광고, 사이버 보안, 아시아 비지니스, 스타트업, 박물관, 중국, 폴란드, 인도, 브라질, 영국, 한국, 아랍의 봄, 이란, 프랑스, 런던, 독일, 노르딕, 오스트리아, 스페인, 이탈리아, 대기업)


5/1~
아티클 1개 추가 
하루 아티클 3개 + 3일에 하루 cnn 녹음



성과

2014/11/30 토익 리스닝 만점


Posted by 겟업
2014. 12. 14. 22:02


http://economy.hankooki.com/lpage/estate/201409/e20140923172742117860.htm


Posted by 겟업
2014. 12. 12. 22:23

The second Jagiellonian age

http://www.economist.com/news/special-report/21604684-first-time-half-millennium-poland-thriving-says-vendeline-von-bredow


폴란드는 이번에 유럽에서 유일하게 금융위기동안 불황을 피한 거대 경제임.


EU에서 의외로 폴란드의 파워가 셈. EU 의회 의석 수도 영프독이서 다음으로 많은 나라가 폴란드.  유럽에서 강대국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끼어서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과거 한때 폴란드는 발틱해 씹어먹던 나라임.


하지만 아직 국내외 정치적 문제가 있고, 동서지역의 불균형 문제, 농업같이 아직 개혁이 필요한 분야가 남아있고, 세계적인 기업이 없으며, 노동 생산량이 낮다는 점, 유로화 사용 문제. 저출산 국가에 이민률이 높다는 점도 문제. 


1. 폴란드 경제의 가장 큰 도전은 중진국의 함정을 피하는 것이다. 

2. 서유럽과 미국의 아웃소싱, 하청전문 나라에서 글로벌 혁신 기업들을 가진 경제를 위해 투자해야함. 

3. 공산주의시절 말부터 3배나 비대해진 공공분야 개혁하기.<- 이것이 똑똑하고 능력있는 젊은이들이 이민가는 이유일 것


여기에 추가하자면 폴란드 친구 말에 의하면 종교(가톨릭)의 힘이 엄청나서 정치도 종교지도자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은것도 폴란드의 문제점이라고 함.


쓰고나니 한국 사정이랑 비슷하네.


폴란드에 다시 야기엘로니안 시대가 다시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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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겟업
2014. 12. 11. 23:24

Prevention is better than cure


http://www.economist.com/news/special-report/21606424-more-vigilance-and-better-defences-can-make-cyberspace-lot-safer-prevention-better


http://www.economist.com/news/special-report/21606416-companies-markets-and-countries-are-increasingly-under-attack-cyber-criminals



인터넷에서 사이버 범죄, 사이버 스파이, 사이버 사보타주 같은건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이제 국가들은 사이버 공간을 육지 바다 공기 우주처럼 영토로 생각하고 소유할 것임. 


인터넷이라는게 군사목적으로 만들어져 초창기부터 이런 위협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았고, 안정성보다는 연결성을 권장하도록 고안된 인터넷의 특성상 사이버공간 보호는 어렵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인터넷은 잘 돌아가고 있다.



인터넷 보안은 사물인터넷 시대가 막 열리기 시작한 지금 얼른 이루어져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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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겟업
2014. 12. 10. 10:53

내 인생에 큰 반향을 읽으킨 책


책을 읽지 않아도 저자가 말하는 '악의 평범함' 이라는 개념만 알아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한가지 큰 진리를 깨우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대단한 책이다.


악의 평범함.


이 책은 사회학 책일 수도 있고, 정치학일 수도 있고 철학 서적일 수도 있어요. 유대인 학살자 아이히만이 법정에 끌려왔는데, 그는 죄의식이 전혀 없어요. 그런데 저자인 한나 아렌트마저도 '이 사람은 무죄다.' 라고 이야기를 하죠. 무죄의 이유로 들고 있는 것이 생각의 무능성, 판단의 무능성, 말하기의 무능성, 이 세 가지 무능성입니다. 예를 들면 그것이 어떤 뜻인지도 모르고, '조국을 위하여'라는 말에 세뇌되어 맹종해왔던 사람은 비행기를 타고 가서 버튼을 하나 누르죠. 그 버튼의 결과로 미사일이 날아가서 민가에서 수 백명의 어린아이가 죽었는지도 모르고, 타깃에 미사일이 떨어진 것을 보고 '브라보'라고 했을 거예요. 이게 바로 판단의 무능성이죠. 생각의 무능성이기도 하고요. 그 때 '브라보'라고 하는 것은 말하기의 무능성이지요. 적절치 못한 거죠. 우리는 그런 무능함 속에 있거든요. 이런 무능함은 곧 악이에요. 우리는 희대의 살인마, 절대악만 악이라고 생각하지만, 진짜 더 악한 것은 무능함 자체입니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생각하지 않는 모습 바로 그 자체가 악이다, 이게 악의 진부함이다.' 라고 아렌트는 이야기를 하고 있죠. 지금 우리가 또 한 번 읽어보고 만인 토론이라도 해봐야 될 그런 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박경철-



"나아가 이 문제를 다루는 모든 문서들은 엄격한 언어규칙을 따랐다. 제거 박멸 또는 학살 같은 명백한 의미의 단어들이 쓰여 있는 보고서를 발견하기는 거의 드문일이다. 학살을 처방하는 암호는 최종 해결책, 소개와 특별취급 등이었다. 이송에는 재정착, 동부지역 노동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이러한 거짓말 체계의 통상적 효과는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을 그 와 같은 사람들이 모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살상과 거짓말에 대한 그들의 오랜 정상적인 지식과 동일시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가 행한 모든 일은 그가 법을 준수하는 시민으로서 인식한 만큼 행동한 것이었다. 그는 경찰과 법정에서 계속 반복해서 말한 것처럼 의무를 준수했다."


"그는 결코 유대인 혐오자가 아니었고, 그는 결코 인류의 살인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의 죄는 그의 복종에서 나왔고 복종은 덕목으로 찬양된다"


"그는 단지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결코 깨닫지 못한 것이다. 그로 하여금 그 시대의 엄청난 범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되게 한 것은 순전한 무사유(sheer thoughtlessness)얐디"


"피고는 또한 최종 해결책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은 우연적인 거이었으며 대체로 어느 누구라도 자인의 역할을 떠맡았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피고가 대량학살의 조직체에서 기꺼이 움직인 하나의 도구가 되었던 것은 단지불운이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피고가 대량학살 정책을 수행했고, 따라서 그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구를 유대인 및 수많은 다른 민족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지 않은 정책을 피고가 지지하고 수행한 것과 마찮가지로, 어 누구도 즉 인류 구성우너 가운데 어느 누구도 피고와 이 지구를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교수형이 처해져야 하는 이유, 유일한 이유입니다.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저자
한나 아렌트 지음
출판사
한길사 | 2006-10-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아이히만의 재판에 대해 보고를 하면서 나는 ...
가격비교




역자 서문_김선욱 
악의 평범성과 타자 중심적 윤리_정화열 

독자들께 드리는 말 

제1장 정의의 집 
제2장 피고 
제3장 유대인 문제 전문가 
제4장 첫 번째 해결책 
제5장 두 번째 해결책 
제6장 최종 해결책 
제7장 반제회의, 혹은 본디오 빌라도 
제8장 법을 준수하는 시민의 의무 
제9장 제국으로부터의 이송 
제10장 서유럽으로부터의 이송 
제11장 발칸 지역으로부터의 이송 
제12장 중부 유럽으로부터의 이송 
제13장 동부의 학살센터들 
제14장 증거와 증언 
제15장 판결, 항소, 처형 

에필로그 
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Posted by 겟업
2014. 12. 8. 23:16

[Little Brother]


http://www.economist.com/news/special-report/21615869-technology-radically-changing-advertising-business-profound-consequences



제목은 리를 브라더!



근래 몇 년간 인터넷 광고가 본격적으로 시작. 작년엔 전체 광고시장의 1/4이 온라인 광고가 차지했고, 많은 회사가 온라인 광고 성공의 결과로 성장함. 이제 회사는 행동 프로파일링을 통해 온라인 유저들의 지역, 취미, 브라우징 히스토리, 나이를 기반으로 광고하는걸 가능하게 만들었음. 


디지털 광고가 뜨는 3가지 중요한 트랜드

1. 모바일 기기의 성장- 기기 주인과 바로 연결되어있고 어플 위주로 쓰기때문에 

2. SNS의 발달- 이제 사람들이 콘텐츠를 감상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어버림. 모바일 기기+ sns 개인 계정은 엄청난 데이타가 쌓였음.

3.  RTB(Real-Time Bidding, 실시간경매) - 이제 정확하고 빠르게 광고를 소비자에게 보낼 할수있음.


개인별 데이터는 미디어 회사에 큰 힘을 주고, 이제 사이트 방문은 하나의 사이트가 아니라 주변의 많은 회사들에게 내가 어디있고, 뭘 보는지 알려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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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겟업
2014. 12. 6. 09:47

약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에스케이(SK)커뮤니케이션즈의 해킹 사건으로 ‘인터넷 실명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장 심각한 피해는 주민등록번호의 유출이다. 인터넷 실명제 아래서는 누구나 주민번호로 본인 확인을 해야 서비스 가입이 가능하다. 서비스 제공업자들은 서버에 이를 규제 없이 보관해 왔다. 인터넷 실명제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개인정보의 유출을 우려하며 폐지를 주장하는 쪽과 청소년 보호, 악플 방지를 위해 필요하다는 쪽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왔다. 헌법재판소도 곧 실명제의 위헌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인터넷 실명제의 폐지와 존속, 양쪽 의견을 들어본다.


실익도 없고, 국익에도 반한다


외국 유명 서비스도 도입 안하고 악플 규제·수사 편의도 근거 없다
외국인들 접근 못하도록 하는 게 그렇게 외쳐 대던 규제완화인가


인터넷 실명제는 전 국민을 예비범죄자로 간주하는 일종의 사전 검열이자,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강제하여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확대시키고 중소 정보기술(IT) 기업에 부담을 지우는 제도라는 점에서, 도입 초기부터 정당성과 필요성을 의심받아왔다. 정보기술 업계와 학계, 국회 전문위원들, 시민사회단체들이 한목소리로 폐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심지어 (바로 철회하기는 했지만) 행정안전부에서도 향후 대책의 하나로 실명제의 점진적 폐지를 거론했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실명제 존치론자들은 실명 확인만이 인터넷의 각종 문제들의 해결책이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에 사로잡혀 여러 가지 반론을 펴곤 한다. 대표적인 반론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실명 확인을 하지 않으면 서비스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구글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외국의 서비스들이 최근 국내에도 확산되고 있으며, 그 영향력 면에서는 이미 국내 포털들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 서비스들은 이메일 인증 이외의 어떤 신원확인 과정도 거치지 않음에도 성공적인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둘째, 실명제가 악성 댓글의 감소를 위해서는 효과적이지 않나?


앞서 말한 외국계 서비스들은 실명 확인을 하지 않지만 악성 댓글이 문제가 되고 있지는 않다. 온갖 인터넷 폐인들의 집결지로 유명한 어느 사이트는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악성 댓글보다 더한 게시물들이 넘쳐난다.


실명제 시행 이후 최근 몇 년간 주요 포털 3사에서 악성 댓글이 몇 퍼센트나마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그것은 실명제 효과라기보다는 포털에서 악성 댓글 관리를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댓글을 올리자마자 블라인드 처리가 이루어지니까 악성 댓글을 달 의욕이 사라지는 것이다. 악성 댓글을 해결하고 싶다면 이 방향으로 정책을 잡아가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셋째, 실명제가 있어야 불법 정보를 올린 사람들을 신속하게 수사할 수 있지 않을까?


얼마 전 @2MB18nomA라는 트위터 계정이 유해 정보로 간주되어 접속이 차단되고 당사자는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되어 수사를 받고 있다. 트위터가 주민등록번호는커녕 이메일 이외의 어떠한 개인정보도 수집하지 않음에도 수사는 어떤 어려움도 겪지 않고 신속히 진행되었다. 우리 수사당국이 실명제가 없다고 해서 마음먹은 수사를 못하는 곳이 아니다. 문제는 언제나 수사 의지이다.


넷째, 아이핀과 같이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지 않는 방식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아이핀이 주민등록번호의 문제를 일부 보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이핀을 발급하는 소수 신용정보업체들은 아이핀 정보와 주민등록번호 정보를 연결시켜놓을 수밖에 없다. 그 정보가 유출된다면 여전히 어느 정도의 피해는 발생한다. 또한 유출 이외에 인터넷 실명제가 가진 또 하나의 문제, 즉 국가권력의 감시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문제에서는 아이핀은 어떤 해결책도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사상과 양심의 자유’ ‘사생활의 보호’라는 헌법 정신에는 별 관심이 없다면) 하나마나한 제도라 하더라도 없애는 것보다는 그대로 두는 게 낫지 않을까?


실명제는 결코 양심의 자유, 익명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무형적 피해만을 가져오는 제도가 아니다. 우리 정보기술 산업의 세계 진출을 가로막는 중요한 걸림돌 중 하나이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한국 국민만이 아니다. 국내의 200만 외국인들, 700만 재외동포들도 한국어를 사용한다. 한류와 코리안드림이 맹위를 떨치는 중국, 일본, 동남아에서는 매년 10만명 정도 이상이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다. 이들 대부분이 페이스북에 만들어진 케이팝 가수들의 팬페이지에서나 놀 뿐 풍부한 콘텐츠로 가득한 국내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한다. 바로 인터넷 실명제 때문이다. 1000만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을 눈앞에 두고 스스로 문을 닫아걸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그렇게 귀따갑게 들어왔던 규제 완화이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이고, 선진화·세계화란 말인가?


박준우 함께하는 시민행동 기획팀장



아이핀제 의무화가 정답이다


사업적 타격 우려한 업계 반발과 네티즌 불편함 탓에 의무화 안돼 

아이핀제 사용률 1% 미만에 불과 빈번한 개인정보 유출은 이 때문


네이트 및 싸이월드의 3500만여명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인터넷 실명제 폐지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그 이전에도 옥션, 하나로텔레콤, 지에스(GS)칼텍스 등등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있었다. 더 이상 정부가 방관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인터넷 실명제 탓이라는 주장은 오해의 소지가 크다.


2003년 3월28일 노무현 정권 당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공공기관 사이트에 인터넷 순수실명제 도입안을 발표했다. 이는 그야말로 인증된 실명으로만 게시글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서 오남용되는 인터넷 실명제와 구분하기 위해 ‘순수실명제’라는 용어로 정리되었다. 게시판에 더욱 책임있는 글을 쓰도록 유도하기 위한 취지였다.


반면 현재 인터넷 실명제라 불리는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2004년 12월 정보보호진흥원에서 개인정보 침해가 급증했다며 보완책 마련을 촉구해, 주민번호 대체 수단을 위한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이 연구의 목적은 ‘개인정보 유출피해 방지 및 청소년의 성인사이트와 게임사이트 이용 관리’였다. 포털사 등 상업 사이트들이 주민번호를 수집하다 보니, 개인정보 유출은 물론 타인의 주민번호를 이용해 미성년자가 성인사이트와 게임사이트를 무분별하게 이용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주민번호 대체 수단으로 고안된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2007년 7월 지금 논란이 되는 ‘인터넷 실명제’라는 잘못된 명칭으로 알려지며 제도화된다. 이 때문에 지금 이 시간까지도 ‘인터넷 실명제’ 관련 논쟁은 극도로 혼란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본인의 실명으로 글을 쓰도록 강제하지 않는 한, 현재의 ‘인터넷 실명제’는 표현의 자유와 별다른 관계가 없다. 심지어 명예훼손 피해 구제와도 크게 관련이 없다. 왜냐하면 이미 포털사나 전자상거래 사이트 등에서는 ‘인터넷 실명제’ 시행 전에도, 모두 주민등록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상거래를 위한 행정 절차와, 회원정보를 이용한 마케팅 때문이었다. 이미 다수의 사이트에서 주민등록 확인을 하고 있는데, 이를 의무화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각종 통계자료에서 ‘인터넷 실명제’ 실시 이후 악성 댓글이 조금 줄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각 포털사에서는 그간 방치되었던 악성 댓글의 관리체계를 잡아나간 점도 고려해야 한다. 즉 ‘인터넷 실명제’보다도, 포털사에서 실시간 모니터링 요원을 대거 투입하고, 간단한 신고로 악성 댓글을 차단할 수 있는 피해구제 보완책을 마련한 게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반면 인터넷 실명제 시행 관련 실무토론에서 최대 쟁점 사안은 상업 사이트에서 주민번호를 수집할 수 없도록 하고, 본인확인기관에서 주민번호 대신 가상 주민번호를 발급해주는 ‘아이핀’제의 전면 시행 여부였다.


그러나 사업적 타격을 우려한 포털사와 게임업체의 반발과 누리꾼(네티즌)들의 불편함 탓에 아이핀제는 의무화되지 못하여, 현재까지도 사용률이 1% 미만에 불과하다. 바로 이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빈번한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주민번호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길은 해당 사이트에서 아무런 인증을 하지 않도록 하든지, 아니면 아이핀제를 의무화하여 상업 사이트에서 주민번호 인증을 하지 못하게 하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상업 사이트에서는 전자상거래 행정절차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본인 인증은 불가피하다. 법이 없어도 자신들의 사업적 이해관계로 시행했던 ‘본인확인제’를 법이 사라진다고 해서 스스로 폐지할 가능성은 없다.


‘인터넷 실명제’ 즉 ‘제한적 본인확인제’ 논의가 막 시작되었을 2004년부터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아이핀제 확대를 대안으로 정했다면, 논란의 여지 없이 지금 이를 시행하면 되는 것이다.


변희재 주간 미디어워치 대표



http://www.hani.co.kr/arti/opinion/argument/491970.html



Posted by 겟업
2014. 12. 5. 21:09

나는 기자라는 직업이 참 숭고해 보인다. 그 중 갑 오브 갑은 CNN 종군기자다. 


나의 상상에만 그칠 즐거운 꿈 중 하나는 내가 CNN 종군기자가 되는거다. 아니면 내가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남자랑 결혼한 후 내 아이가 약간의 공부머리라도 있으면 어릴때부터 부모의 언어를 동시에 배우고 영어+제2외국어도 할 줄 알게 키우면서 여러나라 옮겨 살면서 국제적 시각도 키워주면서 뛰어난 동급 서양인들과 견주어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 Super-Asian을 만든 후................CNN 기자를 시키는게 꿈이다(사실 내가 꿈꾸는 인생ㅋ)


왜 이런 소리를 하나면 CNN을 틀면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집트 아프리카 등등 전세계 분쟁지역이나 소외지역을 누비는 사람들은 죄다 서양인인거다(지금까지 사망한 종군기자들 중엔 아시아인이 현저하게 적은데 아시아 신문사들은 분쟁지역에 기자를 잘 보내지 않는다고 함). 


난 솔직히 부럽다. 


내가 살고 있는 아시아에는 당장 내일 뭘 먹고 살지 고민하는 나라들도 넘치고, 가장 부유하다는 동북아는 역사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해 서로를 비난하면서 매일 싸움 중인데 서양인들은 저렇게 다른 나라 일까지 눈길을 주는 저 모습이 말이다. 단지 신문사 하나만 말하는게 아니다. 미국과 유럽출신들은 국제기구, 협회, 단체, 모임, 학회 등을 주도하면서 우리 생각하는것보다 한 차원 높은 이야기를 하면서 세계를 이끌어 가다시피 하고있는게 말이다.


갑자기 유럽에 살 때 EU law 수업을 수강하면서 EU에 대해 공부하면서 나는 정말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그 모든 것은 하찮게 느껴질 만큼 컬쳐쇼크를 받았었다. 그리고 그들의 고차원적인 철학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존경감과 도저히 우리는 아직 서양을 이길 수 없을것 같다는 패배감과 피부로 직접 느꼈던 그들의 '이유있는' 거만함을 밥맛이라고 여겼던 어린 정슬기의 부차적인 mixed  feeling 이 다시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냥 분하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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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겟업
2014. 12. 5. 16:21

남자의 어떤면이 결혼을 결심하게 했나요?

답답 (판) 2014.12.04 14:40조회102,300

http://pann.nate.com/talk/325032190#replyArea








5명의 남자랑 만나고 헤어졌고,

죽을 것 같이 사랑했고 좋아했지만 결국은 헤어졌습니다.

 

헤어지고 나니,

좋아해서 보려고 하지 않고,

이해해주려고 했던 단점들이 객관적으로 보이더군요.

 

같이 있을 때 피곤하다고 손하나 까딱안하고 뒹굴거리만 했다거나,

저랑 했던 약속을 잊거나 지키지 않는다거나,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거짓말을 했다거나..

저에게 막말을 했다거나....

 

만약에 사귀는 동안 이런 모습들을 모르는척하고 결혼했다면

결혼하면서 내가 힘들었을꺼야...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금 만나는 남친은,

매우 바빠서(주말출근,매일야근)자주 보지 않지만,

시간이 나면 저를 먼저 만나려고 하고.

제가 흘리면서 했던 말들도 기억해줍니다.

술 좋아하지만 몸 못가눌 정도로 마시지 않고,

꼬박꼬박 먼저 연락 잘해줍니다.

제가 자고 있으면 이제 들어간다고 문자 꼭 남겨놓구..

 

비록 20세가 되던 해 부모님 이혼하셨고, 집안형편이 넉넉하진 않지만.

돈이야 같이 벌면서 살면되고..

부모님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어합니다.

물론 돈이 많으면 좋겠지요...

근데 돈 하나 때문에 헤어져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생활력이 있고, 저에게 최선을 다해주는 남자라면, 결혼해도되겠다..생각이 들긴 하는데...

 

결혼하신 분들..

혹시...결혼할 때 고려해야하는 것들 중에, 가장 중요하게 봐야하는 게 뭘까요?

 

 


120개의 댓글

ㅇㅇ 2014.12.0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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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큰부자까진아니었지만 여유있는부모님밑에서 돈걱정이뭔지모르고컸어요 피아노바이올린플룻 독어중국어일본어배웠고 그래서 커서 결혼할배우자는 피아노정도는 당연히 칠수잇을줄알았고 내가못하는불어랑스페인어할줄알면좋겠다고생각하며 스무살이되었죠. 지금생각하면너무우스운데ㅋ 뭐 여튼 그땐어렸으니까요. 제남편은 절만날때까지 비행기한번못타본 사람이었고 형제들과경쟁하며 밥을먹어야해서 식탐이있던 그런사람이었죠 첫 만남자리에 들고나온백팩은 가방구석이너덜하게 찢어져잇었습니다. 심지어 모르고있었더라구요. 그런데 어떤것에대해서도 편견이없고 천성이 순하고착했습니다. 성실하고 온화하고 제가가지고자란것에대해부러워하면서도 피해의식을드러내거나 공격적으로대하지않았어요. 항상 제의견을 신중히들어주고 어제보다 오늘 더좋은사람이되려 노력하는 그런사람입니다. 그래서결혼했습니다. 결혼하고나서야알았죠 우리부모님의 부가 어느정도였던건지ㅋ 나와신랑같은 월급쟁이들은 평생 닿을수없는 그런거였더라구요. 빠듯이삽니다. 과일이 고파서 조금 싸게사고자 재래시장에서 장봐가며 화장품 이까이꺼 생각하며 저렴한걸로 바꾸고...그래도행복해요 우리신랑 절대 저한테 밥하라타령한적도없고(그래도제가하긴하지만ㅋㅋ) 늘상냥하게잘해줍니다 13년이지난지금도 하루에 뽀뽀 서른번은하는거같아요 세상에서내가제일예쁘답니다 제생각은그래요 전 돈많은사람하나도안부러워요 우리아버진집에늘없으셨거든요 저희신랑은 뭐든 가족과함께합니다 내가몸을움직일때 드러누워자기혼자 티비보는 그런모습 한번도못봤어요 슈퍼에서 봉지하나라도 손에들고오면 저멀리서 막뛰어옵니다 무거운거들지말라고. 전 우리신랑에겐 우리집에선 제가 공주라생각하고 좋은옷가방없어도 더없이행복합니다. 적어도 제기준엔 돈보단 이런사람과결혼하는게행복하다고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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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2.0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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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사귄지 좀 지나 서로에 대한 격정적인 호르몬 분비가 가라앉을 쯤 집에서 라면 끓여줬는데 남편은 빨리 먹 고 난 천천히 먹는 편이라 난 느긋하게 먹고 남편은 먼저 먹고 예능 보고 있었는데, 다 먹고 숫가락 내려 놓자마자 물 챙겨주고 벌떡 일어나 냉장고에서 아이 스크림 꺼내주고 남편이 상 닦고 설거지 할 때. 이 남 잔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사랑하는 구나 느낌.물론 좀 지난담엔 서로 미루기도 하고 가위바위보가 필수 였지만.. 그래도 나를 존중해주고 책임감 있고 늘 한 결같은 모습을 보여줌. 지금도 마술 걸리면 요리못해 미안하다고 죽 꼬박 사오고, 출근할 때 차려주면 좋아 하지만 아니어도 조용히 밥 챙겨먹고 출근하고, 연애 할때만큼 꽃선물과 애교도 보여줌. 술담배 전혀 안하 고 가끔 단체 운동 즐기고, 항상 약자한테 고개 더 숙 이고 예의바른 사람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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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2014.12.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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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그사람의 성격, 성품같은게 중요해요. 연애할때 사랑에 미쳐서 하는 행동들말구요. 제 3자한테 하는 말, 행동같은거요. 어른들에게 대하는 예의를 아는사람인지, 약자한테 강함을 내세우는 사람은아닌지.. 

결혼을해서 살다보면 두근거리고 설레는 건 길지않아요. 
물론 사랑을 전제하에 살지만 그 외에 같이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써, 가장 친한 친구로써, 가장 의지가 되는 사람으로써.. 애인이라는 이름 외에 여러가지 의미가 생기잖아요.
지금 당장 결혼 후에 행복할까가 아닌 조금 더 멀리를 내다보고 결정하는게 가장 현명하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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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th... 2014.12.0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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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난 선천적으로 몸이 약함. 대학병원에서 전신마취로 큰 수술도 두번받았고 여전히 잔병치레와 온갖 병들로 병원을 제집 드나들듯 함. 언젠가 또 쓰러져서 입원했었고 남친이 병간호를 했는데 밤에 겨우 선잠에 들었음. 남친이 배를 토닥토닥 두드려주고 있는걸 느끼며 자고 있었음 간호사가 밤중에 환자 체크하러 병실에 들어오면서 문이 열리고 복도 불빛이 한가닥 내 얼굴에 비춰졌는데 순간 토닥거림이 멈췄고 따뜻한 온기가 눈가에 일정거리가 있는만큼 느껴지더니 다시 어두워졌음. 불빛에 깰까봐 손으로 살짝 빛을 가려준거... 그때 결심함. 내가 늙고 병들어도 나를 버리지 않겠구나... 부모 사랑 못받으며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난 독신주의자였는데 그 때 결혼 결심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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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2014.12.0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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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운 다음에 화해하는 방식에서.. 
세상 살면서, 아무리 이해하고 서로 잘 지내도, 어려운 상황이 닥칠 수 밖에 없고, 의견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그때 어떻게 서로 풀어나가는지 보면, 가닥이 보이던데요. 
결국은 말이 통하는 사람,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인거죠. 그래야 싸우던, 의견 차이가 있던, 해결하는게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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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2 2014.12.0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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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제가티비에서봤는데 한사람만바라보는스타일인 남자가 이혼을하고재혼을해도 또 그아내만바라본다고하더라구요.그사람의성향자체가그런거죠 그니까 나를떠나서그사람성향을따로놓고봐야할것같아요 또 표정도많은걸담고있어요 뭔가무표정을하고있는데도섬뜩하고무서운사람이있어요 마음속의생각은얼굴로표정으로드러나는법이거든요 생긴거말구요 그사람의표정이요. 송창민씨가그러셨죠맹수도괜히그렇게생긴게아니라구요.또 그친구들도 어떤사람인지보면 베이스가착한지 불량한지대충감이오구요 . 그리고제일중요한건 시간이지나서 여자가남자를더좋아하게되었을때 나에게어떻게대하는지보세요.그땐여자가약자이고만만해졌을땐데요. 그남자가 확변했다거나 나를함부러대한다고느껴지면 결혼하고나서도더하면더했지 좋은남편이될수없어요.왜냐면 약자를대하는법이보이잖아요. 취미생활도 단순쾌락위주인지 의미있는건지 보시는게중요할것같구요. 그냥 겪어보면 모든게단서가돼요,사계절을만나보라는건 내가기쁠때나행복할땐 누구든그기쁨을 같이만끽할수있어요 그러나 내가 힘들때 내게힘이되주는지 또그사람을 엄청화가나보게해본다던지 그런극단적인상황에서 폭발을한다거나.너무감정을드러내지않는사람도 그래서위험하구요. 결혼을할사람을정한다는건 어쩌면 내안목 50 운50같기도하네요. 대충제가 남자를만나면서느낀점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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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6개월차 2014.12.0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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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친구의 커플과 저희 커플이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치킨을 먹고있었어요. 재밌으니까 웃고하면서 노는데 친구가 한마디 했어요.
너희 오빠는 개콘을 보면서 웃는게 아니라 웃는 너를 보면서 웃는다고.
그 오빠는 지금 제 남편입니다.
이 사람과 결혼하면 난 행복하겠다 딱 느낌이 온건 저 말을 친구한테 들었을때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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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2.04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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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여기 댓글들 보면 결혼 잘한분 많은 것 같아서 부럽네요 ㅠㅠ 역시 돈 외모 보단 성품이 최고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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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 2014.12.0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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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 꼬박꼬박 하는거 이런건 기본적인 거고요.. 전 남편이 저 먹는 거 하나만큼은 무조건 최고급으로 과일도 제일 비싼 거 음식도 제일 좋은거 이런걸로 챙겨주는 모습이 좋았어요. 지금도 무조건 제입에 들어가는게 우선이에요. 쥐꼬리보다 적게 주는 자기 용돈 아껴서 제가 좋아하는 거 사와서 먹는 거 구경하고 있고요. 자기는 솜든 패딩 입으면서도 제 옷은 두툼함 거위털 패딩으로 사입으라고 월급 든 통장 그냥 주고요. 자기한테는 절약이 몸에 배어있는데 저에게만큼은 언제나 관대한 모습에 결혼해도 되겠구나 생각하게 만들었어요. 물론 저도 결혼하고는 이 사람에게 관대하고 제 스스로에게는 절약하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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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14.12.04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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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다른사람들 ( 종업원. 버스기사 등) 에게 함부로 대하지않고 늘 감사인사와 배려하는모습.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먼저 양보해주는 차가 있으면 가벼운 목례로 감사표시하는 모습에 결심했어요. 인성이 정말 바르구나. 마트입구에서 인사하시는 분들에게 늘 답인사해주고 아파트경비원분들에게 수고하십니다 한마디 꼭 건네고... 홀어머니밑에서 어렵게 컸지만 정말 인성바르게 잘 커주어 오히려 대견하고 고마웠어요. 지금 당장 부자는 아니지만 무책임한 사람은 아니라는 확신과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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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2014.12.0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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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솔직히 예전엔 상대와 서로 맞춰가는게 결혼이라고 생각했어 근데 그게 아니야..절대로..

맞춰지지 않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해 그건 극복이 아니라 회피하는거 뿐이고 그에 대해서 게속해서 앙금이 쌓이다 나중에 황혼이혼으로 귀결되버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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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2014.12.0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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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나의 존재만으로 감사하고 행복해하는사람과 결혼했어요. 남편은 제가행복하길바라고, 저를 행복하게해주고싶어서 결혼하자고한거라 저에게 살면서도 크게바라는게없데요. 그냥 함께있는거로 좋다며 퇴근후 설거지 항상 자기가하고, 음식물쓰레기는 기본에 매순간 배려해줍니다. 요즘 많이들따지는 조건좋고 외모멋있으면 좋은거맞는데, 여자는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아껴주는사람만나면 평생 큰걱정없이 살수있다고생각해요. 돈은 있다가도없고, 없다가도 생길수있지만, 오랜세월 존중과 사랑으로 쌓은 의리는 돈주고도 못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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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 2014.12.05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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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제 친구는 뭐 그런거에 결혼 결심을 했냐고 비웃었지만.. 저는 정말 작은 것 하나로 마음이 바뀌었어요. 미역국이 나오는 한식집이었는데, 국을 다 먹으면 국통에서 리필을 할 수 있었어요. 둘다 미역국을 후릅후릅 먹다가 남자친구가 모자랐는지 새로 따뜻하게 국을 떠오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먹던 식은 국을 가져가서 본인이 먹고, 따뜻한 새 국을 제 앞에 놓던 모습이 어찌나 고맙던지 아직도 기억이 나요. 작성자분도 늘 좋은 것을 나누는 분을 만나서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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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겟업
2014. 12. 4. 23:39


The third great wave


http://www.economist.com/news/special-report/21621156-first-two-industrial-revolutions-inflicted-plenty-pain-ultimately-benefited




거대한 놈이 온다!


이전 혁명과는 다른 무시무시한 놈일 것임.  지금까지의 컴퓨터 혁명은 이번 혁명을 위한 디딤돌이었을지도?



드론, 무인자동차, 원격진료 원격교육  같은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발달. 

무인운전, 시리 음성 인식같이 과거에는 못풀던 문제들도 컴퓨터의 발달로 곧 풀리고

하드웨어 부분도 발달해서 드론 같은 것도 구현 가능.


이런 변화는 삶의 생활수준과 복지를 상당히 향상시킬 것이나 초창기 혁명들처럼 사회의 수용은 쉽지 않고 천천히 이루어질것임


문제는 기존 직업들이 없어진다는것. 그리고 또다른 계층 분화. 


정부에서 이 기술들을 잘 이용하냐 안하냐에 따라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인가 반발에 직면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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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리포트  (0) 2014.12.03
Posted by 겟업
2014. 12. 4. 06:17


‘간통죄’ 존폐 여부가 다시 헌법재판소의 손에 맡겨졌다. 2008년 합헌 결정이 난 뒤 3년 만이다. 지난 8일, 경기도 의정부지방법원 형사합의1부(부장 임동규)는 직권으로 헌법재판소에 간통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간통죄에 대해선 여러 차례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있었지만, 당사자의 신청 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제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간통죄 폐지론에 더욱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성적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폐지론과 ‘건전한 혼인관계’를 위해 유지해야 한다는 존속론, 양쪽의 의견을 들어본다.



‘혼인·가정 유지에 기여’ 근거 없다



국가가 개인 사생활 영역인 성생활에 형벌권을 행사하며 부당하게 개입하는 간통죄는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일 뿐


최근 한 지방법원이 간통죄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함으로써 우리 사회에는 또다시 그 존폐 여부가 이슈화되고 있다. 헌재는 1990년부터 2008년까지 네 번에 걸쳐 간통죄를 합헌으로 결정하였다. 그동안 헌재는 ‘선량한 성도덕과 혼인·가족관계의 보호’를 이유로 하여 간통죄의 존치를 결정하였다. 그렇지만 헌재도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2008년 결정에서는 “개인감정을 국가가 법제도로 규율하는 것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재판관 9인 중 5인이 위헌 내지 헌법 불합치 의견을 제시하였다. 물론 이 결정은 위헌정족수 6인을 채우지 못함으로써 합헌이 되었다.


형법상 간통죄는 형법 제정 당시부터 도입 여부를 놓고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조항이다. 간통죄를 바라보는 시각은 법리적 측면과 현실적 측면이 있다. 현실적으로 볼 때 여론은 과거 다수가 간통죄 존치를 원했으나 폐지 주장이 늘어나면서 양자가 팽팽하고 맞서고 있다. 이렇게 여론이 변화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성도덕에 대한 기준이 변화하고 가족과 혼인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권리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론만 가지고 간통죄의 존폐를 결정할 수는 없다. 간통죄의 존폐 문제는 개인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우리 헌법질서 아래서 정당한지, 또 그 목적에 맞는 기능을 현실적으로 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간통죄의 보호법익은 사회의 성도덕 보호와 헌법에서 보호하는 혼인제도 및 부부 쌍방간의 성적 성실 의무 등이다. 우선 형벌의 부과를 통하여 사회의 성도덕을 보호한다는 목적은 사회질서의 유지라는 차원에서 정당하다. 그러나 남녀간에 배우자를 선택하는 문제를 국가의 형벌권으로 규율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더구나 헌법 현실에서 간통죄가 성도덕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고 있으며, 간통죄의 본래의 목적과 달리 배우자의 복수심을 충족시키거나 충분한 배상을 위한 경제적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더 높다.


헌법은 36조 1항에서 혼인과 가족생활에 있어서 개인의 존엄성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하여 이를 보호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규정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한 혼인과 가족의 보호라는 점에서 개인의 존엄으로부터 나오는 자기결정권을 전제로 하고 있다. 즉 배우자를 선택하고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가족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사적 영역의 자유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에 의한 혼인과 가족관계의 보호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결정을 존중하는 선에서만 작동되어야 한다.


간통죄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개인의 기본권인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국가는 개인의 사생활의 영역에 해당하는 성생활에 형벌권의 행사를 통하여 부당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 물론 우리 사회의 성도덕 와해나 혼인·가족제도의 붕괴 등은 우려할 만한 현상이다. 그렇지만 이런 사회문제가 간통죄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실적으로 간통죄의 기소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간통죄 고소로 오히려 혼인생활이 파탄되어 간통죄는 혼인·가정의 유지에 기여하지 못한다. 부부간의 성적 성실 의무 위반문제는 이혼소송이나 손해배상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여성의 보호는 관련 법과 제도로 풀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급속한 사회발전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 속에서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이혼율의 증가와 함께 간통죄의 예방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간통죄를 폐지한다고 하여 갑자기 사회의 성도덕이 문란해지거나 가정의 붕괴가 급속도로 진행되리라 보지는 않는다. 법은 항상 살아 움직이는 규범이 되어야 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그렇다고 법이 사회의 변화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법은 언제나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신장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는 간통죄는 폐지되어야 할 시점에 왔다고 생각한다.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


간통죄 폐지되면 입증 책임이 수사기관서 피해자로 넘어가 입증에 따른 고통을 받으며 피해보상도 받기 어려워진다


의정부지방법원이 최근 간통죄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했다. 3년 전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을 했으나, 최근의 분위기는 간통제 폐지론이 점차 힘을 얻는 상황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필자는 간통죄 규정을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자 한다. 간통죄는 우리 민족 최초 법인 고조선의 8조법금(八條法禁)에서부터 현재까지 내용상 일부 변화는 있지만 처벌규정 자체는 계속 존재해 왔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최초의 형법 제정 때도 포함됐다.


간통죄 규정은 선량한 성도덕과 성풍속을 보호하고, 혼인제도의 유지 및 가족생활의 보장, 나아가 부부간의 성적 성실 의무의 수호를 위해 입법된 것이다. 간통죄는 친고죄로서 고소가 있어야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배우자가 간통을 사전 동의하거나 사후 용서한 때에는 고소할 수 없다. 일정한 경우 고소 취하로 간주하는 규정과 재고소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어 고소권 남용을 방지하는 장치도 두고 있다. 이처럼 간통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간통 혐의에 대한 증거가 있어야 하고(그 증거는 성행위에 대한 직접 증거여야 하고, 간통 혐의자들이 부인할 경우에는 최소한 정액이 묻어 있는 휴지나 이불이라도 있어야 한다), 소송 절차상으로도 적법한 고소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고소 요건으로 협의 이혼을 하거나 이혼소송을 제기할 것을 규정해놓아, 간통행위의 결과로 혼인과 가족생활이 사실상 파탄에 이른 경우에 한해 법적 규제가 미치도록 하고 있다.


일부 폐지론자들이 개인의 성생활이라는 은밀한 사적 생활영역을 간통죄로 제한하는 것은 헌법 17조가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러한 기본권은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고 헌법 37조 2항에 따라 ‘질서유지 내지 공공복리를 위하여 제한’될 수 있고, 간통죄 규정이 과도한 제한으로 헌법 17조의 기본권 침해에 이른다고 보이지 않는다. 특히 우리의 혼인관계는 개인의 의사뿐만 아니라 전통과 문화에 기반을 둔 집안끼리의 결합이다. 자유로운 의사에 기해 스스로 형성한 법제도(혼인신고)에 편입된 부부관계에서 한쪽의 간통은, 성적 성실 의무 위배라는 단순한 혼인계약의 위배 차원을 넘어 부부 사이의 근본적인 신뢰를 무너뜨리고 혼인관계를 파탄시키거나 혼인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일부일처주의에 위협이 되는 것이다.


간통행위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건전한 성도덕에 반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성개방이 이루어졌고 시대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간통죄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해도, 혼인한 남녀의 정절관념은 우리 사회의 전통윤리로서 여전히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만일 간통으로 인해 가정이 파탄된 배우자의 심정을 헤아린다면, 과연 폐지론자들이 주장하는 위자료만으로 그 충격이나 상처가 치유될 수 있을까. 따라서 간통죄는 여전히 존치돼야 하고, 간통죄 폐지론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실제 필자가 다수의 이혼소송을 진행하면서, 간통으로 인한 여러 폐해를 목격했고 간통죄로 고소하지 않고도 이혼소송에서 마무리되는 사건을 많이 경험했다. 즉 폐지론자들의 주장처럼 간통죄 규정을 악용하는 사례는 많지 않고, 간통죄 혐의를 찾기 위한 뒷조사 과정 때문에 오히려 혼인관계가 파탄됐다는 주장도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 불구속 수사, 불구속 재판 원칙이 잘 지켜지는 현시점에서 간통죄의 혐의가 있다고 해서 바로 구속되는 것도 아니고 간통죄 처벌이 많은 위자료를 받기 위한 합의의 수단도 되지 못한다. 단지 간통죄 규정이 존재함으로써, 간통 혐의에 대한 입증을 수사기관에서 하게 된다. 하지만 간통죄 규정이 폐지되면 그 입증을 피해자가 직접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그 입증이 쉽지 않고 결과적으로 간통으로 인한 피해자는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입증을 위한 이중의 고통을 당하는 한편, 그 피해 보상도 받기 어렵게 될 가능성도 많다.


그렇다면 혼인제도의 유지를 위해서나 간통의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간통죄는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고 본다. 사견으로는 간통죄의 법정형과 관련해서는 다른 처벌 조항과의 형평상 벌금형도 선택할 수 있게 규정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한다.


김기동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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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4. 01:00

대구는 실속 없는 도시다. 대구시는 스스로 문화예술도시, 섬유도시, 육상도시, 첨단의료도시 등으로 부르지만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늘 건물만 그럴싸하게 짓고, 이렇게 이름을 붙인다. 남이 인정해주지 않으니 미소친절도시, 컬러풀대구 등과 같은 추상적인 단어도 등장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문구들 뒤에 숨겨진 대구의 본모습은 1인당 지역총생산(GRDP) 전국 꼴찌, 전국 평균을 밑도는 1인당 개인소득과 민간소비, 전국 최고 수준의 청년실업률이다.


그런 대구시가 또다시 문화예술도시를 내세우며 두류공원 안에 세금 297억원을 들여 미술관을 짓겠다고 한다.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이다. 2011년 대구미술관(662억원)과 문화창조발전소(160억원)를 짓고도 미술관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대구시는 미술관을 유치하기 위해 2009년부터 이우환 작가에게 ‘삼고초려’를 해왔다. 대구시 간부 공무원이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이우환 작가를 만났다. 2009년 9월 김범일 전 대구시장은 이우환 작가에게 편지를 썼다. ‘대구에 선생님의 미술관이 건립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면 우리 대구는 더 이상 영광이 없겠습니다.’ 마치 이우환 작가가 사비를 털어 대구에 미술관을 지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구시는 지난해 2월 이 작가와 미술관 유치 약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작품을 얼마에 어떤 방식으로 구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4년 가까이 이우환 작가와 접촉했지만, 그 ‘이우환의 친구들’이 정확히 누군지도 아직 모른다. 미술관은 곧 설계를 마치고 내년 초 공사가 시작된다.


대구시의 이런 행정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대구시가 유명 작가 이름을 빌려 미술관을 짓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급기야 지난 17일 이우환 작가가 대구를 찾아 진화에 나섰다. 그런데 그는 이 자리에서 “참여 작가는 나를 포함해 11~12명, 한점에 500만~600만달러(50억~60억원)를 호가하는 작가가 몇 명 있다”며 “세계적으로 잘나가는 작가들이라 기증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15개 전시실 규모를 얼추 계산해보면, 작품 구입비로 최소 300억원, 많게는 1000억이 든다는 이야기였다.


이우환 작가를 포함한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특별가격으로 구입하거나 기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작품 구입비를 100억원으로 잡아놨던 대구시가 받았을 충격은 짐작이 간다. 이후 대구시는 작품 구입비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미술관 건립과 관련한 방송 토론회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도 거절했다. 소통이 없다. 대구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대구시가 2011년 4월에 만든 ‘대구의 문화위상 정립을 위한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 조성 기본계획’을 보면, 건립 목적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문화예술도시로의 발전을 위한 핵심 문화 인프라 조성’과 ‘지역을 대표하고 세계적 문화예술의 흐름을 선도하는 랜드마크 보유’라고 돼 있다. 그런데 이런 설명에 동의할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유명 작가 이름으로 미술관 하나 짓는다고 대구 문화예술계의 토대가 마련될 것 같지는 않다. 정작 대구시는 지금까지 지역에서 어떤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는지 체계적인 조사 한번 한 적이 없다. 지역 예술가들과 시민들을 어떻게 문화예술로 연결해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별로 없었다. 토목으로 문화예술도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김일우 사회2부 기자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565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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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4. 00:58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강원도 평창이 2011년 확정되었을 때, 경쟁 지역이자 탈락 지역이었던 독일 뮌헨의 주민들은 축배를 들었다.


2년 뒤 2022년 겨울올림픽 개최 유치신청 과정에선 독일 뮌헨 등 해당 지역은 주민투표를 실시해 아예 유치신청 자체를 거부했다. 지역 주민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조건과 땅값 인상, 경기장 건설로 건설기업, 은행이 챙겨가는 이익이 자명한 만큼이나, 지역공동체에 돌아오는 것은 적자와 부채로 인한 세금 증가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17일간 진행되는 행사를 위해 알프스의 오래된 자연, 경관, 문화가 파괴되는 것을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올림픽 유치 반대는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을 위한 일이고, 특정 이익집단을 위해 지역과 주민이 입을 경제적 손실을 방지하는 일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막는 일이고, 공적 예산을 공공 분야에 투여하도록 촉구하는 일이라 본다. 이 때문에 이 활동이 지역발전을 저해한다고 지탄받거나, 매국적 행위라고 비난받는 일도 없다.


독일만이 아니다. 스위스의 장크트모리츠-다보스, 폴란드의 크라쿠프에서도 주민투표로 2022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부결했다. 스웨덴 스톡홀름도 의회의 반대로 신청이 불가능해졌다. 오스트리아 빈의 2028년 겨울올림픽 개최 추진 역시 주민투표 결과 무산됐다.


독일 일간지 <타게스슈피겔>은 소치야말로 최악의 환경파괴가 이뤄진 올림픽 개최라는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소치 국립공원 안에서 오래된 수령의 주목과 회양목들이 대거 벌목됐고, 자연보호구역 내 광범위한 채굴이 행해졌다. 또한 종합경기장과 스키 활강장 40㎞를 연결하기 위한 도로와 철도가 천혜의 므짐타강을 제멋대로 지나며 소치 주민 식수원의 수질을 악화시켰다. 강 주변을 감싸고 있던 원시림도 훼손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장은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와의 인터뷰에서 “벌목된 나무 한 그루당 세 그루 이상 식재로 만회하겠다”고 했지만, 환경운동가들은 원시림을 베고 생태적 특성과 무관한 야자수나 덤불을 이식하고 생색내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다섯 동그라미의 깃발에 환경보호를 새겨 넣은 지는 오래됐다. 2006년부터 올림픽경기가 열리는 지역에서 자연·환경 훼손 고려는 의무사항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 개최 준비가 환경 규준에 따라 이행되는지 여부를 감시할 의무도 갖고 있다.


독일 언론은 수만명의 선수, 코치, 관계자, 관객, 언론인을 동원하는 대규모 행사가 환경훼손 없이 가능할 것인지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2018년 평창 역시 자연보호구역 가리왕산에 세워지는 스키 활강 구간에 대한 반대와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와 지역발전을 등식화하고 있다. 500년 이상 보존해온 산을 파헤치고, 공사비와 복원비용 2천억원 낭비를 감내하면서 가리왕산에서의 활강 경기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대회 전 경기를 정선에서 개최하고 활강 경기를 용평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조정하면, 500년 숲의 가리왕산도 보전하고, 절약된 예산으로 주민들을 위한 공공 분야에 투자할 수 있다는 시민단체의 제안은 최문순 강원도지사에 의해 거부되고 있다.


소치올림픽은 “푸틴을 위한 잔치”, “푸틴의 발밑에 놓인 자연생태계”란 말을 낳았다. 가리왕산 벌목이 임박해 있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평창올림픽에 어떤 수식어가 붙을지, 최문순 도지사의 숙고와 결단이 필요하다.



임성희 녹색연합 전문위원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540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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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4. 00:57

영화 <괴물>을 보면, 주한미군이 한강으로 흘려보낸 포름알데히드 탓에 괴물이 만들어진다. 영화 속 괴물은 사람들을 잡아 죽이기도 하지만,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숙주이기도 하다. 실제 주한미군이 저지른 한강 오염 사건에 바탕해 만들어진 이 영화는 환경오염이 초래할 수 있는 끔찍한 결과에 대한 경고다.


겉으로 보면, 현재 서부 아프리카를 휩쓸고 있는 에볼라는 환경적인 문제와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미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기니 등지에서 14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이번 사태는 지난해 기니 동부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한 어린아이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과일박쥐에게 물리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 감염자 발생 뒤 에볼라는 급속도로 도시 지역으로 퍼졌고, 이어 국경을 넘었다.


출혈열의 일종인 에볼라는 치사율이 매우 높다. 아직까지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고, 일부 실험단계 치료제가 시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과거에도 에볼라가 창궐한 때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엔 한적한 시골 지역에서만 퍼졌다. 1976년 콩고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에볼라로 인한 사망자는 약 3000명 정도다.


언론은 에볼라에만 관심을 쏟지만, 현재 아프리카에서 가장 치명적인 질병은 에볼라가 아니다. 매일 2000명가량의 아프리카 어린이가 설사로 인한 탈수 등으로 목숨을 잃는다. 1분마다 아프리카 어린이 1명이 말라리아로 숨을 거둔다. 2011년에만 후천면역결핍증(AIDS·에이즈)으로 인해 사망한 아프리카인은 120만명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이미 효과적인 예방·치료법이 개발돼 있다는 점이 더욱 비극적이다. 설사는 깨끗한 마실 물과 화장실 등 위생시설만 제대로 갖추면 된다. 말라리아는 모기장과 처방약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에이즈도 치료제가 개발돼 있다. 여전히 수많은 이들이 필요한 자금이 제대로 투입되지 않아 목숨을 잃고 있다.


설사·말라리아·에이즈는 선진 개발국에서 더 이상 목숨을 위협하는 유행병이 아니다. 반면, 에볼라는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탓에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에볼라가 아프리카 이외 지역으로 확산될지 모른다는 공포에 기댄 측면이 있다. 하지만 감염자의 침·땀·혈액 등 체액과 직접 접촉해야 전염되는 에볼라가 지구촌 차원에서 대유행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언론이 에볼라를 대서특필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아프리카는 들짐승의 고기를 먹는 따위 야만적인 관습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시각인데, 이번 에볼라 사태는 서구인들이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신식민주의적 관점’에 딱 들어맞는다. 과거 에볼라가 유행으로 번졌을 때도 감염된 침팬지나 박쥐 고기를 섭취한 것과 관련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사슴, 멧돼지, 다람쥐 따위를 사냥해 재미삼아 먹는다. 이들을 야만적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물론 최근 서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에볼라가 퍼지는 속도는 위협적이다. 의료진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환경적인 측면도 살펴봐야 한다. 이번 에볼라 사태는 과거와 달리 한적한 시골에서 대도시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이는 산림 파괴에 기인한 바 크다. 서부 아프리카 일대는 지구촌에서 산림 파괴가 가장 극심한 지역이다. 해마다 약 100만㏊에 이르는 숲이 사라진다.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인간들이 달려들고 있는 것이다. 서부 아프리카 주민들이 에볼라 바이러스 보균 생물과 직접 접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주민들 간 접촉 기회도 많아졌다. 환경 파괴가 어떤 치명적 전염병을 몰고 올 것인지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다.


영화 <괴물>은 괴물이 죽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지금 서부 아프리카에서 창궐하고 있는 에볼라도 조만간 사그라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쓰레기를 내다 버리는 곳쯤으로 숲과 환경을 대한다면, 언젠가 그 쓰레기가 돌아와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에서의 괴물 모습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전염병은 괴물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535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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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4. 00:53

9ㆍ11 진상 규명 과정에서 유가족의 역할이 컸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그 대표격으로 9ㆍ11 진상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유족 대표로 증언한 크리스틴 브릿와이저를 꼽는다.

브릿와이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압박해 진상조사위를 출범시키고 결국 부시까지 청문회에 세운 주역이다. 하지만 그는 공화당이라면 사사건건 반대하는 골수 민주당원이 아니었다. 오히려 정반대로 로스쿨을 졸업하고 얼마 뒤 만난 남편을 따라 공화당원이 됐고, 그 남편이 ‘걸레’라고 비난했던 뉴욕타임스의 구독도 끊었다. 2000년 대선 때는 부시에 한 표를 행사했다. 공화당을 지지하게는 됐지만 그렇다고 정치에 유별나게 관심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집안 일 챙기고 아이 키우는데 열심인 가정주부였다.

여러 인터뷰에서 그는 진상 조사의 필요성을 9ㆍ11 당시 플로리다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동화를 읽어 주던 부시가 사건 보고를 받고도 25분간 그 동화를 마저 읽었다는데 충격받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국가 재난에 대한 지도자의 무감각에 놀란 것이다.

테러 이전에 무수한 경고들이 있었음에도 왜 막지 못했는지, 그때 지도자는 무엇을 했는지 등의 진실을 밝혀내려는 브릿와이저의 노력에 대해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세력은 당시 갖은 비난을 퍼부었다. ‘불평꾼’이라거나 ‘히스테릭’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점잖은 편에 속했다. 보수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칼럼으로 ‘9ㆍ11 미망인들에게 미국인들은 피로를 느끼기 시작했다’며 그들을 말썽꾼 취급했다. 한 보수 평론가는 그들을 유명인 된 것을 즐기는 자기도취에 빠진 사람들로 비난했다. 남편의 죽음을 즐기는 마녀이고 괴물이라거나, 부시와 그를 지지하는 세력을 저주하는 ‘극좌 창녀’라는 망언까지 등장했다.


9ㆍ11 진상조사 과정에서 이 같은 역할과 대중적인 인지도 때문에 매년 사건 발생일이 돌아올 때마다 브릿와이저는 주목받았다. 특히 10주년을 맞은 2011년에는 여러 외신들이 인터뷰를 했다. 가디언 인터뷰에서 그는 두 차례 공직에 나서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선거에 나가려면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받으면 빚을 지는 셈이라는 이유에서다. 유가족들의 진상 규명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또 다른 테러를 막는데 사실상 실패했다고 보는 그는 미국의 정치가 심지어 시민의 안전까지 담보로 해서 이익을 챙기는 체제라는 점을 이유의 하나로 들었다. 그런 체제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대신 그는 허핑턴포스트에 관심 분야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그가 올린 글들을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중동, 아프리카 등 이슬람국가에 대한 글이 많다. 글 제목을 읽어가다 2011년 5월 2일에 눈이 멎었다. 9ㆍ11 테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소식이 전해진 날이다. 브릿와이저는 이날 ‘내 남편을 위한 정의’라는 글에서 9ㆍ11 이후 10년 가까이 끌어온 테러와의 전쟁이 마침표를 찍었다며 안도를 표시했다.


그런데 약 네 시간 뒤 이보다 좀더 긴 ‘내게 오늘은 축복할 날이 아니다’라는 글이 올라 있다. 이 글에서 그는 남편이 죽던 날 TV 화면에서 불타는 무역센터 빌딩과 거리에서 환호하는 아랍 청년들을 교차해 보여 주는 것을 보며 믿을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빈 라덴의 죽음으로 우리가 승리했다고 할 때 그 과정에서 수반된 여러 피해들을 생각하게 된다고 말을 이었다. 미국인, 이라크인 등 목숨을 잃은 수천명과 남겨진 가족들의 슬픔과 지금도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많은 젊은 미국 청년들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가 무엇보다 현기증을 느꼈던 건 그날 아침 거리에서 환호하는 미국 군중들의 모습이었다. 자신은 수천명의 사람을 사지로 몰아넣는 전쟁도, 정의를 증명하기 위해 피를 묻히는 일도, 총알자국 투성이의 시신을 바다로 내던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지어 악인이더라도 한 사람의 죽음을 젊은 사람들이 환영해 마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교훈을 얻지 않았나’고 물었다.


브릿와이저의 행동과 성찰을 되짚으며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거기서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김범수 국제부장


http://www.hankookilbo.com/v/d5443d6fb4c648e68842a4acd229915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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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4. 00:49

태권도장에 다니는 일곱 살 아들내미는 품새를 시작하기 전 구호부터 외친다. 관장님이 시켜서 앵무새처럼 외워대는 문장이지만, 듣고 있으면 가끔 울컥할 때가 있다. “태권도를 배우는 이유. 몸과 마음을 단련하여 강인한 정신력과 용기를 길러 약한 자를 돕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태권도를 배웁니다.” 살짝 비문인 상투어들 사이에서 청신한 폭포수처럼 귀에 꽂인 구절은 바로 ‘약한 자를 돕고.’ 새된 목소리로 목청 높여 외치는 이 세 어절을 듣고 있노라면-엄마가 보기에는 바로 니가 그 약한 자인 것 같다만-, 정신에는 촉촉히 물기가 돈다. 약한 자를 돕는다니. 이 낡고 흔해 빠진 말이 왜 이렇게 낯설고, 아름다운 걸까.

약자들의 따스한 연대를 누구나가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없는 사람들끼리 돕고 살아야죠” 같은 대사를 실생활에서도, 허구에서도 수시로 들었다. “우리 같은 서민들”은 많은 문장의 주어로 곳곳에서 발화됐고,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 같은 위대한 인문정신도 저잣거리에서 빈번히 설파됐다. 이제는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피식 웃음이 나는, 풍속극에나 등장할 법한 사어(死語)들이지만, 말로라도 그러던 시절이 어쨌든 있기는 했다.

이제는 누구도 스스로를 약자로 규정하거나 선언하지 않는다. 도리어 나의 ‘약자-됨’은 결단코 은폐되어야 할 존재의 치부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어. 갑과 을. 나는 내 자식이 갑이 되길 바래.” 정성주 작가가 이태 전 쓴 드라마 ‘아내의 자격’에 나오는 시대를 꿰뚫는 명대사다. 그러므로, ‘갑-되기’가 시대정신인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들의 대부분은 약자가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 약자를 혐오하는 약자들에 의해 자행된다. 윤일병을 죽음에 이르게 한 28사단의 장병들, 단식 중인 세월호 유가족 보라며 닭다리를 뜯고 있는 노인들, 한때의 피해자가 가장 극렬한 가해자로 돌변하는 왕따와 학교 폭력, 지역차별과 여성비하를 토사물처럼 쏟아놓는 극우 청년단체….. ‘나는 너보다 나이가 많다’, ‘나는 너처럼 비명에 자식을 잃지 않았다’, ‘나는 이제 친구가 있다’, ‘나는 그 지역 출신이 아니다’, ‘나는 여성이 아니다’가 이들에겐 일말의 권력, 알량한 권세가 된다. 모두가 갑이 되길 원하고, 기적적으로 모두가 갑이 되는 곳. 아이부터 어른까지, 세상의 모든 사람이 갑이어서 슬픈 땅.


강한 것은 아름답고, 약한 것은 추하다는 신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를 우리는 너무도 성실하게 내면화했다. 약한 것은 딱하고 가여운 것이 아니라 못나고 혐오스러운 것이어서, 이제 약자조차도 약자의 마인드 따위는 필사적으로 가지려 하지 않는다. 영세 자영업자지만 정치의식은 대기업 CEO인 ‘사장님’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며 노동을 착취하고, 평생을 서울내기로 살아온 중년 부인도 지배계급을 선망하며 거침없는 지역 차별 발언을 쏟아낸다. 권력이라곤 가부장 권력밖에 가져본 적 없는 가난한 노인들은 어버이의 이름으로 정신적 매질을 멈추지 않고, 성 권력뿐인 절망한 청년들은 칼날보다 잔인한 언어로 여성을 능멸한다. 내가 약자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제물을 찾아 물고 물리는, 갑의 표식을 이마에 붙인 을들의 아귀다툼이 벌어지는 지옥이 바로 여기다. 이것은 소수의 흉측한 사람들이 벌이는 이상행태가 아니라 강한 것만을 욕망하게 만든 이 사회의 아비투스가 초래한 총체적 정신병리다. ‘얕보이면 죽는다’는 공포, ‘당하는 게 죄인’이라는 좌절이 우리 내면에서 작동하고 있는 한, 이 그악스런 비극은 종식될 수 없다.


미시권력의 끊임없는 비교우위를 통해 약자가 약자를 혐오하는 동안, 강자들의 거악은 쉬이 잊혀졌다. 강자들의 태평성대를 만들어준 건 그러니까 바로 우리 약자들이다. 아마 지그시 웃고들 있었겠지. 강한 것은 아름답고, 약한 것은 추한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 것이 아름다운 것이고, 추한 것이 추한 것이다. 그게 누구든, 약자를 돕는 자가 아름답고, 약자를 혐오하는 자가 추한 것이다. 이미 늦어버렸다는 생각이 사실은 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아이들에게라도 가르치는 수밖에.


박선영 문화부 기자 


http://www.hankookilbo.com/v/421a11a078824492965b19042e028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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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4. 00:47

집이나 배를 지으려면 먼저 설계도를 준비해야 한다. 창업, 즉 사업을 시작하는 데에도 먼저 설계도가 필요하다. 창업의 설계도를 사업계획서(Business model)라고 한다. 나는 청년창업이 우리나라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서울대에서 가르친 모든 과목에서 학생들에게 기말시험 대신 사업계획서를 발표하도록 한다.

사업계획서는 청년창업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다. 학생들이 파워포인트로 사업계획서를 발표할 때 나는 스크린을 보지 않고 발표하는 학생을 보면서 세 가지를 관찰한다. 첫째는 학생의 눈, 둘째는 학생의 입, 셋째는 학생의 말이다. 영롱하게 빛나는 눈에서 열정을 보고, 흔들림 없이 든든한 입에서 정직성을 보며, 발표 내용을 정교한 용어로 구사하는 말에서 전문성을 본다.

학생들에게 질문을 한다. “여러분이 창업에서 성공하려면 열정, 정직성,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 중 한가지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포기하겠는가?” 학생 대다수는 전문성을 포기한다. 이에 동의한 나는 두 번째 질문을 한다. “열정과 정직성 중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면?” 학생들 간에 답변이 엇갈리지만 대개의 경우 정직성을 포기하겠다는 편이 4대 6정도로 더 많이 나온다.

학생들에게 새로운 질문을 한다. “이번에는 투자자 입장이 되어보라. 여러분은 창업자의 열정, 정직성, 전문성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 이 중 한가지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포기하겠는가?” 학생 대다수는 전문성을 포기한다. 이에 동의한 나는 두 번째 질문을 한다. “여러분이 투자하려는 창업자의 열정과 정직성 중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면?” 첫 질문에 대한 답변과 달리, 열정 보다 정직성을 가진 창업자에게 투자하겠다는 쪽으로 학생들 의견이 모아진다.

두 질문을 끝낸 후 학생들에게 얘기해준다. “창업자는 어항 속 금붕어 같은 존재이다. 금붕어가 눈을 깜빡이거나, 꼬리를 살짝 흔들기만 해도 우리는 금박 알아 차린다. 마찬가지로 창업자가 가진 생각을 투자자는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창업자는 투자자를 속이려 해도 안되고 속일 방법도 없다. 열정이나 전문성은 많고 적음의 문제이지만, 정직성은 있고 없음의 문제이다. 따라서 정직성은 창업의 필요조건이자 출발점이다. 정직하지 않은 사람은 아예 창업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은 내 의견에 동감해준다.

정직성은 무엇인가? 쉽게 들통나는 거짓말, 까만 것을 하얗다고 하는 거짓말쟁이는 우리 주변에 별로 없다. 창업자가 자칫 하기 쉬운 거짓말은 앞으로 사업을 해나가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투자자에게 말해주지 않는 것이다. 보통 창업자는 미래에 일어날 일 중에서 낙관적이거나 좋은 이야기는 잘 하지만, 비관적이거나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일들은 가급적 언급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나쁜 마음으로 숨기려 한다기 보다는 투자자를 불필요하게 마음 상하게 하지 않으려는 취지에서 안 하는 것이다. 이러한 창업자들은 성공하기 어렵다. 앞으로 다가올 어려움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으면 스스로 미리 준비하고 대처할 방법을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투자자로부터 도움을 받을 길도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에게 앞으로 다가올 어려움을 의도적으로 얘기하지 않는 사람을 보통 ‘사기꾼’이라고 부른다. 의도적으로 어려움을 숨기는 사기꾼이건, 투자자 마음을 불편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얘기하지 않는 마음 약한 사람이건 결과는 같다. 실패한 창업자이다.

사업계획서를 발표하는 학생들 중에서 장래 닥쳐올 어려움에 대해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학생을 발견하면 그를 엔젤이나 창업투자사에 소개해준다. 이런 창업자를 선택한 투자자들은 대화를 통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면서 사업을 성공궤도에 올릴 수 있게 된다.

창업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열정적인 눈을 가지고, 솔직하게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전문성을 가지고 사업하는 사람이다. 사업계획서를 잘 만드는 사람에게 투자할 것이 아니라 정직한, 흔들리지 않는 입을 가진 사람에게 투자한다면 그 투자에서 성공할 확률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http://www.hankookilbo.com/v/15313643802b41bfb33cef8da066336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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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4. 00:33

불과 2년 전 일본은 앞이 캄캄한 나라였다.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장기불황 속에 경제 규모는 중국에 역전당했다. 소니 파나소닉 등 간판 전자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 기업에 줄줄이 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일본 대지진이 터졌고 전국 54개 원전은 가동이 중단됐다. 그런데도 세계 경제의 불안 속에 엔화 가치는 치솟아 수출 기업들의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 나랏빚은 국내총생산(GDP)의 2배를 넘었다. 더 큰 문제는 정치 리더십이었다. 1년마다 바뀌는 총리는 대책은커녕 정권 유지에도 벅찼다. 국제사회는 일본 총리가 누구인지조차 몰랐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의미의 ‘기메라레나이(決められない) 정치’가 일본병의 근원으로 지목됐다. 언론은 국가 파탄 시나리오를 그린 ‘일본의 자살’을 대서특필했다.

우경화 논란과 별도로 지금 일본은 활력이 넘치고 있다. 돈이 돌면서 도쿄 시내 곳곳에는 주택 건설 붐이 불고 있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 택지 기준지가(공시가격)가 6년 만에 상승했다는 뉴스가 신문 1면을 장식한다. 2020년 도쿄 올림픽 특수도 불어 일손이 부족할 정도다. 올 4∼6월 약 99만 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일본 제조업의 발목을 잡던 엔화 가치는 18일 한때 6년 만의 최저 수준인 달러당 108엔대로 떨어졌다. 소비자물가가 오르면서 20년 경기 침체를 초래한 디플레이션에서도 벗어날 조짐이다.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어쨌든 일본 경제는 실로 오랜만에 움직이고 있다. 국민 과반수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지지하는 이유다.

한때 일본은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외환위기 이후의 금융개혁과 기업혁신뿐만이 아니다. 총무상을 지낸 가타야마 요시히로(片山善博) 게이오대 교수는 2003년 돗토리(鳥取) 현 지사 시절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때마다 한국에서 힌트를 얻는다. 한국은 빠른 속도로 많은 실험과 개혁을 거듭했다. 어떤 제도든 한국을 보면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요미우리신문은 18일자 국제면에 ‘한국 국회 마비’를 대서특필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5월 3일 이후 국회에서 법안을 한 건도 처리하지 못했고 국민은 분열돼 있다는 것이다. ‘기메라레나이 정치’는 이제 한국을 위한 수식어가 될 판이다.

오랜만에 일본을 찾은 한국의 한 경제 전문가는 “달라진 일본의 모습에 등골이 서늘했다”고 털어놓았다. “정책 결정 속도가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빠르다. 성장전략 등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때 전문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회의 몇 번 하면 금방 핵심 이슈와 대안이 정리된다. 그만큼 참여한 전문가 층이 두껍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정책안을 만들면서 쟁점을 언론에 다 노출해 자연스럽게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의회에서 발목을 잡을 일도 없다. 반면 한국에서는 새 정책을 추진하려면 우선 전문가가 없다. 연구기관에 조사·연구 용역부터 발주하는 데 1년은 기본이다. 정책화 과정도 대부분 비밀리에 추진해 발표가 되면 그제야 논란이 시작된다. 이를 야당이 정치 쟁점으로 몰아가면서 아무것도 되는 게 없다.”


물론 일본의 달라진 모습은 자민당 독주 체제와 무관치 않다. 지나친 쏠림은 민주주의의 적으로 언제나 경계 대상이다. 하지만 무섭게 변해가는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 정치 불능은 20년 디플레이션보다 무섭다는 게 일본의 경험이다. 요즘 한국이 2년 전 일본을 닮아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배극인 도쿄 특파원



http://news.donga.com/3/all/20140922/666069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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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4. 00:28

소련이 무너지던 1990년 내에 나돌았던 풍자 우화 중에 이런 게 있었다.

“새로 만든 다리를 지나던 고위층이 ‘ 경비 군인도 없나’라고 한마디 했다. 그러자 군에서 병사를 한 명 보내 다리를 지키게 했다. 곧 교대병이 필요해졌고 야간근무병과 주말근무병이 추가됐다. 규모가 커지자 아예 부대 막사가 별도로 세워졌으며 이들의 의식주를 책임질 취사·피복·건물관리 담당이 보충됐다. 부대를 지원할 통신·병참·수송·정비 관련 부대가 더해지고 의무대도 생겼다. 그러는 동안 경비병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계속 다리를 지켰다. 근무를 서야 하는 이유도 모른 채….”

이제는 고전이 된 이 우화는 소련 붕괴의 원인이 됐던 비효율적 관료주의, 조직 비대의 타성, 혁신의 지체 등에서 찾았다. 기업에서는 이런 진단을 경영활동에 적극 참조했다. 불필요한 인력, 불합리한 구조, 비효율적인 시스템이 있는지를 항상 살피고 비용 대비 효과를 따졌으며 혁신을 강조했다. 군이 ‘졸면 죽는다’라는 구호를 외칠 때 기업에서는 ‘혁신을 중단하면 망한다’를 좌우명으로 삼았다.

문제는 지금 우리 군이 처한 현실이 이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군 출신의 한 군사전문가는 “지금 군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 근본적인 이유는 그동안 혁신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군이 위기에 처한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는 혁신적인 조치로 정예강군으로 가는 로드맵을 내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전을 전공한 다른 군사전문가는 “특히 군의 병력 수요를 근본적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한 민·군 전문가 집단의 연구와 이를 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7세기 수나라가 113만3800의 병력과 그 두 배나 되는 군량미 운반 민간인을 동원하고도 살수대첩 등 고구려에 패한 것, 당나라가 안시성을 포위하고도 3분의 1에서 10분의 1로 추정되는 고구려의 성민들에게 호되게 당한 것은 전투병력과 지원병력의 비율에 비밀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전투병력과 지원병력의 비율이 수나라나 당나라가 2대 8이었던 것에 비해 고구려는 8대 2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등한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우리 군이 당시 수나라나 당나라 수준인 2대 8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전투 분야 업무 중 취사·피복 등 민간에게 위탁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아웃소싱하고 시스템을 개혁하면서 필요 병력을 다시 계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지금 군은 위기다. 10여 년 만에 구타 사망 희생자가 나오면서 군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군이 노력한 다른 사례는 무시되고 실수한 상황만 증폭돼 여론이 악화하는 위기 상황이다. 그러면서 현재의 징병제를 모병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모병제로는 병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으며 천문학적인 비용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로도 의무복무 기간이 줄면서 병력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징병검사 대상자의 대다수가 현역으로 입대하면서 병력 자원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그러니 아웃소싱과 전투 분야 병력 집중으로 문제 해결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군 개혁을 위한 국회의 이해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얼마 전 군의 PX조직을 민간기업에 아웃소싱하고 수천 명의 인적자원을 전투원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그러나 국회는 PX 납품 중소업자들의 생계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처리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민간의 이익을 핑계로 군 개혁을 유보하고 희생을 요구하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한때 군이 민간의 잉여물자 처리장이 된 적도 있었다. 민간에서 양파가 남아돌면 양파를, 구제역으로 돼지고기가 안 팔리면 돼지고기를,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하면 남아도는 닭고기를 군에서 대량으로 먹어줘야 했다. 군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대량급식 대상자로 여기는 일부 정치인도 군의 개혁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개혁하지 않은 군은 허리 살만 찔 뿐이다. 그러면 국가 안보와 국민 보호가 어려워진다. 


채인택 논설위원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5530054&cloc=olink|article|defa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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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4. 00:25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는 전자산업의 ‘격렬한 한때’였다. D램 반도체 호황의 끝물을 맞아 업계는 글로벌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2001년 하이닉스 반도체가 미국 업체와 매각 협상을 벌이던 전후로 치킨게임은 극에 달했다. 이 와중에 내로라하던 일본 D램 업체들과 대만 업체들은 사업을 철수했고, 국내에선 하이닉스 사수에 소액주주들까지 나서기도 했다. 전쟁처럼 지독했다.

한데 그 전쟁에서 삼성전자는 홀로 비껴나 있었다. 1달러를 밑도는 D램 가격에 도처에서 비명 소리 낭자한데 삼성전자 영업 임원은 “이 전쟁을 더 할 수 있다”고 큰소리쳤다. 그리고 낸드플래시를 들고 나왔다. 모바일 기기용 메모리다. 당시엔 이런 기기의 개념조차 생소했던 터라 “곧 손에 들고 다니는 ‘포터블 컴퓨터’ 시대가 오면 낸드플래시 시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도 알쏭달쏭했다. 그들은 이렇게 한발 앞서 시장을 장악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디지털 시대 글로벌 주인공이 됐다. 막강 아날로그 기술을 가졌던 일본 전자업계가 미련을 못 버려 미적대는 사이 디지털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거칠 게 없었다. 아날로그에선 가진 게 없으니 신기술 시장에서 발목 잡힐 게 없었는지도 모른다.

요즘 ‘샤오미(小米) 쇼크’로 업계가 다시 술렁인다. ‘좁쌀’이라는 뜻의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가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끌어내리고 1위를 차지했단다. 이로부터 삼성전자 위기론은 표면화됐다. ‘잘나가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착시 현상’이라는 말이 시장에 떠돈 지 오래인데 마침 샤오미에 일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삼성전자는 진짜 사계(斯界)의 맹주로서 비전과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길목에 선 것이다.

한데 삼성 스마트폰이 약한 모습을 보이자 ‘디스(diss)’도 나온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 스마트폰의 성공 신화는 SKT가 써줬다”고 했다. 애플 아이폰 출시 당시 SKT가 아이폰의 한국 내 파트너 되기를 포기하고, 갤럭시를 6개월이나 기다려 주고, 처음으로 줄 서기 개통을 시킨 장면이 세계 언론에 보도되며 갤럭시 신화가 시작됐다는 거다. 최태원 SK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리’가 낳은 작품이라는 것이다.

샤오미는 ‘짝퉁 아이폰’으로 불린다. 중국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데 한 IT전문가는 “잘 베꼈다”고 했다. 20만~30만원대에 성능은 아이폰급이어서 국내 소비자들도 해외 직구로 들여온다. 또 소프트웨어가 삼성보다 낫다는 평도 나온다. IT전문가들은 “샤오미의 진정한 경쟁력은 소프트웨어에 있다. 삼성전자엔 없는 것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레드오션이 된 스마트폰 시장에 경쟁자 하나 더 늘어난 게 무슨 대수인가. 당연히 예견하고 준비했어야 할 일이다. 진짜 문제는 그 뒤를 받쳐주는 과거의 ‘낸드플래시’가 뭐냐는 질문에 삼성전자가 답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판국에 삼성전자는 ‘비상경영’을 외친다. 임원 출장 때도 이코노미석을 타고, 인원을 재배치하는 등 한마디로 ‘허리띠를 졸라매자’다. 대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매면, 협력업체는 비명을 지른다. ‘원가절감’은 협력업체 납품가격을 후려쳐서 만들어진다. 이에 모두 심리적으로 오그라든다. ‘베끼는 경쟁력’으로 한몫 보던 과거에 흔했던 장면의 재생이다. 시장은 포스트 디지털 혁신 방안을 묻는데, 농경시대적 근면과 성실로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답하는 형국이다.

‘들판에 나온 호랑이는 개도 무시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 삼성전자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들판에서 개들과 먹잇감을 다툴 것인지 웬만큼 뜯어먹은 먹잇감은 던져버리고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산중 왕국을 지킬 것인지 결정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 중국 기업이 무섭다 해도 베끼는 경쟁력으로 돈은 벌 수 있지만 시장을 리드할 수는 없다. 시장이 삼성전자에 기대하는 건 창의적 리더의 길이다. 10여 년 전의 배짱과 패기를 다시 보고 싶다. 

양선희 논설위원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5518821&cloc=olink|article|default



Posted by 겟업
2014. 12. 4. 00:18

60년 전의 초등학교 시절, 나는 밥 먹는 것보다 만화를 더 좋아했다. 당시 본 만화 중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스토리가 하나 있다. 어느 소년이 개울가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물건을 주웠다. 깨진 거울조각이었다.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소년은 자기도 모르게 거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거울 안에는 생전 보지 못한 동네가 있었다. 소년은 그 동네 아이들과 친구가 돼 한참 놀다가 거울 밖으로 나왔다. 나와보니 이미 저녁이 됐고 소년은 집에 들어가 어머니로부터 늦게 왔다는 꾸지람을 들었다.


휴대전화가 스마트폰으로 바뀌면서, 만화에 등장한 소년처럼 우리는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안에는 동호인들이 모인 사이버카페, 관심 이슈에 대해 정보를 주고 받는 사이트 등 다양한 커뮤니티가 무궁무진하게 있다. 매일 새로운 인간관계가 생기고 색다른 삶이 만들어지고 있다. 60년 전 어느 만화가가 상상했던, 깨진 거울조각 안에 있는 새로운 세상이 현실로 구현된 것이다.


1980년대에 우리는 컴퓨터 혁명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1990년대에는 인터넷 혁명이 일어났고, 2000년대 들어서는 모바일 혁명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이제 보니 이들은 본격적인 혁명이 아니었다. 스마트 혁명의 준비작업에 불과했다.


혁명은 단순한 기기나 제도의 변화가 아니다. 우리 생각의 변화이고, 삶의 변화이며 가치창출 원천의 변화이다. 스마트 혁명은 물질적인 풍요와 함께 창조적인 생각과 자유를 맘껏 누리는 삶을 찾게 해주고,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제공해줘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의하면 2014년 7월말 기준으로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이 3,935만명이다. 한 달에 30만명씩 늘고 있으니 10월 이내에 4,000만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하다. 12세 이상 한국인 4,500만명의 90%가 사용자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스마트 시대를 가장 먼저 열고, 스마트 시대를 제일 앞에서 이끌 수 있는 나라이다. 비록 10년째 2만달러 대에 머물고 있지만, 우리가 스마트 선진국이 된다면 몇몇 국가를 빼놓고는 1인당 소득 10만달러를 제일 먼저 달성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스마트 사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 세계를 선도하려면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 모든 성인은 스마트폰을 가져야 한다. 스마트폰을 안 가지고 있는 국민에게는 정부가 무료로 보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원가 5만원 이내의 스마트폰이 보편화돼야 한다. 모든 성인이 스마트폰을 가지게 되면 주민등록증을 스마트폰에 탑재하도록 한다. 운전면허증을 비롯한 각종 면허증이나 학생증과 같은 신분증, 크레디트카드 역시 스마트폰에 탑재함으로써 우리 국민은 두툼한 지갑 대신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다녀도 된다. 상거래는 물론, 모든 계약도 스마트폰으로 이뤄지게 된다. 에스토니아에서는 창업에 18분 걸린다고 한다. 스마트폰으로 창업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면 3분에 끝낼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삶은 감성이 주도하는 분야로 국한될 것이다.


둘째,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첨단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이성적인 우리 삶이 모두 스마트폰에 들어가려면 하나하나의 행위를 소프트웨어프로그램으로 개발해서 스마트폰에 장착해야 한다. 우리가 세계에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제일 먼저 개발하고, 이를 세계 표준으로 만들면 전세계는 우리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1인당 10만달러 수준의 국가소득과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다.


셋째, 인권에 대한 국민의식이 높아져야 한다. 스마트 혁명에 대한 인식이 충분하지 않거나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국민들을 위한 교육과 배려는 선결과제이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서의 보안장치는 안전장치이다. 휴대폰을 분실할 때 오는 삶의 중단과 파괴라는 황당한 상황, 그리고 휴대폰의 내용이 외부로 유출될 때 나타나는 인권 면에서의 심각한 문제점을 사전에 대비하는 것은 필요조건이다. 인권 보호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인식은 충분조건이다.


이 세가지 조건이 갖춰질 때 우리나라는 거울 속에 있는 세상, 1인당 소득 10만달러를 넘는 스마트 사회를 선도하는 최선진국이 될 것이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ㆍ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장


http://www.hankookilbo.com/v/1c9663af563541989ed83e135bf4d36d



Posted by 겟업
2014. 12. 4. 00:12

일본의 본토 북단인 아오모리(靑森)현의 겨울은 매섭다. 적설량은 전국 1위. 특히 동해와 접한 쓰가루(津輕)해협 주변의 겨울 칼바람은 눈이 하늘에서 내리는 게 아니라 땅 밑에서 솟아오르게 한다. 강한 눈보라에 시야는 기껏해야 1m. 현지 주민들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런데 20여 년 전 쓰가루의 청년들이 역발상을 했다. 이름하여 ‘눈보라 체험투어’. 먼저 인근 고쇼가와라(五所川原)시에서 운치 있는 석탄난로 열차편으로 관광객을 쓰가루 가나기(金木) 마을로 안내한다. 여기서 관광객들은 쓰가루 특유의 방한복인 몸뻬(작업용 바지), 가쿠마키(담요로 만든 어깨걸이), 간지키(눈 위를 걷기 위한 신발)를 착용한다. 준비가 완료되면 눈보라 입장! 이 ‘사서 하는 고생’에 하와이·대만 등 눈 구경 해 본 적 없는 외국 관광객들은 열광한다. 지금까지 투어에 참가한 외국인만 1만 명 이상. 별것 아닌 눈보라도 생각을 바꾸니 세계적 관광상품이 된 것이다.

오사카의 놀이시설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USJ)’. 2001년 개업 초기 연간 1100만 명이 몰려왔지만 점차 고객이 격감했다. 새로운 히트 놀이기구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USJ를 구한 건 외부 영입된 마케팅 전문가 모리오카 다케시의 역발상. “왜 롤러코스터는 앞으로만 가야 하느냐.” 그의 역주행 코스터 도입 주장에 기술자들은 “전례가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결국 그의 아이디어로 ‘할리우드 드림 더 라이드~백 드롭’이란 역주행 코스터가 탄생했다. 방향 하나 바꾼 역발상에 고객은 환호하고 USJ는 부활했다. 지난해 3월 21일 이 놀이기구는 ‘줄 서는 시간 9시간40분’이란 신기록까지 세웠다.

이렇듯 감탄스러운 일본의 역발상을 나열한 건 다름 아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발상을 기대하는 마음에서다.

말로는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면서 ‘검증’이란 이름으로 흠집 내기에 나서고, 유엔의 인권 수장이 전례 없이 강한 톤으로 질타해도 “우린 최대한 노력해 왔다”며 꿈쩍 않는 아베 정권. 우익 꼴통 신문·주간지가 행동대장이 돼 “위안부는 아사히신문에 의해 날조된 것”이라고 기세를 올려주니 아베로선 두려울 게 없다. 국내만 보면 그렇다.

하지만 아베가 진짜로 영리한 정치인이라면 보다 통 큰 역발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가령 다음 달 유엔총회장에서 “침략전쟁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배상할 것 하고,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겠다”고 선언한다면…. “기존 입장, 본인의 신념과 차이가 나긴 하지만 인류 평화, 동아시아 화해를 위해 내가 통 크게 물러서겠다”고 한다면….

그리도 존경하는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도 엄두 내지 못했던 노벨 평화상을 못 타란 법도 없다. 어려운 역발상도 아니다. 눈높이를 ‘밖의 세상’에 맞추기만 하면 된다. 음, 아무래도 일장하몽(一場夏夢)일까.


김현기 도쿄 총국장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5486905&cloc=olink|article|default



Posted by 겟업
2014. 12. 4. 00:11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한국 정치 시스템의 변화를 위한 대대적인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정부기관 개편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이들이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뭔가 실제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듯이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의도가 아닐까 의심한다.

전방위로 펼쳐지는 정부의 신속한 조치는 일시적인 만족을 가져다줄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장관 교체나 정부조직 개편, 또는 세월호 사태에 직접 관련된 몇 명을 처벌한다고 해서 앞으로 그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이 겪는 문제는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의 문제다. 탐욕스러운 기업과 자신의 잇속만 챙기려는 정부 관리 간의 불투명한 거래 관행은 한국 사회 전반에 걸친 부패 문화의 한 단면일 뿐이다. 덕분에 우리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정부 불신이 심화된다.

이 문제는 어떤 정책도, 어떤 정치인도 풀기 어렵다. 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일반 국민들은 진정한 지도자를 원하기보다는 기적을 행할 ‘마술사’를 원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도자란 우리가 선출하고 몇 년간 우리를 대신해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인물이 아니다. 우리의 기대에 어긋날 경우 쫓아내면 그만인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지도자란 바로 우리의 지지를 바탕으로 우리의 이상을 실현하는 자들이다. 그런 지도자가 우리를 도울 순 있겠지만 문제 해결의 주체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지도자에게서 어떤 기적을 바라고 표만 던지면 변화가 오리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번지르르한 법안이 세상을 바꾸리라는 환상도 떨쳐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습관의 정치’다. 문화란 정책을 통해 바뀌기보다 각 개인이 자신의 습관을 바꿈으로써 서서히 바뀐다. 일단 위기를 넘기고 법안만 통과시키면 된다고 스스로를 기만할 게 아니라 사회 문제가 각 개인의 일상적인 행동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의 행동이 보다 더 투명해지고, 각자 속한 직장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할 때만이 사회 전반에 정책적 차원을 능가하는 변화가 일어난다. 그렇게만 되면 이기적인 무리들도 태도를 바꾸도록 압박이 가해질 것이다. 보통 사람들의 태도가 건전해지면 정부도 예전의 활력을 되찾고 잘못된 시스템도 제자리를 찾는 법이다.

그러나 요즘 한국에선 정치인들이 전혀 일관성 없는 공약을 남발한다. 그들은 TV에 출연할 때는 선량한 군자인 양하지만 이내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돈 많고 힘 있는 자들과 만나러 달려간다. 정치인들은 학부모들에게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고 열을 올리지만 몇 시간 뒤엔 엘리트 집단을 만나 부동산 투기와 자녀의 해외유학 문제를 이야기한다.

정치를 바로잡으려면 우리 주변에 올곧은 정치인들이 있을 때만 해결 가능하다. 항상 대중교통만 고집하고, 자신과 가족에게 득이 되는 거래를 거부하고, 연설할 때나 CEO를 만날 때나 일관되게 서민을 위해 이야기할 때만 진정한 변화가 시작된다.

나는 가끔 서울에서 열리는 환경 기술 세미나에 참석한다. 많은 경우 고급 호텔에서 열리고 냉방은 춥게 느껴질 만큼 빵빵하게 튼다. 참석자 대부분은 기사가 모는 고급차를 타고 온다. 만찬장에는 먹을 수 없을 만큼 푸짐한 음식이 나오고, 그 절반 이상이 음식 쓰레기로 버려진다. 이처럼 환경을 사랑한다는 이들조차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적으로 환경을 해치는 모순을 범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습관의 정치’는 생소한 개념이 아니라 한국의 오랜 전통이다. 조선시대가 500년을 지탱한 것은 이런 형태의 정치를 포용한 놀라운 문화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중용(中庸)에 “군자란 홀로 있을 때도 조심스레 행동한다(君子愼其獨)”란 구절도 있지 않은가. 건전한 정치의 시작은 ‘사회 전체를 위해 과연 무엇이 옳은가’라는 끝없는 고민에서 시작된다. 최고의 지도자란 이처럼 올바른 습관이 체질화돼 심지어 홀로 있을 때도 쓸데없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요란한 정책적 변화보다 우리의 일상 습관을 바꿈으로써 사회를 바꿀 수 있다. 20세기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의 말씀을 떠올려 본다. “세상의 변화를 원한다면 자기 습관부터 바꾸어야 한다.” 그의 비폭력 저항 운동, 스스로 물레를 돌리고 손수 옷감을 짜는 카디 운동과 스와데시 운동도 그렇게 습관에서 시작됐다. 만일 우리가 보다 평등한 사회를 원한다면 주변 사람들부터 보다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투명한 정부를 원한다면 우리의 일상생활부터 투명해져야 한다. 정치에 신념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습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세상을 바꾸고 문화를 바꾸려면 하루하루 우리의 습관부터 ‘작은 혁신’을 이어가야 성공할 수 있다.


엠마뉴엘 페스트라이히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5486829&cloc=olink|article|defa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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