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는 내 손으로 뽑은 첫 대통령이다.
당시에는 청렴한 이미지의 기업가였던 다른 후보를 뽑고 싶었지만
그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될 가망성이 극히 낮았기에 내 첫 표가 사표가 되는게 아쉬워 대안으로 MB를 뽑았다.
성공한 CEO 경력과 서울시장 시절 훌륭한 직무수행능력에
대한민국에 원대한 이상을 제시할 줄 아는 배짱도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나를 잘 살게 해준다고 호언장담하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무슨 말이냐면
5년 뒤면 나는 갓 대학을 졸업했을텐데 그가 대통령이 되면
나는 취직할때 높은 연봉을 받고 대기업에 입사하고,
지금 내가 사놓은 주식이 주가 4000까지 올라가 쑥쑥 올라 재산이 늘어나겠지?
뭐 대충 이런 생각이 들어 MB를 뽑았던거다.
결과적으로 MB에게 한 표는 나 혼자만 잘 살고자 하는 욕망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깨닫게 해준 귀중한 한 표였다.
나는 앞으로 그럭저럭 먹고 살 것이다.
돈이 없어서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으며,
내 자녀 급식비가 없어 아이를 굶기지 않을 것이고,
아파도 병원갈 돈이 없어 끙끙 앓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내가 그정도 능력은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지금 수십만의 독거노인들은 기름값이 아까워 냉방에서 떨고 있고,
일용직 부모를 둔 많은 아이들은 방과 후 오갈때없는 신세며,
얼마전 한 장애인이 불이 난 집에서 피신하지 못해 화재로 죽었다.
내 이웃들은 이런데 과연 누군가가 나를 잘 살게 해준다고 내가 행복했을까?
앞으로는 이런 헛소리를 하는 후보를 찍지 않을 생각이다.
잘가라 MB
또 다시 선거철이다.
(MB가 대통령이 되고나서 경제학과랑 사회학과 교수님들이 그의 공약은 절대 실현 불가능하다, 혹은 저런 뻥쟁이는 대통령이 되면 민주주의는 후퇴할 것이다...라고 강력히 비판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었다. 역시 사람은 공부를 해야하는 뻥쟁이를 가려내는 방법이 보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