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21. 12:39

1. 심리상담 대화법


신기한 로샤검사(진짜 신기! 결과도 궁금)를 진행하면서 진행자가 전에 보낸 설문지 중 현재 겪고 있는 생활상의 어려움이나 고민거리, 스트레스 원인과 로샤검사를 통해서 얻고 싶은 것을 적는 칸이 있었다. 도무지 뭘 적어야할지 몰랐고 딱히 얻고 싶은게 없길래 별 생각없이 추상적으로 적기도 하고, 빈칸으로 제출했더니 나의 로샤검사의 시작은 이 칸들을 채우는 일로 시작되었다.


약간 긴장하고 있었는데 진행자가 아주 부드럽게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슬기씨 전공이 뭐예요?'

'그럼 진로는?'

'지금 하고 있는 공부는 마음에 들어요?'

'학교 생활은 어때요?'

등등등


질문에 하나하나씩 대답하다보니 어느새 진행자는 내가 비워둔 두개의 칸을 채웠고, 나는 스스로 매우 행복하고 스트레스받을 요인이 없는 상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꽤 학교에 불만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앞으로 나에게 닥쳐올 일들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는걸 스스로 느꼈다.


심리상담이라는게 이런거구나. 그냥 말 몇마디로 내 생각을 끄집어 내고 날 무장해제 시키는구나. 


아무튼 결론은 상담자의 대화법이 매우 쇼킹했다는 것과 앞으로 내 앞에 내가 모르는 누군가 앉아있을때 가벼운 질문부터 시작해서 상대방의 생각을 캐치하고 마음을 열 수있는 저런 대화법을 연마하겠다는 것.




2.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로샤검사를 통해 얻고 싶은 점은?'  빈칸을 비워놨었는데 상담자랑 대화를 몇마디 나누다보니 짧은 시간 안에 무려 3개의 질문이 나왔다.


제 성격 중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남들과 비교했을때 특별한점이 발견되나요?

제 성격 중 사회생활을 하는데 보완해야할 부정적인 요소가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혹시 제가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 제 꿈이 좌절되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고 삶에 만족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취업과 이민과 관련해 최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



그런데 검사를 끝내고 상담실을 나서는 순간 매우 멍청한 질문을 하고 나왔단걸 깨달았다. 나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제가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 제 꿈이 좌절되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고 삶에 만족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아마 인생에 좌절될 일이 있어도 나는 잘 살아갈 것.  왜냐하면 이미 과거에 한 번 나는 그것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원하는 꿈도 처음에 내가 원하는 꿈이 아니었다. 내가 아주 간절하게 원하던 분야는 고고학이었고, 플랜 B가 사학자였다. 미래의 발전 토대는 과거에 쌓아놓은 역량에서 찾아야한다는 말을 나는 아마 극복하고 또 다른 삶에도 적응해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미 저 문제의 답을 알고있었다:)  든든한 아군을 얻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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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겟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