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 10:18

 나는 남의 사생활에 관한 토론(?)을 넘어서 자신의 잣대를 들이대며 옳고 그르다를 판단하는 부류를 매우 싫어하며,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남의 생각을 지나치게 비판하는 무리들도 매우 싫어한다. 그래서 나는 절대 남의 생각이나 사생활이 관해 태클을 걸지 않으려고 한다. 세상엔 이런 사람이 있으면 저런 사람도 있는 것인데 어찌 내가 남의 생활에 왈가불가하리오.


이런 관대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다보면 내 의견을 드러내기보단 옆에 있는 사람의 말에 맞장구쳐줘야 하는데 그러면 나는 어떤 이에게는 이상적인, 어떤 이에게는 속물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이거 참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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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겟업
2011. 7. 2. 10:01

전공공부도, 프레전테이션도, 영어도 잘하고 싶지만 그 무엇보다 글을 잘 쓰고 싶다.

 한자어도 많이 알고 싶고, 맞춤법 검사기의 도움없이 척척 쓰고 싶고, 다방면의 주제로 글을 쓰고 싶다. 


이를 위해선 한자와 맞춤법 공부도 따로 시간내서 해야하고,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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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겟업
2011. 6. 7. 05:03

 오늘은 마음이 허해.


이것만은 팔기 싫었는데 한국에 없을 생각하니 관리할 사람도 없이 서울 한복판에 세워 놓는게 마음이 아파서 팔기로 결심했다. 7월 21일까진 안 팔렸으면 하는 마음에 요즘 한강도 자주 가고, 일부러 가격도 비싸게 불렀는데 누가 나타나서 사가버렸다 흥. 관리 너무 잘하셨다고 칭찬해주시는데 그동안 정든거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짠하더라. 


 2009년 3월, 처음 자전거를 사고 취미로 좀 즐겨보겠다고 용품 사느라 매일 인터넷 뒤지며 밤을 꼬박 새던 일, 화정에서 한강 진입로 찾는다고 공사장,쓰레기장,시골마을,비닐하우스,심지어 행주산성까지 오르면서 목숨걸고 자전거 타던 일, 지도에도 없는 한강 진입로를 찾았을때의 그 기쁨과 내 눈앞에 펼쳐진 믿을 수 없는 광경(창릉천을 따라 펼쳐진 일산쪽 한강진입로는 정말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다), 23.4km의 속도를 낼때 기어에서 나는 윙윙 소리가 좋아 열심히 패달질 하던 일, 무려 뚝섬까지 왕복하고 집에와서 뻗은 일, 신촌으로 자전거 가져온 후 매일 기숙사 창가에서 잘 있나 확인하고 잠자리에서 들던 일, 선선한 가을날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달리면서 서로에게 지금 이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하던 일, 비만 오면 밖에 세워놓은 자전거를 보면서 속상해던 일...안녕, 2년 3개월 동안 정말 수고했어! 널 잊지 못할거야. 


P.S. 뭐...자전거를 매우 열심히 탄 것 같지만 사실은 처음과 끝에만 열심히 탔어요. 오히려 방치된 날들이 더 많았다. 그동안 내 빈곤의 주범이었어. 계산해보니 야금야금 100만원은 쏟아 부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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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겟업
2011. 5. 28. 00:31


 고고학자를 외치던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존경하던 인물은 당연히 고고학의 아버지, 트로이와 미케네 문명을 발견한 고고학자 슐리만이었다. 
슐리만의 고고학적 업적은 고고학 밖에 모르던 10살 짜리 초등학생을 압도시켰으며  ‘언젠간 나도 슐리만처럼 역사에 남을 발굴을 할 테야.’라는 담대한 꿈을 품게 하였다. 하지만 10년 후 내가 고고학자의 꿈을 접은 후 고고학자를 향한 꿈과 함께 그의 존재도 점점 희미해졌었는데 얼마전 우연히 슐리만 자서전을 읽게 되면서 그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생겼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번엔 고고학자 슐리만이 아니라 어린 시절 꿈을 이룬 사업가로서의 슐리만이 보였다. 수 개의 언어를 구사하고 트로이와 미케네 문명을 발견한 고고학자 슐리만이 아니라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집안 사정때문에 꿈을 접었다가 훗날 잊지 않고 그 꿈을 이룬 성취가로서의 모습말이다. 


슐리만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읽어주던 일리아드를 진짜라 믿고 발굴을 꿈꾸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하지만 진짜 슐리만은 그 이후부터였다. 그는 집안형편 때문에 공부를 할 수 없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사업가로서 성공을 거두고 부를 축적한 뒤 고고학 공부를 시작해 고고학에 길이 남을 업적을 이룩했다는 것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슐리만은 이거다. 


누구나 어릴 때 꿈을 꾼다. 하지만 삶에서 이리저리 치이다 보면 그 꿈은 서서히 잊혀지고, 현실과 타협하기도 한다. 하지만 슐리만은 어릴 때 꿈을 간직한 채로 평생을 살아왔던거다. 인생의 좌표를 보고 흔들리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그런 삶. 나도 지금 이순간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언젠가는 내가 꿈꿔왔던 일을 할 것이다. 나는 슐리만처럼 살 것이다. 



그를 만난지 15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나의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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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겟업
2011. 5. 27. 12:57


과 디지털이 하나되는 세상
걸프전 당시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해 대통령궁의 침실을 폭격한 일이 있었다. 그의 침실은 물론이고 침대조차 박살났으나 후세인은 죽지 않았다. 왜냐하면 후세인은 그 침실에서 자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 이슬람교도들은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거나 전쟁이 벌어지면 밖에서 천막을 치고 자는 풍습이 있기 때문이다. 알라에게 구원을 청하는 아주 오래된 문걸프전 당시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해 대통령궁의 침실을 폭격한 일이 있었다. 그의 침실은 물론이고 침대조차 박살났으나 후세인은 죽지 않았다. 왜냐하면 후세인은 그 침실에서 자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 이슬람교도들은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거나 전쟁이 벌어지면 밖에서 천막을 치고 자는 풍습이 있기 때문이다. 알라에게 구원을 청하는 아주 오래된 문화인데도 미군은 그것을 포착하지 못했다. 정보기술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발전한데 비해 모슬렘의 문화에 대한 정보는 거의 백지나 다름없었다는 것이다.

정보기술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유도탄 같이 기계를 다루는 하드웨어의 정보기술이요, 또 하나는 상대방의 문화나 인간의 마음을 읽는 소프트 콘텐츠에 관한 것이다. 전자를 기계기술, 후자를 지식기술이라고 구별하기도 한다 



Posted by 겟업
2011. 5. 27. 12:25

그럼에도 지난 10년과 지금 사이에 여전히 변화가 없는 것이 하나 있었다. 10년 전 제네바에서 난 작은 생각의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차량 내부를 보여주기 위해 차를 슬라이스 자른 ‘상태’가 당시의 볼보차량 같은 경우엔 잘라진 자리마저 매끈하게 잘 마감되어 있어서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근데 당시 현대차는 자른 곳들에 대한 마감이 잘 안되어 있어서 각이 진 곳이 날카롭게 되어 있고 고무패킹 같은 것은 떨어져서 차라리 안보여주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다. 그러면서 의문을 가졌던 것이 한국의 기술이 자르는 기술마저 이렇게 뒤떨어지나 싶어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사실 그것은 자르는 기술의 차이가 아니었다. 뭐 그것도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그것은 생각의 차이에 기인한 게 아닐까 싶었다. 볼보는 처음부터 자른 차를 만들었고, 현대는 차를 실제로 자른 것이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405146
Posted by 겟업
2011. 5. 27. 12:14


누에가 빗소리를 내며 뽕잎을 읽는다. 개구리가 가갸거겨 무논을 읽는다. 배추 흰나비가 여름 배추를 듬성듬성 읽는다. 말매미가 미루나무를 수액째 읽고 쓰르라미가 버드나무 초서를 낭랑하게 읽는다. 벼메뚜기가 서슬 푸른 볏 잎을 읽는다. 가으내 귀뚜라미가 달빛 전집을 읽는 동안 독서광인 바람은 여름내 독파한 팔만사천 나뭇잎 장서를 모두 단풍 불에 살라버리고, 강물과 바다에 이는 파랑을 읽으러 달려간다. 세상은 온통 읽고 읽히는 것 천지이다.

 

Posted by 겟업
2011. 5. 27. 12:03
우리나라는 한국전이후 외국의 지속적인 원조와 정부의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비약적인 발전을 했습니다. 특히 전후 유엔에 의한 한국정부의 지원(UNKRA)에 의거하여 ‘한국재건계획’이라는 보고서가 마련되었으며, 이에 따라 발전계획이 수립되었습니다.  본 보고서에는 한국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의 하나로 ‘우수한 인적자원’을 언급하고 있으며, 이것이 향후 한국사회발전에 커다란 잠재력이 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이 전후의 경제사회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전의 도약을 마련한 계기는 자발적인 의지도 있었지만, 세계 각국의 적절한 원조에 의한 지원에도 힘입었던 것입니다. 

 인적자원개발의 성공 신화를 간직한 나라, 가장 첨단의 기술을 가진 정보통신의 최첨단에 선 나라, 전쟁, 가난, 정치적 갈등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 이러한 것을 고려한 원조사업을 선택·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더 이상 다른 국가와 같은 종류의 원조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규모나 선점 등의 사례를 볼 때, 그 파급효과가 미비할 것은 분명합니다.

http://www.korea.kr/newsWeb/pages/brief/sectionNews2/view.do?newsDataId=148608167&section_id=pm_sec_1


Posted by 겟업
2011. 5. 27. 11:59
‘ 뽀빠이’라고 하면 시금치를 생각한다. 그 만화를 모르는 사람들도 시금치에는 철분이 많아 아이들 건강에 좋다고 믿는다. 하지만 시금치에는 다른 식품들보다 철분이 적으면 적었지 결코 많지 않다. 발터 크레머와 괴츠 트렌클러는 그들의 ‘상식의 오류사전’에서 ‘뽀빠이가 철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통조림 시금치보다 차라리 그 깡통을 먹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비웃는다. 그들의 설명을 들어 보면 뽀빠이 신화는 순전히 타이핑을 잘못 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처음으로 식품의 성분분석을 할 때 실수로 소수점 자리가 한 자리 위로 잘못 찍히는 바람에 시금치의 철분 함유량이 10배로 불어나게 된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이 실수 하나로 미국의 시금치 생산지인 텍사스 크리스털 시티에는 ‘씩씩한 뱃사람 뽀빠이 덕분에 미국의 시금치 소비량이 33%나 증가했다’는 기념비가 세워졌고, 2차대전후 독일에서는 수백만 명의 어린아이들에게 시금치를 먹였다.

그러나 우리를 정말 놀라게 하는 것은 시금치의 실제 철분 함유량이 100g당 2.2mg으로 계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 착오가 1930년대에 밝혀져 수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뽀빠이 신화가 오늘날까지 여전히 시퍼렇게 살아 있다는 점이다. 시금치를 과도하게 먹으면 근육이 솟아나는 것이 아니라 신장에 결석증이 생긴다는 의학적 진실 앞에서도 뽀빠이 신화는 꺾이지 않고 세계를 제압한다.


만화가 성경으로 옮겨오고 점 하나가 문자 하나로 바뀌게 되면, 이번에는 낙타의 신화가 등장한다. 마태복음 19장 24절과 마가복음 10장 25절을 펼쳐 보라.


거기에는 분명히 ‘약대(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I say unto you, It is easier for a camel to go through the eye of a needle, than for a rich man to enter into the kingdom of God)라고 되어 있을 것이다. 부자가 천국으로 들어가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서커스단에 소속된 것도 아닌 낙타가 무엇 때문에 바늘귀로 들어가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도 이 성경 구절만큼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그토록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것도 드물 것이다. 더구나 많은 연구가들이 이 성경 말씀이 오역이라는 사실을 누누이 지적하는데도 말이다. 원전대로 하자면 그것은 ‘낙타’가 아니라 ‘밧줄’이라는 것이다. 아랍어로 밧줄은 ‘gamta’고 낙타는 ‘gamla’다. ‘T’와 ‘L’의 글자 한 자 차이로 밧줄은 낙타가 될 수도 있고, 낙타는 밧줄로 변할 수 있다. 결국 그 한 자 차이의 잘못으로 ‘부자가 하늘나라로 들어가기보다 밧줄이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더 쉬우니라’라는 말이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으로 오역된 것이다. 과연 그렇다. 낙타를 밧줄로 돌려놓으면 그 비유는 자연스럽게 들리고, 그 논리는 비로소 합리성을 띤다.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은 실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바늘귀와 실의 관계에 대비되는 것은 낙타가 아니라 밧줄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바늘귀의 크기에 대응하는 실과 밧줄의 차이가 생겨나게 된다.


그것이 오타요, 오역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난 뒤에도 여전히 뽀빠이는 시금치를 먹고 괴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사막을 건너야 할 낙타는 2,000년 동안이나 바늘귀 앞에서 점프를 계속한다. 사실과 과학이 지배하는 사고의 세계에서는 벌써 폐품이 되었어야 할 시금치 통조림과 낙타의 곡예가 어째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흔들고 흥분시키고 현실 이상의 힘으로 우리 앞에 군림하는가. 정말 놀라운 힘으로 뽀빠이가 거인 블루투스를 때려눕히고, 가난한 자가 부자의 부러움을 사는 허구의 그 힘은 대체 어디에서 오고 있는 것일까.


만약 사실에 입각하여 뽀빠이가 먹는 시금치를 홍삼이나 비타민제로 바꾸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낙타를 원전대로 정확하게 밧줄이라고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 아이들은 금세 만화책을 덮고 뽀빠이의 곁을 떠나게 될 것이고, 밧줄이 바늘귀로 들어가는 대목에서 목사님의 설교는 갑자기 그 빛을 잃게 될 것이다. 오히려 사실과 논리에서 일탈한 초현실적인 비 합리성의 엇박자의 힘이 있기 때문에 그 이미지와 상징성은 강렬한 감마선을 띠게 된다. 만화나 신화의 공간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은 사실이나 논리가 아니다. 시금치가 갑자기 불로초 같은 환상의 빛을 발하고 사막을 건너는 대상들의 낙타가 바늘귀만한 천국의 문 앞에서 금빛 머리를 치켜세우고 우는 그 충격은 우연과 허구의 세계에서만 가능해 진다. 소수점이 한자리 잘못 쳐지고 글자 한 자를 바꿔 읽는 데서 우리가 생각할 수 없었던 허구의 세계가 창조된다. 그러한 사실들을 의도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사람들이 바로 셰익스피어가 정의한 꿈꾸는 인간 ─ 미치광이와 연인과 시인들이다. 3F 시대에는 허구적 발상이 중요한 몫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은 예술의 공간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적 공간에서 매일 사용하는 3M의 메모지 ‘포스트 잇’이나 음악팬들을 열광시킨 소니의 ‘워크맨’을 보면 안다. 풀은 무엇인가를 붙이는 접착력이 생명이다. 붙지 않는 풀은 이미 풀이 아니다. 그러나 약품을 잘못 혼합하여 붙었다가도 떨어지는 불량 풀이 만들어졌을 때 3M 같은 메모지용 풀이 발명된 것이다. 떨어지는 풀의 약점과 역기능을 창조적으로 살리면 종래의 접착제와 전혀 다른 신상품이 태어난다. 붙일 수도 뗄 수도 있는 융통성 있는 새로운 풀의 발상은 풀이라는 개념자체를 바꿔놓았으며, 붙다/떨어지다의 정반대되는 대립항의 경계와 그 체계를 파괴한다. 풀이 붙는 것처럼 녹음기는 소리를 기록하는 작용을 한다. 그런데 공장장이 우연히 한 공원이 녹음기에서 녹음장치를 떼어내고 대신 재생장치를 첨가하여 스트레오 음악을 즐기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녹음이 안 되는 이 녹음기, 말하자면 녹음기를 재생기로 패러다임을 바꾼 그 발상에서 소니는 세계 최초로 워크맨을 개발하게 된다.붙지 않는 풀, 녹음이 안 되는 녹음기 ─ 그것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성경 귀절처럼 오역이 창조로 변하고, 잘못 찍힌 소수점이 블루투스를 때려눕히는 뽀빠이의 놀라운 힘이 되는 기적의 파편들이다. 달리나 뒤샹과 같은 초현실주의 화가처럼 혹은 신문지의 글자들을 주어모아 시를 쓴 미래파 시인들처럼 우연을 잡아라. 그리고 허구의 F를 향해 낚싯줄을 던져라. 시인처럼 연인처럼 혹은 광기 어린 사람처럼 일상성에서 탈출하는 탈영병이 되어라. 그 행복한 우연의 오타와 오역 속에서 당신은 때때로 바늘귀를 향해 뛰어오르는 낙타의 놀라운 천국을 볼 것이다.


그것이 오타요, 오역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난 뒤에도 여전히 뽀빠이는 시금치를 먹고 괴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사막을 건너야 할 낙타는 2,000년 동안이나 바늘귀 앞에서 점프를 계속한다.

 월간중앙 [이어령의 생각바꾸기]


http://magazine.joinsmsn.com/monthly/article_view.asp?aid=211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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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겟업
2011. 5. 27. 11:55


1988
SEOUL 거주 중 
아직은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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