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음이 허해.
이것만은 팔기 싫었는데 한국에 없을 생각하니 관리할 사람도 없이 서울 한복판에 세워 놓는게 마음이 아파서 팔기로 결심했다. 7월 21일까진 안 팔렸으면 하는 마음에 요즘 한강도 자주 가고, 일부러 가격도 비싸게 불렀는데 누가 나타나서 사가버렸다 흥. 관리 너무 잘하셨다고 칭찬해주시는데 그동안 정든거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짠하더라.
2009년 3월, 처음 자전거를 사고 취미로 좀 즐겨보겠다고 용품 사느라 매일 인터넷 뒤지며 밤을 꼬박 새던 일, 화정에서 한강 진입로 찾는다고 공사장,쓰레기장,시골마을,비닐하우스,심지어 행주산성까지 오르면서 목숨걸고 자전거 타던 일, 지도에도 없는 한강 진입로를 찾았을때의 그 기쁨과 내 눈앞에 펼쳐진 믿을 수 없는 광경(창릉천을 따라 펼쳐진 일산쪽 한강진입로는 정말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다), 23.4km의 속도를 낼때 기어에서 나는 윙윙 소리가 좋아 열심히 패달질 하던 일, 무려 뚝섬까지 왕복하고 집에와서 뻗은 일, 신촌으로 자전거 가져온 후 매일 기숙사 창가에서 잘 있나 확인하고 잠자리에서 들던 일, 선선한 가을날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달리면서 서로에게 지금 이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하던 일, 비만 오면 밖에 세워놓은 자전거를 보면서 속상해던 일...안녕, 2년 3개월 동안 정말 수고했어! 널 잊지 못할거야.
P.S. 뭐...자전거를 매우 열심히 탄 것 같지만 사실은 처음과 끝에만 열심히 탔어요. 오히려 방치된 날들이 더 많았다. 그동안 내 빈곤의 주범이었어. 계산해보니 야금야금 100만원은 쏟아 부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