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19. 14:27

나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장거리 여행을 즐기지 못한다.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 긴 여행을 피하게 된다. 좁은 자리에 몸을 욱여넣고 긴 시간 잠을 청하다 보면 몸이 힘들지만 가격에 따라 좌석을 나누는 비행기 좌석은 계급적이라 마음도 불편하다. 그런데 좌석의 ‘차별’을 통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것은 사실 이코노미 클래스의 승객들이다. 항공사는 많은 돈을 쓸 용의가 있는 손님들에게 비싼 가격을 매겨 이익을 얻지만 이코노미 클래스의 승객들에게는 싼 가격의 좌석을 제공한다.


이런 항공사의 정책을 ‘가격차별’이라고 부르지만 실은 가격을 매개로 해 이질적인 고객의 성향을 구별하기 위한 전략이다. 나처럼 마음의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도 이런 정책에 불평을 하긴 어렵다. 나름 합리적인 근거가 있고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편견에 의한 차별도 흔하다. 어떤 종류의 차별은 상당히 뿌리 깊은 편견에서 기인해서 해소하기 어렵고 때로는 전쟁이나 학살과 같은 비극적인 사건의 원인이 된다.


사람들은 차별을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성, 인종, 출신 지역, 성적 취향 등에 다양한 편견을 가질 수 있지만 그 편견을 차별이란 행동으로 옮기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레스토랑의 주인이 최고의 요리사를 여자라는 이유로 채용하지 않거나, 자동차 회사가 최고의 디자이너를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해고하려면 상당한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내 편견을 행동으로 옮겨서 얻는 것은 정서적 쾌감이고 잃는 것은 구체적인 이익이기 때문에 차별은 비용을 더 높게 만드는 사회적 변화 앞에서 극적으로 줄어든다.


이런 사회적 변화의 좋은 예는 경쟁의 심화다. 한 번의 실수나 실패로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정도로 경쟁이 심한 산업에서 최고의 직원을 그 사람이 여자, 흑인, 그리고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차별하기는 몹시 어렵다. 아무리 종교적인 이유로 편견을 신념처럼 믿고 있어도 자기 회사의 운명이 차별 대상인 직원에게 달려 있다면 대개 차별을 포기하게 된다. 중국과 인도와 같은 거대한 나라들이 경제개발을 시작하면서 전세계가 극심한 경쟁에 내몰리게 되었기 때문에, 기업이 생산성이 뛰어난 인재를 편견 때문에 차별하는 건 경제적 자살행위에 가깝다.


문명 수준이 높고 경제 수준이 고도화된 사회일수록 이러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도덕적으로 옳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차별의 비용이 사회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을 생산성 이외의 이유로 차별하면서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에 이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인종이나 출신 지역 그리고 성적 취향 역시 마찬가지다. 이러한 차별이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고 개선될 기미가 없다면 그 사회의 미래는 어둡다.


얼마 전 야당에서 추진한 ‘차별금지법’의 입법이 무산되었다. 차별이 없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들과 그런 그들을 선동해서 생활하는 ‘생계형 차별주의자’의 반대 때문이었다. 그들의 상당수가 종교인인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너무 낙담할 일은 아니다. 그들의 대부분은 차별의 실질적인 비용을 치르는 사람들이 아니고, 그들의 정치적인 힘이 큰 것 같아 보여도 우리 사회는 이미 여러 가지 차별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강력하고 글로벌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처절한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에 시대착오적 집단행동으로 막기는 어렵다. 돌아보면 한국에서 싱가포르 규모의 인구가 ‘동성동본’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할 수 없었던 게 불과 16년 전이다. ‘차별금지법’의 미래를 낙관한다.


김동조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저자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85067.html


Posted by 겟업
2013. 9. 19. 13:52

지난 주, 우연한 기회에 소셜 벤처의 컨설팅회사에서 한참 성장 중인 소셜벤처 대표 그리고 그들에게 투자하는 벤처 앤젤들까지 두루 만날 기회가 있었다. 수 백만원씩 하던 보청기를 34만원에 공급하는 한 회사의 사례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에는 난청환자가 200만명 정도 있는데, 정부 보조금이 딱 34만원이다. 거기에 맞춘 제품을 출시한 회사가 대표적인 소셜 벤처다. 누구든 연락만 하면 0원에 자신의 보청기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5년에 한 번씩 새 걸로 교체할 수 있다. 뜻만 가지고 하는 자선사업은 아니다. 보청기 주파수를 표준화하는 등, 가격을 낮추기 위한 기술혁신과 함께 0원에 보청기가 제공되는 이 사업,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정부도 못했고, 독지가도 못했던 일을 대학생들이 모여서 5년만에 이룬 일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나무를 키우면 정말로 나무를 심어주는 소셜 벤처,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에 발벗고 나선 소셜 하우징 전문 업체, 5년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현장에서 터져 나오는 중이다. 나도 사회적 경제가 한국에서 커져나갈 것이고,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이런 것들이 실질적 대안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다. 그렇지만 소셜 벤처가 이렇게 빠른 기간에 밑바닥을 다지고 사회적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치 못했다. 역시! 한국 경제의 역동성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싶다.

벅찬 감동을 잠시 뒤로 하고 눈을 감고 생각해봤다. 6ㆍ25전쟁 이후, 한국의 최고 인재들이 모인 곳은 육군사관학교였다. 막 건국한 나라, 그것도 전쟁의 참사를 겪은 나라에서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나라는 젊은 장교들의 통치로 들어갔다. 육사 나온 사람들이 정말 오랫동안 한국을 통치했다. 경제라고 말할 것도 별 게 없던 나라에서, 세 끼 밥을 줄 수 있고, 줄줄이 딸린 식솔들을 먹여 살릴 고정적인 월급이 나오는 곳, 그게 군대 아니겠는가? 70년대, 수출입국이 한참일 때, 한국의 인재들은 무역상사라는 곳에 주로 갔던 것 같다. 해외에 아무나 나갈 수 없던 시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바이어를 만날 수 있던 무역상사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엔지니어들은 울산이나 포항과 같은 공장으로 갔다. 무역입국, 기술입국을 한국이 외치던 시절, 그렇게 인재들은 기업으로 몰려갔다. 지난 대통령이 그 시절에 세계를 뛰어다니던 대기업 간부였다는 사실은, 어쩌면 우연한 일은 아니다. 구조적으로, 한 번쯤은 대기업 CEO의 시대를 거칠 수밖에 없던 것인지도 모른다.



최근 내가 만난 소셜 벤처 대표들은 경영학과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렇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많은 고등학생들은 이과라면 의사가 되려고 공부했고, 문과라면 경영학과에 가기 위해 공부했다. 그렇게 경영학과에 몰려간 수많은 젊은 재원 중에서, 대기업이나 외국계 회사에 가기보다 스스로 소셜 벤처나 사회적 기업으로 창업하려는 사람들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혁신적 정신과 엔지니어들의 기술력, 남아도는 한국 금융의 여유자본 같은 것들이 결합되면서 소셜 벤처가 드디어 한국에서도 자생적으로 등장하게 된 것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떨까? 난 한국 경제의 미래는 물론이고, 한국 정치의 미래도 본 것 같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생각해보자. 그는 우리 식으로 말하면 참여연대 같은 시민단체 활동가로, 빈민가의 흑인들 집 고쳐주던 일을 했었다. 그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 것이다. 한국에 젊은 지도자가 나온다면, 지금 소셜 벤처에서 공익과 경제의 중간에서 활동하는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일 것 아니겠는가? 정부든, 삼성이든, 지금 몇 조씩 경쟁적으로 돈을 푼다고 한다. 그 돈의 아주 일부라도 공익을 고민하는 소셜 벤처로 흘러가면 좋겠다. 우리 모두의 미래와, 우리 모두의 윤리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 정도는 진보든 보수든, 동의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이 방향으로 가자! 그렇게 토건의 시대를 흘려 보내고, 혁신과 창조의 방향으로 가자.



우석훈 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 ㆍ경제학 박사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5/h2013052003304424370.htm



Posted by 겟업
2013. 9. 19. 13:28

‘윤 선생 영어교실’이 새삼 화제다. 같은 듯 다른 세 단어가 있다. grip, grasp, grab. 모두 ‘잡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grip은 손잡이가 있는 물건을 견고히 잡을 때 주로 쓴다. grasp는 ‘기회를 잡다’와 같이 간절함이 담겨 있다. grab는 빠르게 잡는다는 의미다. 허락 없이 남의 엉덩이를 잡을 때처럼. 엉덩이를 뜻하는 고상한 단어 buttock도 덤으로 배웠다. 이 단어는 s를 붙여 주로 복수형으로 쓰인다. grab buttocks!

우리에게 이 단어들의 용법을 확실하게 알려준 윤 선생은 다름 아닌 윤창중이다. 국격(國格)과 바꿔 먹은 단어들이니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윤 선생의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정확히 모른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 미국 방문 동행기자로 한미 정상의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그와 함께 백악관 브리핑룸에 갔을 때 그가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봤다. 평소 그답게 말을 아끼고 웃음으로 때웠다.

한미 정상회담은 성공적이었다지만 조간신문 기자에겐 큰 괴로움이었다. 정상회담은 한국시간 8일 0시 반에 시작됐다. 8일자 신문에 기사를 실으려면 사전 브리핑이 필요했다. 정상회담이 열리기 4시간 전 윤 선생이 프레스룸에 나타났다. 진짜 괴로움은 그때부터였다. “나눠준 자료대로 바로 쓰면 돼. 내가 기사체로 다 만들어 왔어. 역대 이런 대변인 봤어?” 그의 우쭐거림이 영 거슬렸지만 마감시간에 쫓겨 말을 섞지 않았다.

그의 말처럼 기자 생활 14년 동안 이런 대변인은 처음이다. 지난달 말경 청와대 기자실에서 기사를 쓰고 있는데 그가 내 자리로 왔다. “너 인터넷 기자야?” 뜬금없는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알고 보니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이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과 끊임없이 토론한다는 한 특파원의 칼럼을 인용한 부분이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

백악관 브리핑룸 앞에서 그가 나를 불렀다. 여전히 앙금이 남은 것이다. “백악관 대변인은 다를 것 같아. 천만에! 나랑 똑같아.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아.” 이게 성추행 의혹 사건이 터지기 전날의 일이다.

그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성추행이 없었다며 ‘윤창중 이름 석 자’를 걸고 맹세했다. 그다운 맹세다. 누군가는 홍보를 을(乙)의 종합예술이라 했지만 그에게 홍보란 갑(甲)의 자기과시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만 알고, 나만 말하고, 나만 옳은.

성추행의 진실 못지않게 그의 진심이 궁금하다. 그는 기자회견 말미에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제 양심과 도덕성과 애국심을 갖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살아가겠다.” 하루빨리 미국으로 건너가 자진 조사를 받는 게 그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애국심이다.

이재명 정치부 기자



http://news.donga.com/3/all/20130516/55184590/1



Posted by 겟업
2013. 8. 9. 14:00

대한민국의 역사는 해방 직후 65년입니다. 신생 조국 대한민국 이라는 것이죠. 새로 태어난 나라입니다. 우리는 65년 동안 수많은 국제적인 행사를 치렀습니다. 그 많은 행사 중 세계적인 규모를 꼽으라고 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째, 88 올림픽, 둘째 2002 월드컵, 셋째 G20 정상회의입니다. 

현재 국민소득이 2만 달러이지만 88 올림픽 당시 우리의 국민소득은 5천 달러였습니다. 당시 5천 달러밖에 되지 않던 나라가 올림픽을 개최한다고 했을 때, 많은 나라들이 실패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성황리에 올림픽을 마무리 했습니다. 그 증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단 한차례의 실수 없이 완벽하게 경기를 치러냈습니다. 둘째, 약물테스트를 할 때 국제적인 기술을 통해 금메달리스트 후보를 떨어트렸습니다. 셋째, 단 한 번의 교통사고도 유발되지 않았습니다. 넷째, 개최국의 이점을 통해 우리 선수들은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당시 저는 우리의 성공을 실감 못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대하소설 <아리랑>을 쓰기 위해서 1990년, 중국으로 취재를 갔는데요. 당시만 해도 중국과 우리나라가 정식수교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출입제한이 있었습니다. 상인들만 입국이 가능했고 작가, 기자는 금지가 됐었지요. 저는 상인이라고 거짓말을 해서 중국을 갔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한국을 굉장히 좋은 나라로 알고 있더라고요. 바로 88 올림픽 중계를 봤기 때문이지요. 만주에 우리 동포 2백만 명이 삽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 99%가 남한, 북한을 자신의 나라라고 생각 합니다. 길림, 연변은 함경도 사람들이 터를 잡았죠. 그 후 경상도 사람들이 강제이주를 하면서 만주 두만강 근처까지 올라가서 살게 됐습니다. 이분들은 해방 이후 줄곧 북한의 정치공세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텔레비전 중계를 보니까, 북한에서 말하던 남한의 모습이 아닌 거에요. 발전한 도시, 우수한 시민들의 질서의식을 본 것 입니다. 88 올림픽의 힘이 대단하죠. 1988년은 한국의 기업들이 세계적인 브랜드를 갖지 못할 때였습니다. 하지만 올림픽 개최를 통해 기업들은 엄청난 프리미엄을 갖게 되었죠. 88 올림픽은 세계에 우리의 저력을 보여준 대회였습니다. 

2002 월드컵을 볼까요. 일본과 공동주최를 했는데요. 당시 많은 국가들이 실패할 것이라며 악담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월드컵 4강까지 올라가면서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응원은 어떻습니까. 붉은악마가 700만 명이었습니다. 그런데요. 그들이 응원을 하고 떠난 자리, 어땠습니까.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갔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선진화를 보여준 모습입니다. 브라질에서 삼바축제 할 때, 몇 백 명의 사람이 다치고 거리는 쓰레기통이 된다고 합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얼마나 멋집니까. 훌륭한 시민의식을 보여줬습니다. 국민들의 응집력은 나라에 대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응집력을 통해 일체감을 갖게 되는 것이죠. 응집력은 국가적인 행사를 할 때마다 실력을 발휘합니다.

G20 정상회의는 엄청난 국제행사입니다. 경제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우리는 이미 두 번의 행사를 잘 해냈기 때문에, 이 역시 잘 치룰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정상회의를 잘 해내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이 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올림픽, 월드컵 때 보다 더 잘해서 나라의 품격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오늘의 강의 주제, ‘인간적인 삶과 경제와 우리의 미래’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소설가입니다. 대개 소설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 합니다. 물론 소설은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재미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민족 공동체, 동시대 사람들이 겪은 중요한 사건들,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함께 생각하고 공동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길을 소설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소설이 재미있는 연애담이라고 생각 한다면 큰일 납니다. 

대한민국 소설 중 가장 재미있는 연애소설은 <춘향전>입니다. 일곱 번쯤 영화를 만들었는데 사람들은 보고 또 봅니다. 춘향전은 단순한 사랑이야기가 아닙니다. 양반과 상놈의 계급문제를 이야기 하면서 사회변혁을 꾀했습니다. 춘향이와 이몽룡의 사랑뿐만 아니라 인간존중, 인간평등 사상을 봐야 소설을 제대로 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문학평론가가 필요합니다. 소설은 우리 공동체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그 임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문화사가’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역사, 철학, 종교, 문화, 풍습, 전통을 총체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들은 소설을 ‘산소’라고 합니다. 우리는 산소가 없으면 2분을 넘기지 못합니다. 소설이 인간의 삶에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죠. 인간은 서로 다른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갈등과 모순이 있기 마련입니다. 비인간적인 것을 인간적인 것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작가의 사회적 임무라는 것입니다. 세계 위대한 소설 100편을 뽑았는데요. 90%가 산소의 역할을 한 작품이었습니다. 산소 역할을 제대로 한 사람은 인류의 스승으로 존경 받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난 필연, 숙명, 운명에 대해 끝없이 생각 합니다. 우리 근 현대사 100년을 보면요. 세계 200여 개가 넘는 나라 가운데 가장 비참하게 살아온 민족이 우리입니다. 그 질곡의 역사를 어떻게 소설로 쓰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태백산>, <아리랑>, <한강>을 써서 여러분의 주머니를 축내게 했습니다. 10년 전 교보문고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한 할아버지께서 <아리랑>을 읽고 작가의 나이가 80세 즈음 된 줄 알았다고 하셨습니다. 어떻게 젊은 나이에 이런 소설을 썼냐고 하셨는데요. 그러면서 앞으로는 소설을 좀 짧게 써달라고 하셨는데 저는 그 후 <한강> 10권을 썼습니다. 

소설은 민족 언어의 자산입니다. 같은 언어를 쓰고 있는 동시대의 사람들의 슬픔과 애환을 문학으로 쓰는 것이 작가의 책임입니다. 

서울에서는 하늘의 은하수가 안보여요. 조명이 너무 밟아요. 오염이 심합니다. 은하수의 별은 대충 1,000억 개라고 합니다. 우주에 은하수는 하나만 있을까요. 아닙니다. 그런 은하수가 또 1,000억 개가 있습니다. 많은 별 중 왜 하필이면 지구에 태어났을까요. 왜 하필이면 대한민국에 태어났을까요. 왜 하필이면 지금 이 자리에 있을까요. 여러분과 저는 수 만년의 인연에 의해 만난 것입니다. 소설은 소소한 이야기라는 뜻이에요. 백성들이 사는 이야기, 저잣거리에서 사는 이야기를 엮어 내는 것이 소설의 기원입니다. 그래서 소설가들은 잡다한 것을 많이 알아야 합니다. 

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 자살률이 1위입니다. 원인이 무엇일까요. 국민소득 2만 달러인 나라가 이래서 될까요. 삶의 만족도가 10위권 안에는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 원인은 두 개 권력에 있습니다. 정치권력과 경제 권력이죠. 그 두 개의 권력에 비해서 소설은 권력이 없습니다. 그것은 작가가 시대를 바라보는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공통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 합니다. 

박정희 대통령께서 경제성장을 추진했습니다. 70년대 초, 중반 정부가 축적의 시대를 부르짖었습니다. 민족 자본을 만들어서 세계와 싸워야 한다는 것이죠. 여기에는 국민여러분 참고 기다리시면 언젠가 분배해 드릴 것입니다라고 하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 국민들은 세계 강국의 하청업자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정권이 몇 차례 바뀌었지만 분배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여전히 그 약속을 기억하고 있는데 말이죠. 우리 경제는 배신을 하면서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가의 눈으로, 작가의 양심으로 경제의 모순을 써왔습니다. <한강>을 통해 남북한 정권들이 분단을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이야기 했습니다. 경제 발전 40년 과정이 어떠했으며, 그 주역은 누구인가를 이야기 했습니다. 그 주역은 국민입니다. 그들의 삶을 기록해 놓은 것이 <한강>입니다. 그러면서 기업의 측면을 생각하게 됐고 <허수아비춤>을 집필하게 됐습니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잇습니다. 작가가 하나의 작품을 만들 때는 이처럼 끝없이 축적을 시킵니다. 

우리는 왜 삽니까? 우리는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 삽니다. 우리 인생은 무엇 입니까. 인생이란 연습도 재공연도 할 수 없는 단 1회의 연극입니다. 연극을 연출하는 사람,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 주인공은 다 여러분입니다. 여러분 하나하나가 모아져서 민주국가를 이루는 겁니다. 민주주의란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라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선거를 통해 확인하죠. 백성의 하늘은 땅입니다. 임금의 하늘은 백성입니다. 백성을 굶주리게 하는 임금은 반드시 몰락합니다. 한반도의 오천년 역사를 보면 수없이 많은 왕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백성을 굶주리게 한 왕은 몰락했습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세계의 왕이 그러했습니다. 

최근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국민의 85%가 나는 서민이라고 답했습니다. 서민이라는 말 속에는 ‘나는 가난해’, ‘나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런 회한이 들어 있습니다. 반면에 1980년대 ‘나는 중산층이야‘ 하는 사람이 75%였습니다. 지금의 4분의 1밖에 안 되는 국민소득을 가지고 말이죠. 그렇지만 그때 우리는 잘 살 거라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즉 지금의 우리사회는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요즘 제 소설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대기업의 비리가 폭로되고 있습니다. 탈세, 불법상속을 통해 축척된 엄청난 비자금을 보며 국민들은 얼마나 절망했을까요. 이제는 기업도 투명경영을 하고 세금을 제대로 내야 합니다. 정부에서는 그 세금을 통해 복지기반을 만들어야 합니다. 혜택 받지 못하는 7, 80대 어르신들에게 연금을 줘야 합니다. 지하철 무료로 타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국민은 사회를 이룩하는데 공헌했습니다. 사회가 톱니바퀴처럼 얽혀있듯 아무리 하찮은 직업도 경제발전의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모두가 도둑질 하고 사기 치지 않고 국민으로서의 역할을 다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복지국가가 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절망했습니다. OECD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국가는 국민에게 세금을 거둬서 운영하는 조직체입니다. 그래서 나라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시민단체의 세금거부 운동입니다. 기업들은 상품불매운동 제일 무서워합니다. 국가는 기업이 잘 되도록 북돋아 주고 그들이 이윤을 창출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세금을 받는 겁니다. 그런데 왜 기업들은 세금을 다 내면 사업을 못한다고 생각할까요. 다른 나라들이 200년에 걸쳐 만든 민주주의를 우리는 단 50년 만에 이룩했습니다. 경제발전도 마찬가지죠. 압축 성장을 했습니다. 그 사이 거대 기업들은 엄청난 부자가 됐습니다. 제가 <허수아비춤>이라고 제목을 정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기업이 잘 되어야 잘 산다는 맹신 내지는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의 범죄에 대해 너무 관대했습니다. 대기업들이 저지르는 반사회적인 행동을 허수아비 춤이 되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다른 선진국을 볼까요. 그들이 우리나라처럼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되었을 때, 기업이 불법상속이나 탈세를 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4만 달러 시대로 갈 수 있었던 겁니다. 기업들의 행태를 제대로 바꾸지 않으면 우리는 4만 달러로 갈 수 없습니다.

저는 기업에게 피해를 입히기 위해서 책을 쓴 것이 아닙니다. 국민 80% 이상이 대기업들이 불법으로 돈을 벌었다고 생각 합니다. 저는 기업들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사랑받고 신뢰받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글을 썼습니다. 1차적인 감정으로 저를 미워하겠지만요. 기업인들은 결단력이 빠릅니다. 이 때문에 이성을 회복해서 저를 바라보면 저에게 감사할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가을을 맞아 회사 전 사원들에게 이 책을 사 줄 것을 기대 합니다. 

여러분과 제가 지금 함께 있는 이 필연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습니다. 사람 일이 뜻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운명, 숙명이라고 말 합니다. 사람은 유한한 인생을 살다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믿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소설은 어떤 사실을 제시만 하지 해결은 못합니다. 하지만 저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모든 국민이 시민단체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공무원 권력, 법조계 권력 전부다 국민들이 감시해야 합니다. 이것을 막는 것은 법이 아니라 시민입니다. 시민의 힘이 국가를 만듭니다. 독일, 프랑스의 시민단체가 오만 개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민주화 투쟁 이후 시민단체가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국민이 무관심하기 때문입니다. 

시민단체에 후원하는 돈은 크지 않아도 됩니다. 십시일반이라고 했습니다. 남성동포 여러분, 한 달에 다섯 번 마시는 술, 두 번 줄이고 시민단체에 보내면 됩니다. 여성 동포 여러분, 하루에 다섯 번씩 바르는 립스틱 두 번씩만 바르시면 됩니다. 립스틱은 화학약품입니다. 몸에 좋지 않아요. 그 돈 아껴서 시민단체에 기부하세요. 시민단체 활동비가 한 달에 40-50만원입니다. 그들은 이 돈으로 좋은 사회를 위해 헌신합니다. 직접 시민단체 활동 할 수 없다면 그들이 잘 하도록 토대를 만들어 주면 됩니다. 자녀교육 따로 필요 없습니다. 아이 손잡고 시민단체 시위에 나가서 함께 소리 질러 보세요. 이것이 산 공부입니다.

멀리 보세요. 책도 읽으시고 읽으신 만큼 생각 하세요. 그러면 우리 사회는 빛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대통령은 이제는 삶의 질을 높여야 할 때라고 했습니다. 저는 <허수아비춤>을 통해 여러분에게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을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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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8. 9. 13:56

어떻게 하면 나비축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축제는 하루아침에 성공하지 않습니다. 제가 처음 간부회의에서 제안 했던 것이 청와대를 나비로 점령하자였는데요. 4월 25일 지구의 날, 청와대 녹지원에 나비 날리기를 계획했습니다. 처음에는 반대도 많았지만, 결국 청와대 녹지원에서 나비를 날렸습니다. 故 노무현 대통령, 故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도 나비를 날렸고, 현충일에도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한 나비를 날렸습니다. 당시 5,000여 마리를 날렸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나비가 높이 날아서 묘역 주위를 날아가는데 영령들의 혼이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늘 저의 주제는 기업이 아닌 공무원들이 어떻게 해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성공할 수 있었을까 입니다. 제 이야기가 대한민국 선진화에, 공무원들의 도전정신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함평은 왜 나비로 돈을 벌 생각을 했을까요? 함평은 노인인구가 30%가 넘는 초고령 사회 입니다. 귀향하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유명인물도 없고, 심지어 특산물도 없습니다. 신이 공평하다면 우리에게도 어떤 선물을 줘야 하는데 우리 지역에는 하나도 주지 않았다는 서운함마저 들었습니다. 그러나 함평만이 가진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지 못하면 대한민국 지자체에서 결코 1등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함평에 맞는 컨셉은 뭘까? 1998년 7월에 첫 취임을 한 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21세기는 문화, 환경, 여러 키워드가 있습니다. 저는 KBS 피디 시절에 ‘나비’ 다큐멘터리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문득 나비가 떠오른 겁니다. 나비를 통해 친환경 이미지를 제고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 체험 학습의 장을 만들면 사람들이 모일 것이고, 곧 새로운 관광 상품이 만들어 지지 않을까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현 공무원들이 관심을 가져 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나비 전도사가 되어 고군분투 했습니다. 공직자, 의원, 군민들을 만나서 나비축제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하여 1999년 5월 5일 세계 최초의 나비축제가 만들어졌습니다.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차들이 다 못 들어와서 줄을 서 있을 정도였습니다. 잔잔한 호수에 큰 돌이 떨어 진 것입니다. 우리 함평도 뭔가 되려나 보다하고 희망이 생겼습니다. 저희는 너무 황홀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 후로 공무원들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군민들은 자원해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축제 공화국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남의 축제를 따라하죠. 존재하지 않고 있던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저희 역시 한 자리에 머물 수 없었습니다. 축제가 10회째를 맞이했을 때 다시 사고를 쳤습니다. 세계 최초의 나비 곤충 엑스포를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정부의 반대는 컸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엑스포가 많이 개최되는 곳이 프랑스입니다. 그곳은 브래지어 하나로도 축제를 합니다. 일본은 작은 시골 마을이 연극 엑스포를 치러서 부를 창출 했습니다. 이런 사례를 본다면 우리 대한민국이 선진화로 가는 길도 234개의 지방자치가 창조 마인드로, 창조 도시로 만들어서 경쟁력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나비 엑스포는 합리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 합니다.”

함평에는 아직도 큰 호텔이 하나 없습니다. 이런 지역에서 엑스포를 하려다 보니, 참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엑스포가 열리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관광객과 국내외 곤충학자들이 참여를 했고,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렀습니다. 

저는 12년 동안 블루오션, 창조 경영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황금박쥐가 세계에 2-30만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함평 지역에 황금박쥐 60여 마리가 발견 된 겁니다. 저는 주민들에게 황금박쥐를 보물로 만들기 위해 사유지를 보호구역으로 양보해 줄 것을 부탁 했습니다. 모든 주민들이 동의를 해 주었고 생태보호구역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보호구역이 자칫 잘못하면 주민들에게 귀찮은 존재가 됩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군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줄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순금으로 된 황금박쥐 조형물 계획을 세웠습니다. 당시 금이 1돈 당 4만 원 정도였는데요. 이 계획을 말씀드렸더니 또 중앙정부는 반대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아이디어로 성공하겠다며 30억 원을 부탁드렸고, 10억 원을 받게 됐습니다. 그리고 의회에 부탁해 20억 원을 확보해 조형물을 만들었습니다. 황금박쥐 조형물은 함평군민들의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함평에는 한때 레슬링으로 유명했던 농업학교가 있습니다. 이 학교를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골프가 떠올랐습니다. 농업학교다 보니까 잔디가 많았고 관리도 잘하고 있었습니다. 농업학교에서 변신을 해서 본격적으로 골프를 육성하기 시작했고 이 학교에서 신지애 선수, 장수연 선수가 배출 됐습니다. 

함평군은 임시정부에서 재무장을 지낸 김철 선생이 태어난 곳입니다. 저는 우리의 인물이 계시기 때문에 기념청사를 만들자고 했습니다. 김철 선생의 생가 터에 기념관을 건립하고, 바로 옆에 김철 선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임시정부청사를 재현했습니다. 

저는 돈 없다고 하지 말고, 권한 없다고 하지 말고, 제도가 안 된다고 하지 말고, 돌파 하자고 이야기 합니다. 이곳 해치마당 바로 위에 계신 이순신 장군 역시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리더십으로 일본을 이겼습니다.

함평을 찾은 관광객은 98년 12만 명에서 현재 450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농업이 영어로 agriculture입니다. 즉 농업은 땅의 문화인 것이죠. 그래서 농업을 생각할 때는 디자인을 접목하고, 기능성을 더하고 문화를 함께 떠올려야 합니다. 가장 함평스러운 것, 가장 농촌스러운 것으로 농업 외 소득을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시보다 잘 살 수 있는 농촌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신안 앞바다에서 괴물이 나왔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저는 밋밋한 생태 체험장에 괴물을 설치하면 다양해 지지 않을까 생각 했습니다. 뱀을 전시하기 시작했는데, 파충류에 그렇게 관심이 많을 줄 몰랐습니다. 한 줄은 나비를 보러가고, 한 줄은 괴물을 보러가더라구요. 블루오션이자 창조오션입니다. 
이것을 산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세 가지 전략을 세웠습니다. 
첫째, 세계최대의 뱀 생태관입니다. 아마존강 주변 같은 인공생태관을 만들어서 볼거리와 학습의 장은 만드는 것입니다. 둘째, 뱀을 통한 신약 개발입니다. 태국만 가도 뱀의 독을 이용한 약이 있습니다. 화학, 중금속치료 등 신약을 개발 하는 것입니다. 셋째, 뱀을 키우는 것입니다. 

현재 함평군은 뱀 생태관이 들어서고 신약도 개발 중이며 뱀도 육성하고 있습니다. 하면 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즐겁게 일하는 것만큼 효율적인 방법이 없습니다. 

애정을 갖고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뜻은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마인드로 가면 블루오션은 이루어집니다. 20세기는 아담스미스가 말한 국부론의 시대였습니다. 이제는 지방의 시대,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대입니다. 민주주의가 잘 뿌리를 내려서 작은 정부들이 제각기 색깔을 갖고 정체성을 가진다면 이것이야 말로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생각 합니다. 중앙정부에서는 교육자치, 지방자치를 밀어 주면서 지방만이 갖고 있는 장점에 집중하고 세계화할 수 있는 지원을 해주어야 합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모든 지자체가 각자의 색깔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불씨>입니다. 일본의 에도 막부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17살 주인공이 한 마을에 양자로 들어오면서, 서구화 시대가 열리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개혁으로 성공해서 잘살게 된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불 꺼진 불씨를 살려서 큰 불을 만들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3’이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첫째 3은 3대가 공을 들여야 합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본인까지 말이죠. 
둘째 3은 공가, 처가, 애가, 나라와 처가, 가족에게 애정을 가져야 합니다. 
셋째 3은 친구, 선후배, 조직 간에 서로 잘해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군수시절 같은 차를 11년 동안 탔습니다. 리더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솔선수범, 언행일치 하는 곳만이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가 초심으로 돌아가 나라를 발전시키고, 지역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질 때 대한민국은 선진화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겁니다. 

Posted by 겟업
2013. 8. 9. 13:53

잘 사는 나라, 일류국가, 선진국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 공통점은 분명한 목표와 전략에 있습니다. 전략을 가지고 국민의 힘을 모았기 때문에 선진국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어떤 경로를 거쳐 일류국가가 되었을까요. 나라별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은 세계 강대국입니다. 세계 1등이 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링컨’ 때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까지 포함한 44명의 대통령 중 넘버원은 링컨입니다. 노예해방을 이루어서가 아닙니다. 노예해방은 링컨의 목표달성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을 뿐입니다. 링컨의 목표는 미국 통일이었습니다. 미국 남쪽은 버지니아계로 영국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고요. 북쪽은 네덜란드로 갔던 청교도들이 동경을 가지고 정착 한 곳입니다. 미국은 건국 때부터 마찰의 소지를 가지고 있었던 거지요. 남북전쟁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전쟁 이었습니다. 링컨 이전의 대통령은 어떻게 해서든 전쟁을 막아보기 위해 다독이고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링컨은 전쟁이 필요하면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노예제도를 통해서 통일을 할 수 있다면 노예제도를 유지하겠지만, 반대로 노예제도를 없애야 통일을 할 수 있다면 없애겠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통일이 필요했던 거죠. 미국은 전쟁을 통해 국가의 토대를 만들었고, 지금의 강대국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링컨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지금 미국은 남아프리카 대륙처럼 수많은 50개 국가로 갈라질 수도 있었겠죠. 50개 주가 하나 된 미국은 강대국입니다. 현재 미국이 가지고 있는 군사력은 전체 유럽, 아시아를 다 합친 것과 대등합니다. 앞으로 100년까지 미국은 강력한 국가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늙어가는 제국이라고 하지만 영국 역시 세계를 제패한 경험이 있지요. 아직도 영국 국기를 쓰고 있는 나라가 40~50곳 됩니다. 대영제국은 해질 날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단한 나라였습니다. 여기에는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있었습니다. 여왕은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강력한 해군을 만들었고, 영국 함대는 세계최강이라는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찌르고 해상권을 장악합니다. 해군강국이 국가 전략이었던 거죠.

유럽에서 요즘 제일 잘나가는 나라, 독일입니다. 독일은 18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유럽의 3류 국가였습니다. 독일의 주식이 감자인데요. 감자가 구황식품입니다.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감자를 먹는 거죠. 통일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프랑스의 멸시를 받던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독일은 부강한 나라가 되었을까요. 바로 비스마르크라는 재상 때문입니다. 그는 독일의 통일을 강하게 밀어 붙였죠. 나폴레옹, 비스마르크 등 많은 사람들이 통일된 제국을 원했습니다. 권력이 좋아서였을까요. 통치자가 되고 싶어서였을까요. 독일 통일을 보면 단순히 권력에 대한 욕심만으로 통일을 추진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통일은 정치보다 경제 네트워크 때문에 필요합니다. 비스마르크는 정치적인 이유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경제적인 이유로 통일을 이룩했습니다. 통일 이후 독일은 강력한 세력으로 등장해서 승승장구를 합니다.

 

금융위기를 맞은 나라를 가리켜 ‘PIGS’ 라고 하죠. 여기서 P는 포르투갈, I는 이탈리아, G는 그리스, S는 스페인입니다. 이들의 특징은 씨에스타를 실시하는 낮잠 자는 나라라는 것입니다. 그래도 이 중 이탈리아는 G7에 속하고 굉장한 파워를 과시하는 나라입니다. 그 힘은 가리발디 장군에 의한 이탈리아 통일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통일 후 지금도 이탈리아의 지역색은 강합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이탈리아 국민이라고 믿을 때는 월드컵밖에 없다고 합니다. “당신은 어느 나라 사람입니까?” 물어보면 이탈리아 사람들은 나라와 함께 꼭 출생 도시명을 말합니다. 이탈리아 통일 당시 초대 수상이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이탈리아를 만들었다. 이제는 이탈리아인을 만들고자 한다.” 그만큼 통일된 이탈리아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는 거죠.

 

이제 러시아로 가 볼까요. 강대국 하면 러시아 보다는 소련이 떠오르죠. 소련이 전 세계 3분의 1을 좌지우지 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볼셰비키 혁명을 통해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잘 살자는 이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잘 사는 이상 국가를 만들겠다는 꿈은 현실을 무시한 이상주의였습니다. 빵장수가 아침부터 부지런히 빵을 만드는 것은 자부심이 아니라 이익을 얻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은 욕심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죠. 이것을 소련은 간과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곡식이 쌓여서 넘치는데 기차가 고장 나서 허허벌판 시베리아까지 갈 수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분배가 안되고, 이런 비효율 때문에 소련은 몰락하고 러시아가 됩니다.

 

이제 아시아로 넘어와서 일본과 중국, 한국을 보죠.

일본은 1853년 미국인들이 끌고 온 배에 의해 허겁지겁 나라 문을 엽니다. 일본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외부에서 들여와야 합니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은 다른 문화를 잘 받아들입니다. 앞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요. 여기에 자신들에게 잘 맞추어서 변형시키는 능력도 있습니다. 이 당시 영국이 세계패권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군대가 작았습니다. 그래서 동인도회사, 서인도회사를 만들어 일반 민간인들에게 군사권을 줍니다. 영국 상인들은 인도에 가서 인도의 용병을 고용하고, 인도를 지배했는데요. 영국인들은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한 자본이 필요했습니다. 이때 옆에 있던 큰 시장이 중국이었습니다. 중국에게 모직, 담배, 차를 팔려고 했지만 잘 안됐죠. 그러자 영국 사람들은 비겁한 방법으로 아편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아편전쟁의 계기가 됐고, 중국은 영국에 패배하고 말죠. 이 전쟁을 계기로 중국, 일본은 개혁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두 나라가 개혁을 하는 모습은 달랐습니다. 일본은 국가 목표를 ‘서양 따라잡기’로 정했습니다. 1868년 국가의 전략을 ‘탈아입구(脫亞入歐)’로 세웠습니다. 아시아를 버리고 유럽으로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일본은 모든 제도를 서양식으로 바꿉니다. 또 하나의 국가 전략이 ‘화혼양재(和魂洋才)’입니다. 일본의 정신을 유지한 채, 서양의 학문을 받아들여서 더 우수하게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불과 20년 만에 강국이 되어서 우리나라를 침략했고요. 청일전쟁에서 승리하고, 러일전쟁에도 승리합니다. 세계열강에 진입한거죠.

 

그럼 이번엔 중국을 살펴볼까요. 이제 중국이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앞으로 중국이 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하죠. 중국과 일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중국은 단 한 번도 중화사상을 버린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자신들의 시스템을 유지하고 서양의 학문만 받아들였습니다.

 

일본인들은 세계 진출을 해도 Japan Town을 만들지 않습니다. 그들은 외국에 나가면 그 나라에 동화를 하지요. 그러나 중국 사람은 어디를 가나 China Town을 만들어서 그들만의 공동체를 만듭니다. 중국의 목표는 중화사상을 통한 세계으뜸국가 건설입니다. 그래서 중국은 대만, 티벳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지요. 두 개, 세 개의 중국은 피바람이 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존재하는 한 티벳 독립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국의 발전과 움직임이란, 세계제패가 아니라 세계으뜸나라로 올라서는 겁니다.

 

그럼 그렇게 잘나가던 일본이 왜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을까요. 저는 국가전략의 부재라고 생각 합니다. 지금까지는 서양을 따라 잡자는 것이 국가 전략 이었습니다. 즉 ‘탈아입구(脫亞入歐)’를 했는데,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는 거죠. 뒤집어 이야기 하면 자기 거부 내지는 자기 부정입니다. 황인종이 황인종이지 어떻게 백인이 됩니까. 자기 정체성 부정입니다. 일본에서는 동양인이 쓴 책은 잘 안 팔립니다. 서양인이 쓴 책만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아시아에 대한 폄하가 있는거죠. 이제 아시아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이미 일본에는 서구적인 사고방식이 뿌리내려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만든 세계적인 발명으로는 뭐가 있을까요. ‘워크맨’과 ‘가라오케’라고 하죠. ‘워크맨’은 단지 서양에서 만든 녹음기를 작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가라오케’ 역시 서양에 있던 것을 반주기 형태로 바꾼 것뿐입니다. 정체성 부재가 일본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우리 국민이 국가전략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잘 살아 보세’입니다. 이 슬로건만큼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것이 없습니다. 외국에서는 대한민국을 인정해 주는데 우리만 모릅니다. 동구권 몰락이 대한민국 때문에 시작됐다는 것 아세요? 코리아에서 올림픽을 한다고 했을 때 동구권에서는 코웃음을 쳤습니다. 코리아를 거지들이 넘쳐나는 폐허의 나라로 알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올림픽 때 보니 서울 거리에는 자동차가 넘쳐나고 사람들이 옷도 잘 입고, 굉장히 발전해 있는 겁니다. 동구권이 넘어지기 시작한 시기가 올림픽이 끝난 1989년부터입니다.

 

저는 <먼 나라 이웃 나라>를 쓰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길 꿈꾸었습니다. 그 꿈이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실현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우리는 세계변방국가에서 세계중심국가가 되는 것을 꿈꾸었고, 이제 이루었습니다. 오케스트라로 치면 저 끝에서 탬버린만 치다가 지휘자가 된 것입니다. 모든 것의 중심이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입니다. 1960년대 1인당 국민소득이 60달러에서 현재 2만 달러로 올라섰습니다. 세계 10대 무역국에 들어갑니다. 세계 220여개 나라 가운데 남의 나라의 도움을 받다가 도움을 준 유일한 나라입니다. 이번 G20정상회담이 큰 성과를 낼 것으로 믿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과거의 G7은 백인과 기독교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G20에는 신흥국이 참석하기 때문에 모두의 의견을 아울러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반열에 섰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선진국으로 가야 할까요. 미국처럼 힘만 세고 미움 받는 나라, 일본처럼 잘 살아도 업신여김을 받는 나라, 이런 나라들은 우리가 원하는 선진국이 아닙니다. 한국은 한류가 있는 나라입니다. 일류, 중류는 없습니다. 즉 콘텐츠가 풍부한 나라라는 거죠. 독일을 가면 피아노 있는 가정이 100군데 가정 중 1곳이 있을까 말까인데요. 우리나라는 아무리 못살아도 집집마다 피아노가 있어요. 엄마들의 욕심이 아이들을 르네상스적인 인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콘텐츠가 다양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겁니다.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저력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한글’ 역시 정말 대단한 글자입니다. 자기 언어에 맞는 문자를 직접 만들어 쓴 민족이 한민족 밖에 없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소수 민족이 한국어를 배운다고 하지요.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수많은 민족이 사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일입니다. 다양함 속의 통일인거죠. 우리가 문화적 자존심을 내세우면 안 됩니다. 한글을 쓰는 것으로 고맙게 여겨야 합니다. 그들의 문화적 자존심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 합니다.

 

독일 친구들이 와서 제일 놀라는 것이 깨끗한 서울 거리입니다. 담배꽁초 하나 없다는 거에요. 프랑크푸르트 같은데 가보면 길거리에 마약이 깔려 있고, 파리 거리는 더럽기로 유명하죠. 그에 반해 대한민국 참 깨끗합니다. 선진국은 무엇보다 사랑받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사랑받는 나라, 존경받는 나라 대한민국이 되어야 합니다. 왜 미국과 일본이 미움 받을까요. 물건을 팔기만 했지 베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공존을 국가적 목표로 만든다면 누가 우리를 미워할까요.

 

세계에서 사랑받는 나라 중 한 곳이 캐나다입니다. 사랑을 장담하지는 못하겠지만 미움은 안 받습니다. 캐나다는 남에게 폐를 끼친 적이 없습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난민을 보호하고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제일 먼저 달려가는 나라가 캐나다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나라로 꼽지요. 캐나다는 우리나라의 100배나 되는 땅에 인구는 우리나라의 3분의 1 밖에 안됩니다. 인구는 적은데 자원은 풍부해서 돈도 많습니다. 게다가 베풀 줄 알고 끌어안을 줄 아는 나라이기 때문에 캐나다를 미워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남북통일을 하면 우리는 8천만 인구가 되고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됩니다. 이제는 사랑받는 국가를 선진국 목표로 세워야 합니다. 우리가 선진국이 된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이번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어떤 선진국이 될 것이냐에 대해 다함께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겟업
2013. 7. 20. 14:06

한류전략연구소 소장이 본 한반도 미래비전 “新문예부흥국”


신승일 박사

한류전략연구소장, (사)한류산업협의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와 미국 버지니아텍 시스템 공학과를 졸업했다. (사)한류산업협의회를 조직해 한류의 세계화, 산업화, 쌍방향적 문화교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글은 7월7일 국회대강당에서 개최된 “신한류 문화산업 정책토론회”에 발표된 내용이다.
 
한류의 거센 바람이 휘몰아쳐 지나간 자리에 제2기 한류가 움트고 있다. 대중문화가 닦아놓은 한류의 길 위로 한국의 다양한 문화가 전파되어 쌍방향적 문화교류와 융합을 이루면서 문화 르네상스를 일구어 낼 기회가 온 것 같다. 그 동안의 한류는 한국인의 삶의 본질과 역사, 사상,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드라마, 가요, 영화 등 대중문화의 전달 위주였고,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문화 획일주의와 한탕주의로 놓쳐버리는 듯하였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 등 한류국가에서는 대중문화로 촉발된 한류로 인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고, 우리가 하기에 따라 한국 문화가 크게 전 방향적으로 펼쳐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2007년 4월 일본의 중견 여배우 ‘구로다 후꾸미’는 “한류는 대중문화로 인해 촉발되었지만, 일본의 한류팬들 가운데서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알고자 하는 수요가 많이 생겼다. 그런데 정보가 없어서 아쉽다”라고 했다.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녀는 “한국인의 예쁜 마음이 어디서 왔을까 궁금하다. 아마 유교 때문이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중국에서는 2006년 10월 베이징 사범대학의 위단 교수가 cctv에 논어 강의를 하면서 공자 붐을 불러 일으켰다. 위단 교수의 <논어심득>은 450만부 이상이 팔렸다. 2000년 이상 동아시아의 정신세계를 지배해 왔지만, 문화혁명 시기에 부관참시를 당하다시피 했던 공자가 지금 중국에서는 완전히 되살아났고 전통문화 붐이 불고 있다. 세계 곳곳에 ‘공자학당’이 세워지고 있으며, 공자 탄생 기념식은 국가 행사로 승격되었다. 전통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여기저기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성인식과 전통혼례를 찾는 이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물질문명의 폐해와 경쟁에 지친 현대인들이 ‘전통’으로 회귀하고 있다. 우리 전통 속의 생명 평화 사상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보편적인 정서이다. 이러한 맥을 제대로 짚어낸다면, 우리 문화와 전통에 살아있는 ‘보편성’은 세계인과 호흡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전통문화 콘텐츠는 세계를 향한 문화발신의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 특히 한스타일 전통문화에는 참살이 (웰빙), 과학, 품격, 건강의 요소가 깃들여 있어 여하히 개발하고 마케팅 하는지에 따라 세계인에게 환영받을 여지가 크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의 폐해, 경쟁으로 찌든 현대인들이 목말라하는 쿨한 제품, 문화상품, 서비스, 음식, 관광 상품 등이 한국의 전통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많이 개발될 수 있다.

한류의 맥은 상고시대부터 시작되지만, 5세기경의 백제 왕인박사, 통일신라 시대의 장보고, 고려시대 몽골의 ‘고려양(高麗樣)’ 등으로 이어져 오던 문화수출이 전 세계를 향한 문화발신국으로 변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비록 대중문화가 주가 되었지만 한류는 현재 70여 개 국에 퍼지고 있으며 탄탄한 한류고속도로를 구축하고 있다. 이 고속도로는 신한류 콘텐츠가 달려 나갈 인프라이다. 신한류는 대중문화를 위시한 다양한 형태의 한국 문화로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5천년을 이어온 찬란한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강대국의 흥망>의 저자 폴 케네디는 “오래된 정신문화 유산과 유서 깊은 역사적 배경이 있는 국가들은 흥망의 깊은 수렁에 빠지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부활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고 했다. 신한류 시대에는 우리의 전통문화와 고급문화 예술 등이 다양하게 전파될 것이다. 한국이 맞이한 중요한 기회인 한류가 홍콩 느와르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풍부한 콘텐츠가 생산 공급되어야 하는데, 우리 전통문화와 예술에는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닌 콘텐츠가 무한히 들어있는 것 같다. 신한류 시대를 맞아, 이러한 콘텐츠를 세계화해 나가는 것은 한국을 문화강국으로 우뚝 세우는 작은 목표로부터, 3세기마다 한반도에 찾아오는 문예부흥을 일으키고, 전 인류를 향한 신르네상스를 창조해 나가는 큰 목표까지도 내포한다. 이러한 일들이 필연적으로 이루어지려면, ‘내가 신한류의 주인공’이라는 인식을 국민 모두가 가지는 ‘국민 한류’ 시대를 열어가고자 하는 의지와, 신한류 국가문화전략이 필요하다. 

이 발표문에서는 신한류의 개념을 정립하고, 국가브랜드와 신한류의 관계를 설명하며, 신한류(특히 전통문화 콘텐츠)가 국가브랜드를 제고하는데 필요한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21세기 한반도 문예 부흥
 
한반도에는 대략 3세기마다 문예 부흥의 주기가 있었다. 12세기 고려시대에는 금속활자, 상감청자, 팔만대장경 등 중국과 차별화된 찬란한 문화를 일구었으며, 15세기 세종 조에는 훈민정음 창제, 과학기술 분야의 많은 발명, 음률정비 등으로 조선 초 문예부흥을 이루었다. 18세기 영정조 때에는 성리학을 바탕으로 진경산수화, 판소리, 탈춤, 문학 등이 찬란하게 문예부흥의 꽃을 피웠다. 다시 3세기 후, 우리는 21세기의 초입에 서있다.

한편 문명의 변천사는 메소포타미아, 황하, 인더스, 이집트 4곳에서 발상하여 그리스 로마문명의 지중해를 거쳐 15-18세기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 대서양으로, 다시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이동하였고 역사학자들은 이제 태평양을 건너 극동에서 신문명이 탄생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생명문화사상이 주목받고 있다. 노련한 세계의 상인들은 ‘아메리카를 팔아서 아시아를 사라’라는 얘기를 한다.  

폴 케네디는 일본 동경대 강연에서 “21세기 아시아 태평양 시대의 중심은 누구냐?”는 질문에 미국은 청교도정신, 개척자정신, 정신적 지도력을 잃었다고 했으며 “never japan, never china, maybe korea”라고 했다. 

녹색운동의 창시자이며 신비주의자인 루돌프 슈타이너는 “인류문명의 대전환기에는 인간의 새로운 삶의 양식을  결정할 원형(原型 archetype)을 제시하는 성배(聖杯)의 민족이 반드시 나타난다. 이 민족은 개인적으로나 민족적으로나 깊은 영성을 지니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상을 갖고 있지만 거듭되는 외침(外侵)과  폭정(暴政)에 억압되고 훼손되어 그 이상을 쓰라린 내상(內傷)으로만  간직한 민족이다. 지중해 문명의 전환기에 나타난 그 민족은 이스라엘이지만 오늘날은… 한국이다”라고 했다. 지구온난화와 서구 물질문명의 폐해로 인류 문명의 대전환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문명학자들의 얘기다.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는 “한 나라가 세계무대에서 한 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할 때에는 경제력, 군사력의 성장과 함께 반드시 문화의 융성이 이루어 졌다”라고 <강대국의 흥망>에서 갈파했다. 루이 14세 때의 프랑스, 메이지 유신 때의 일본 등이 비근한 예라 할 수 있다.

백범 김구는 ‘아름다운 조국’을 원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문화 강국’을 말한다. 50년이란 짧은 기간 내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어낸 한국의 다음 과업은 문화강국 입국이다. 정치 경제 문화가 균형을 이루어 골고루 발전할 때에야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한들, 문화국가가 되지 못하면 선진문화국으로 대접받지 못할 것이다. 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문화의 융성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경복궁 근정전에 삼족정이 설치되어있는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위의 내용을 볼 때, 시공간적 문명의 솟구침이 21세기 한반도에서 교차하게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에 한류의 물결이 더해져 상승추세의 골든크로스를 형성하며 한국 주도의 신르네상스 문예부흥의 시대를 예감케 한다. 한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를 향한 문화발신국이 되고 있다. 신한류를 육성하고 세계화하는 것은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하면서 일등국가로서의 품격을 갖추는 주춧돌이 된다. 21세기 초입에 나타난 한류현상은 깊은 땅속의 우물물을 퍼 올리기 위해 붓는 한 종지 ‘마중물’인데, 깊고 다양한 우리 문화를 세계에 선보이기 위해 퍼 올리는 작업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 있는 그대로의 문화도 좋지만 세계인의 기호에 맞도록 보정하고 현지화하고 쌍방향교류를 통해 이종교배하면서 새롭게 거듭난 콘텐츠로 소개되기도 해야 한다. 유무선 통신수단의 미증유적인 발달로 인해 이러한 콘텐츠는 국경을 넘어 한류고속도로 위를 거침없이 달려 나갈 준비가 되었다.
 
신한류(新韓流)란 무엇인가?
 
대중문화로 시작한 한류는 다양한 장르로 확산되고 있으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붐이 식었다지만 ‘연애는 끝났고 결혼만 남았다’는 지적처럼 일본 중국 등에서의 한류에 대한 사랑은 굳어지고 있다. 드라마, 대중가요, 영화의 삼두마차로 시작한 한류는 한국 전통문화와 예술, 고급문화, 난타 점프 비보이 퓨전국악 등과 같은 퓨전문화, 시민운동 새마을운동 응원문화 화장실문화 전자정부와 같은 제도나 운동, 템플스테이 고택스테이 슬로시티와 같은 녹색관광, 의료관광, e-스포츠, 바둑, 골프 야구 피겨스케이팅의 스포츠, 뿌까 뽀로로 아기공룡 둘리 등 만애캐(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한국어 학습, 디지털한류 등 제반 문화 분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처음 한류가 시작된 중화권과 일본은 물론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까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이집트 이란 등 중동, 멕시코 등 중남미를 비롯하여 동유럽에도 상륙하여 전파되고 있다. 

이러한 차제에 최근 신한류의 기류가 넓게 형성되고 있다. ‘한국 1등=세계 1등’이 공식화된 브레이크댄스는 세계 젊은이들의 문화코드가 되었다. 세계 최초로 프로게임단을 탄생시킨 한국은 e-스포츠 강국이다. 프로게이머들의 국위 선양은 월드컵 국가 대표선수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못지않다. 비언어극(넌버벌 퍼포먼스)인 난타와 점프, 비보이 관람은 외국인의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 잡았으며 퓨전 국악의 다양한 장르들이 탄생되어 젊은이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한류와 it가 결합한 ‘디지털 한류’는 ‘데카르트’(tech+art: 기술과 예술의 결합)의 새로운 프런티어를 열어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스타일의 육성과 세계화는 한식, 한복, 한지, 한글, 한옥, 한국음악 등 전통문화 콘텐츠를 다루고 있는데 이는 신한류 코드의 핵심재료라고 할 수 있다. 

대중문화 위주의 한류가 1기 한류였다면, 위에 열거한 전통문화, 고급문화 예술, 퓨전문화, 제도와 운동, 만애캐, 녹색관광, 의료관광, e-스포츠, 디지털한류 등 제반 문화를 포괄하는 것을 제2기 한류, 포스트 한류, 또는 신한류 라고 일컫는다.
 
신한류는 ‘전통’을 먹고 자란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찾기 힘들었다. 개막식에서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보여 주는 영상 이미지는 눈을 씻고 봐도 나오지 않았는데 대회 기간에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낮아서이다. 경제규모는 세계 13위이지만 국가브랜드 순위는 33위이다. 아시안게임 2회 개최국이며, 아시아 2위의 체육 강국이면서도, 도하에서 한국이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국력보다는 소프트파워 문화의 힘에서 다른 나라에 밀렸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중국, 인도, 중동국가 등은 화려한 전통의상과 무용으로 고유한 전통문화를 맘껏 뽐냈다. 

역사와 전통은 계승하는 자의 것이다.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소홀히 하면 대가는 후손이 치른다. 예를 들면 1100만 만주족은 청나라를 세워 300년간 대륙을 지배했다. 그 이전 어떤 왕조보다 넓은 지역을 개척하고 다스렸건만, 청 왕조는 자국어인 만주어를 황실에서만 쓰고 나머지 국민은 중국어를 쓰게 했다. 그 결과 만주어는 사어(死語)가 됐고 그들의 문화와 민족마저 희미하게 사라져 갔다. 전 세계 6800여 언어 중 가장 급속히 사라지고 있는 언어가 바로 만주어로 지금 80세 이상의 노인 18명이 겨우 맥을 잇고 있다.

신석기 시대부터 우리 선조가 사용했던 온돌은 과학적인 축열 난방과 두한족열(頭寒足熱) 방식의 자연친화적인 구조이다. ‘불을 깔고 자고 덮고 자는’ 우리 민족의 온돌은 대영백과사전에 ‘ondol’로 등재돼 우리의 문화유산임이 분명하지만, 최근 중국학자들은 온돌이 중국 북방에서 발생해 한반도에서 명맥을 유지했으며 상하이(上海) 등에서는 중국 문화로 되살아나는 중이라고 주장한다. 온돌을 접한 중국 상류층과 일부 미국인은 침대를 걷어내고 온돌을 사용한다. 온돌에다가 인체에 이로운 기를 뿜어내는 황토벽과 채광을 살린 전통 한옥을 현대화하면 세계인이 선호하는 주거 형태가 되지 않겠는가? 게다가 정보기술(it) 강국의 홈 네트워크를 장착한다면 세계인이 열광할 ‘한(한류) 스타일’의 주택이 될 것이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우리가 계승하지 않으면 중국의 ‘온돌 공정’에 밀리게 될 것이다.

싱가포르항공을 타 본 사람은 승무원의 유니폼이 싱가포르 고유의 스타일과 무늬를 전승한 복장임을 알게 된다. 태국, 필리핀과 몽골항공의 승무원 유니폼도 고유의 전통의상이다. 그러나 한국 항공사 승무원의 복장에서는 한국의 정체성을 찾아내기 힘들다. 일본 전통의상인 유카타는 원래 목욕 후에 입는 옷이었지만 현대적으로 개량해 요즘은 젊은이들도 애용한다. 베트남에서는 아오자이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소녀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한국의 한복은 어떤가? 명절에나 꺼내 입는 불편한 의복으로 인식되고 있지 않은가?  주몽 등 역사 드라마에 나오는 고구려인이나 부여인의 복식을 보면 활동하기 편한 디자인에 기능성을 갖추고 있다. 무용총 벽화에 나오는 고구려 무희의 복식은 화려하지만 다이내믹한 활동성을 보장한다. 전통의상을 간편하고 맵시 있게 현대화하면 우리 젊은이들도 즐겨 입을 것이다. 
진정한 전통이란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옛것에 바탕을 두되 근본을 잃지 않는 범위 안에서 현대와의 퓨전을 이루어 내야 한다. 옛 것을 있는 그대로 고집하는 것은 ‘전승’의 개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전승도 필요하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통은, 시대성을 함유하고 타 문화와의 교류 접목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진정한 전통은 옛날의 기술로 현대의 욕구에 맞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냄을 의미한다.

한국이 세계 경제 속의 위상만큼이나 세계에 알려지기 위해서는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국가 브랜드를 강화해야 한다. 국가 브랜드는 외교력이나 경제력보다 문화의 전파를 통해 강력하게 형성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대중문화 위주의 한류를 통해 아시아인이 한국을 알기 시작했다. 진정한 문화의 힘은 전통을 바탕으로 재창조돼야 한다. 전통문화 콘텐츠가 한류문화의 주역이 될 때 한국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전통문화에는 세계인이 원하는 생명 평화적 요소가 깃들어 있고, 환경에 찌들고 경쟁에 지친 현대인의 웰빙, 건강, 친환경적 요구에 부응하는 요소가 충만히 잠재되어 있다. 우리가 우리의 것을 아끼고 사랑할 때, 이러한 가치 있는 전통문화는 세계인의 요청에 부응하여 세계화 될 수 있다. 고 박동진 명창의 말마따나,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이 바로 우리 전통문화인 것이다. 온돌, 한옥, 김치, 된장, 옹기, 채화칠기, 한지, 한복, 한글, 할머니의 자장가... 그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더군다나 이러한 소중한 문화유산들을 보편적 문법으로 세계화한다면 세계인이 원하는 콘텐츠가 된다. 이것이 바로 한류의 세계화이며, 문화강국 입국의 길이요, 기업이나 예술인에게는 블루오션을 발견하게 되는 첩경이다.

프랑스의 문화비평가인 기 소르망은 “자신들의 가치 체계에 대한 대안을 심각하게 모색하고 있는 서구인들에게 한국이 서구를 열심히 모방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뜻밖이다”라고 했다. 깨어있는 서구인들은 극동, 특히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의 것에서 대박을 터트리자.
 
전통문화 콘텐츠 신한류 전략
 
전통문화 콘텐츠를 있는 그대로 외국인들에게 소개하는 것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위험성도 따른다. 필자는 미국 유학 시절 지도교수를 한국 음식점에 초청하여 고추장을 맛보게 한 적이 있었는데 매운 맛에 혼이 나면서도 빨려들듯이 좋아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한편 한국 된장이나 김치를 있는 그대로 외국인에게 맛보게 한다면 거부감을 일으킬 사람이 많을 것이다. 세계인은 다양하다. 지역적 특성에 맞는 로컬리제이션(localization)도 필요하고, 한국적 소재를 보편적 텍스트로 세계를 향해 전개하는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rion)도 필요한 반면,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 世邦化)하기도 해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한국의 문화전략을 위해 외국의 보편성을 수입하되, 그것을 소화해서 ‘한국적 보편성’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현대는 상품 하나, 캐릭터 하나에도 이야기가 따라붙는다. 나이키는 성공신화를 신발에다 담아 수십만 원에 팔고 있고, 스타벅스는 커피와 함께 문화를 파는데 젊은이들은 점심 값 만큼이나 지불하면서도 한 잔의 커피와 함께 문화를 즐긴다. 

일명 ‘럭비공 와인’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복분자주가 2007년 세계와인 경쟁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800여 개 이상의 와인이 참가한 이 대회의 주관자인 american wiine society의 mary ann coskery씨는 “한국의 복분자주는 맛, 향, 색이 살아있는 판타스틱한 동양와인이다”라고 했다. 서양의 와인과 비교해서 맛, 향기, 색깔 면에서 전혀 떨어지지 않는데다 병의 디자인이 럭비공을 닮아 디자인적 매력을 갖췄다. 그런데 복분자주에는 와인이 갖지 못하는 스토리가 있다. 그것은 ‘마시면 다음날 아침 오줌 눌 때 오강을 뒤집는다’는 스토리인데 이것을 이용하여 남성의 정력증진에 좋은 술로 마케팅 한다면 세계시장에서 와인에 버금가거나 능가하는 술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한다. 한 가지 덧붙여 여성의 미용에도 좋다는 과학적 근거까지 붙여 조그만 설명서를 각 국 언어로 번역하여 넣으면 대박을 터뜨릴 것이다. 

최근 배상면주가에서 나온 ‘오매락’이란 술은 토기 속에 술병이 들어있는데 마시기 위해서는 동봉되어 있는 나무망치로 토기를 깨트려야 한다. 이러한 퍼포먼스 자체를 즐기는 외국인이 많은데 여기에 스토리를 담아 왜 토기에 담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술맛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든지, 원적외선을 발산하여 숙성시킨다든지 하는 과학적이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스토리를 담으면 성공할 수 있다. 

비빔밥이 세계인의 찬사를 받는 것도 비비는 퍼포먼스와 함께 나물에 담긴 스토리, 20여 가지의 재료가 섞이면서 새로운 음식으로 거듭나는 데 따른 신기로움 등이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비빔밥 애기가 나온 김에, 비빔밥의 세계화에 도움이 될 얘기를 할까 한다. 갖가지 나물 재료 중 선택해서 먹을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떨까? 개인에 따라 취향과 식성이 다른 사람이 많은데, 예컨대 고사리나물은 골라내고 숙주나물은 표준량보다 두 배로 넣고 하는 식으로 취사선택할 수 있게 자동화하거나 주문을 받는다면 인기 있는 스토리 음식이 될 것이다. 
상차림에 있어서도 한국식으로 통째로 내오기보다 일본의 예처럼 조그만 용기에 조금씩 담아 낭비도 줄이고 부가가치도 높이는 방식을 응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필자는 지난 5월 초에 미국 la의 베벌리힐즈에 있는 일본 스시 음식점에 갔었다. 초밥 하나하나에 설명을 붙여 가격을 따로 받고 있었는데 감질나게 주문하다보니 나중에는 300불에 가까운 음식가격을 지불했다. 음식물 쓰레기는 없이 깨끗이 소비하게 하고 가격은 가격대로 받고 있었다.
한식은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음식의 유래나 양념, 조리법 등을 함께 이야기하며 먹는 음식은 몸뿐만 아니라 가슴과 머리에도 저장된다. 생각을 하지 않고 먹는 음식은 단순히 ‘사료’일 뿐이다. 한식으로 세계인의 가슴과 머리를 채우자.

서양에서 고기를 굽는 강도가 세 가지 정도인데 반해, 우리는 숯불의 강도와 잿불의 엷고 두터움, 화기의 쪼임 거리, 석쇠의 열전도율 등에 따라 방·의·오·회·삼·식·홍·단·염·설·암·날 등 15 가지의 구이방법을 가지고 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쇠고기 하나로 다양한 맛을 내는데 있어 영국 프랑스 미국인들은 35가지 정도인데 반해 우리는 무려 120여 가지나 가지고 있으며, 김치 종류도 140여 가지나 된다. 이처럼 우리 음식문화는 다양하면서도 약식동원(藥食同原), 음식궁합(飮食宮合), 맛과 영양 뿐 아니라 철학이 담긴 음식, 웰빙 건강식, 오색과 오미, 오장육부의 조화를 중시하는 음식이라는 것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마케팅 한다면 세계인의 찬사를 받을 훌륭한 음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영애가 오사카에서 인터뷰할 때의 일이다. 피로할 때 무엇을 먹느냐는 질문에 오미자차를 마신다고 했다. 이튿날부터 오사카 시내는 물론 인근지방까지 오미자차는 동이 났고 꾸준히 한국의 오미자차가 수출되고 있다. 음식에 깃든 스토리와 양념, 조리법, 효능 등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어 소개하는 것은 한식의 세계화에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한복의 특징 중 하나는 넉넉함인데 이는 건강에 좋다. 양복의 재단이 입체재단임에 비해 한복재단은 평면재단으로 하여 관절모양에 옷을 맞추기 때문에 활동하기에 편하다. 이 넉넉한 한복의 특징은 옷과 몸 사이에 충분한 공기층을 만들어 단열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다. 한복 바지의 대님은 몸의 기운이 밑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땅의 음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하며 일종의 부목 역할도 하여 발목을 보호한다. 고구려시대의 무사들은 통이 넓은 바지 ‘대구고 (大口袴)’와 소매 폭이 넓은 ‘대수삼(大袖衫)’을 입고도 말 위에서 180도 몸을 돌려 활을 쏘곤 했다. 

이러한 넉넉함과 건강지향성이 현 세대의 추세임을 안다면, 우리 한복으로부터 힌트를 얻어 세계인이 원하는 의복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옥의 대청마루는 시원하다. 이것이 최근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칼럼에 실린적이 있다. 선풍기나 에어컨이 없던 시절, 우리 선조는 자연의 법칙을 이용해 ‘천연 에어컨’을 만들어 썼다. 안마당에 나무를 심지 않아 한 여름 햇볕에 데워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 뒤란의 서늘한 대밭에서 몰아치는 짧고 세찬 바람이 풀무질하듯 분다. 인공적으로 차게 한 공기보다 대류현상을 이용한 자연 바람의 청량한 기운을 받으면서 살았던 우리 조상의 지혜가 돋보인다. 신석기 시대부터 이러한 친환경적, 웰빙적, 친자연적 가옥구조 속에서 생명과 평화의 사상이 움텄고 그 사상은 우리 문화 전반을 아우르고 있지 않나 한다.

판소리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우리의 고유한 음악 양식이다. 서양 특히 유럽의 음악 대가들은 한국의 판소리를 접하고는, 지금까지의 음악범주에 넣을 수 없어, 새로운 음악장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소설 한 권을 외워서 음악으로 구현해낸 판소리는 음악과 문학, 연극적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창과 아니리, 너름새, 발림을 고수의 북채에 맞추어 진행하는 판소리는 ‘추임새’로 관중과의 호흡도 중시한다. 일방적인 주입식 음악보다 쌍방향적인 소통의 음악으로 우리의 판소리가 세계 음악무대의 새로운 규범을 제시할 것을 기대해 본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지, 한복, 한글, 옹기, 채화칠기, 온돌, 침뜸 등에 깃든 수많은 전설과 설화, 내력, 이야기를 상품과 함께 소개하는 것이 신한류 콘텐츠의 첫 번째 성공 전략이다.
둘째, 퓨전이다. 전통문화를 세계화하는 과정에서 옛것에 바탕을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법고창신’의 정신을 새겨야 한다. 최근 일본이 추구하는 네오재패니스크(신일본양식)는 정교한 기술에 전통문화를 접목한 것이다. 세계적 판매망을 갖춘 최고급 수제 완구 인형인 테디베어에 드라마 ‘궁’의 주인공 의상을 입혀 판매하는 것은 우리가 구축하지 못한 분야와의 협력이며, 퓨전의 일환이다.

태권도를 응용한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나 사물놀이를 바탕으로 한 ‘난타,’ 퓨전국악, 비보이와 발레, 비보이와 국악 등의 이종교배를 통한 새로운 장르의 퓨전문화를 만들어 내는 나라가 바로 한국인 것이다. 최근 인천공항에서 발견한 김치 쵸콜렛, 고추 코콜렛, 김 쵸콜렛, 감귤 쵸콜렛 등은 퓨전상품의 좋은 예이다.

의료관광 역시 퓨전을 응용하여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고택스테이, 템플스테이 등도 지역 관광과 지방문화와 결합하여 새로운 관광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판소리와 관광과의 만남은 매력적인 소프트투어리즘 문화상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고창의 동리 신재효 생가 부근에 있는 국내 유일의 판소리 박물관도 주변의 동리 국악당, 판소리 전수관, 만정 김소희 생가 등과 함께 판소리 투어코스로 만들어 관광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고창은 특히 연계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이 많은데 가을에는 고창읍성의 모양성제와 함께 선운사의 꽃무릇(수선화과의 여러 해 살이 식물)과 메밀꽃 구경, 봄에는 선운사 동백꽃과 함께 인근의 도솔암, 마애불 관광코스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혹할 수 있다. 게다가 복분자도 고창산이 유명하다. 이러한 다양한 문화유산 자연경관과 음식 등을 어울러서 복합적인 소프트투어리즘 관광 상품으로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판소리의 고장에 와서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돌아가게 될 것이다.

강남역 뒷골목을 돌아보면, 한집 건너 한집이 일본식 오뎅집, 초밥집, 로바다야끼, 선술집, 라면집이다. 일본의 음식에 매료된 한국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이 음식들은 한국화된 퓨전 음식이 주종이다. 골목마다 있는 중국집은 차치하더라도 동네마다 들어선 베트남 쌀국수집 역시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메뉴가 주종이다. 한식을 비롯한 우리의 전통문화가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퓨전, 하이브리드, 컨버전스, 통섭의 개념을 차용하여 창의성과 상상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두 번째 성공의 관건이 달렸다.

페라가모, 구찌, 루이뷔통, 에르메스 등 세계적 명품은 브랜드화에 성공했기에 오늘의 명성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높은 품질, 멋진 디자인과 장인정신이 결합한 제품은 크나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브랜드를 만들어 낸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브랜드를 여럿 만들어 내어야 한다. 특히 상품, 음식, 관광의 세 가지 분야에서 한국 대표 브랜드를 만들어 세계인이 수긍하고 인정하는 브랜드로 키워야 한다. 한류로 인해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국가이미지가 나아지는 이때 전략적으로 ‘한류브랜드’를 설정하고 키워나가야 한다. 이미 동남아, 중앙아시아, 중동 등지에서는 한류브랜드라면 웃돈을 지불하고서라고 구매하고자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브랜드를 설정하고 상품, 음식, 관광의 3가지 분야에서 대표상품과 서비스를 인증하는 과정을 거쳐 세계인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육성하는 정책을 제안한다. 
 
문화강국, 어떻게 할 것인가?
 
부국강병의 하드파워시대에서 소프트파워 문화의 시대로 이행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문화전쟁의 시대에 정치 경제 논리에 버금가는 문화 논리를 펴야 한다. <문명충돌론>의 저자 새뮤얼 헌팅턴은 “공산권의 몰락으로 냉전체제가 무너진 뒤 세계 정치의 핵심적 갈등요소는 이데올로기도, 경제도 아닌 문화”라고 갈파했다.

21세기 한반도에 찾아올 신르네상스 문예 부흥기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소모적 이념대립과 정쟁을 초월하여, 국가브랜드의 비약적 개선,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국가경쟁력 향상, it강국의 ‘디지털한류’ 전략, 동아시아 생명평화사상과 한류의 접목, 한류의 상수원인 전통문화 콘텐츠의 육성과 세계화 등 총체적인 ‘신한류 국가 문화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방법론으로는 이러한 전통문화 콘텐츠를 옛 것에 바탕을 두되 현대에 맞게 변화시키는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재창조하고, 한국적 독창성과 세계적 보편성을 퓨전화해 새로운 문화융합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한국문화의 세계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 문화에 깃든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발굴하여 상품과 서비스에 접목하여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정교하게 구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브랜딩’을 통해 한류 상품의 가치를 높이고 외국인이 선호하는 ‘한 브랜드’ 상품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대중문화로 촉발된 한류는 이제 전통문화, 고급문화, 고급예술로 전이되고 있고 새로운 퓨전문화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한 신한류 콘텐츠는 대중문화가 만들어 놓은 고속도로 위로 달려 나가야 한다. 시공간적 문명의 솟구침이 21세기 한반도에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데, 한류가 그 촉발점이 되고 마중물이 되어 전 지구적 르네상스의 시발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신한류의 핵심은 전통문화 콘텐츠이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민족적인 것과 탈민족적인 것,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접목,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통섭(統攝)을 통해 신한류를 만들어 내고, 한류가 닦은 길 위로 이러한 신한류가 달려 나가야 한다. 이러한 논의가 촉발되고, 건전한 담론이 형성되어 한반도발 문예부흥의 불길이 번져나가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통문화 산업화-세계화
 
일본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나라로 통하며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그 이유는 ‘잃어버린 10년’ 동안 수출액은 70% 증가한 반면 문화상품 수출은 3배 이상 늘어나면서 미국 다음의 문화강국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세계 만화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애니메이션ㆍ게임ㆍ소설ㆍ패션과 건축에 열광하는 세계인들을 양산했다. 문화 발신국으로서의 국가브랜드를 확실히 구축한 결과, 지구촌의 보통 시민들은 스시ㆍ기모노ㆍ게이샤ㆍ스모가 무언지 알고 있고 ‘일본문화=고급문화’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전 세계에 산재한 일본 음식점은 ‘젓가락 문화’를 팔면서 일본 음식을 고급ㆍ고가 음식으로 인식시켰다. 땀이 아니라 브랜드와 문화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상품에 프리미엄을 붙인 것이다. 일본이 문화강국으로 변신하게 된 데에는 국가의 전략도 있었고 민간의 노력도 따랐다. 

산업화 민주화를 세계에서 가장 빨리 달성한 한국의 다음과제가 문화강국 입국일진대, 이 역시 국민의 동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의 국가브랜드가 2012년까지 세계 15위가 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무려 1조 달러 이상의 부가가치를 생성하는 것과 맞먹는 일이 된다. 수출 제품의 마진 상승, 관광 증가, 외국인 투자 증가, 국가이미지 상승 등 다양한 방면에서 국익을 거둬들일 국가브랜드의 제고는 일부 부처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전 국민이 힘을 합쳐야 될 수 있는 일이다. 소위 국격이 높아지는 것인데, 전 국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필자가 이 논문에서 제시한 ‘문화강국 만들기’는 우리문화를 영위하는 국민들이 우리문화에 자긍심을 갖게 함으로 제2기 한류, 신한류, 국민한류 시대를 열어감으로써 세계인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 관광 상품과 퓨전문화 등을 창의적으로 개발하는데 동참시키는데 있다. 

이를 위해서 신한류 콘텐츠 전략이 국가브랜드 전략 차원에서 설정되고 정교하게 다듬어지고 범정부차원에서 지원되어야 한다. 세계화 사례에서 서로 지혜를 공유하고 향후 전통문화 자원을 결집하여 산업화하고 세계화하는데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살아가고 생활하며 사업하고 산업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오늘부터 국가브랜드의 개념을 염두에 두고 일에 착수하기를 희망한다.

Posted by 겟업
2013. 4. 4. 15:57

사무실엔 책상이 있고 책상 위엔 당연히 컴퓨터가 놓였다. 책상에 앉는다는 것은 컴퓨터 앞에 앉는다는 의미다. 컴퓨터를 밀쳐놓고 새삼 종이책을 펼치거나 펜글씨를 쓸 수는 없다. 종일 모니터 안에서 내가 읽어 치우는 활자가 도대체 얼마만한가. 그러나 정작 머리에 입력되는 정보는 많지 않다. 마음을 울리는 내용은 더욱이 드물다.

연초에 서로들 푸짐하게 복을 빌었다.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은 미쁘고 고맙지만 남발되면 의미가 증발해 버린다. 복이 과연 뭔가? 돈인가? 건강인가? 잘난 자식인가? 편한 친구인가? 기분 좋은 마음인가?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뭉친 것이라면 좋기야 하겠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그런 항목의 속성이 한결같을 수야 없다는 걸 우린 이미 알고 있다. 지금 가졌다 하더라도 지키기 위해서는 줄곧 긴장해야 한다. 긴장과 노력과 정성을 바쳐 돈과 건강과 기분 좋음을 유지하는 것이 행복인가. 과연 그렇게 불러도 괜찮은 것인가?

내가 하도 복이 뭔지를 캐묻고 다니니까 누군가 한자를 풀어보면 답이 의외로 명료해진다고 일러줬다. 간단하게 말하면 넓게(<7550>) 보는(示)는 것이 복(福)이란다. 반대 개념을 알면 뜻이 더 뚜렷해지니 화(禍)는 허물(過)을 보는(示) 것이란다. 호모 사피엔스는 지상에 생명을 받은 이래 수만 년간 바로 이 ‘넓게 보기’ 위한 방향으로 필사적으로 진화해온 것 같다. 덕분에 우리는 포털의 검색 창에 단어 하나만 치면 사람이든 사물이든 뼛속까지 깡그리 검색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시공을 자유자재로 뛰어넘는 것도 가능해져 싸이의 말춤을 수억 명이 동시에 따라 한다. 그러나 넓게 본다는 건 온 세계의 소식과 지식과 기술을 시시콜콜하게 안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세상과 이웃의 허물을 들여다보는 대신 멀찍이 밀어놓을 줄 아는 ‘광폭시각’을 복으로 규정했다는 지적은 의미심장하다.

서양인들의 복은 우리와는 좀 다르다. 영어의 happiness는 happen에서 온 말로 ‘예상치 않는 시점에서 쏟아지는 신의 은총’이고 불어의 bonheur는 bon(좋은)+heur(시간)이다. 둘 다 시간과 신이 연관된 단어다. 현대 한국인이 자주 쓰는 ‘행복’은 다른 여러 추상어가 그렇듯이 일본을 거쳐 수입된 말이다. 메이지 시대 일본이 서양의 happiness나 bonheur를 번역하면서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해 일본어 ‘사치’에 해당하는 幸과 중국과 한국이 오랫동안 사용했던 복(福)을 묶어 ‘행복’이란 말을 급조해냈다. 일본어 사치는 경계를 나타내는 ‘사(さ)’와 영력을 의미하는 ‘치(ち)’가 합성된 말이다. 원래는 수렵에서의 풍부한 사냥감이 ‘사치’였다. 지금도 일본인은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을 우미노사치(海の幸), 산에서 잡은 짐승·산나물·열매들을 야마노사치(山の幸)라고 부르고 있다. 자연의 정령들이 경계를 허물고 인간에게 뭔가를 쏟아부어 주는 것을 ‘행’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동양은 시간보다는 공간 개념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나가자와 신이치의 『대칭성 인류학』에서 읽었다). 중국과 우리가 자주 쓰던 복도 일본과 흡사하다. 세상 바깥과 인간세를 잇는 귀신들이 인간이 원하는 생명이나 곡식을 갖다 줬다고 여겼다. 부뚜막을 지키는 조왕신, 집안을 지키는 성주신, 아기를 낳고 길러주는 삼신, 집터를 지키는 터주신이 수만 년 동안 한국인의 복을 관장해 왔다.

 매일 컴퓨터 앞에 앉는 나의 행복도 본질은 거기서 멀지 않다. 어제 통인시장 어물전에서 내 손바닥 둘만 한 가자미를 샀다. 한 마리에 8000원이다. 내 뒤를 걷던 아주머니는 ‘뭔 가자미가 이렇게 비싸?’ 타박을 놓지만 나는 8000원이 비싸다고 여길 수가 없다. 내 살림이 아주머니보다 나아서가 아니라 한창 바다에서 헤엄치던 이 굵직한 놈이 내 손에 닿기까지의 기나긴 여행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배에 드는 기름값이며 차에 싣고 올라오는 차비며 수족관의 전기 값이며 어부와 운전기사의 일당이며 생선 가게 아줌마의 이문이며! 가자미 한 마리를 내 입에 넣기까지 이렇게 여러 사람의 노고와 기술이 총동원되었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지만 문제는 거기 있지 않다. 아무리 여러 사람이 아무리 전력을 다해도 이렇게 큼직한 가자미를 만들어낼 재간은 없다. 누군가 내가 알지 못하는 손길이 가자미를 바다에 둥둥 띄워놓지 않았다면! 나의 일상 안에 공으로 던져지는 ‘행(幸)’이 어디 가자미 한 마리뿐이랴. 일단 내 입에 들어가는 곡식과 열매와 생선이 어디서 온 것인지를 폭넓게(<7550>) 들여다보기(示)! 새해 내가 받을 복(福)은 여기서부터다!

김서령 오래된 이야기 연구소 대표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0440715&cloc=olink|article|default

Posted by 겟업
2013. 4. 4. 14:13

대한민국이 지난 64년간 이룩한 성취는 가히 20세기 세계사적 혁명이다. 아프리카 대륙을 넘어 중동, 중앙아시아, 인도양을 거쳐 중국, 한반도, 동남아시아에 이르는 제3세계 국가의 지도를 살펴보자. 

특히 1945년 이후 독립한 140개 가까운, 이른바 후진국 세계에서 정치민주화, 시민자유, 언론자유, 근대경제성장(1인당 소득, 산업구조 고도화), 교육과 과학기술의 선진화, 사회적 다원성이라는 근대화와 문명성을 완벽하게 성취한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몇 나라 중의 하나가 아니라 유일한 나라이다. 

투표와 후보등록의 자유, 표현과 미디어 발생의 자유, 주거 선택과 이동의 자유, 여권 발급과 해외여행의 자유, 제약이 없는 교육기회 상승, 그리고 1인당 소득 2만 달러를 넘는 나라…제3세계에는 아무도 없다. 제3세계 국가 중 1만 달러 이상인 나라가 유엔 가입 기준으로 6개쯤 있지만 민주주의, 근대경제성장, 사회문화적 다원성이라는 기준을 충족한 나라는 없다. 영국의 산업혁명, 프랑스의 공화정혁명, 러시아의 공산주의혁명, 미국의 대중사회혁명이 있듯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한민국의 근대화 성취는 ‘대한민국 근대화혁명’이다. 

더구나 대한민국 탄생 전후의 역사는 제3세계 그 어느 나라의 근대화 과정보다 가혹했다. 맨땅에 맨주먹이었다. 1950년대 1인당 소득은 고작 60∼70달러로 이보다 더 가난한 나라를 찾기 힘들었다. 18∼20세기 전반 제국주의 식민시대, 한두 차례 국제전쟁에 휘말리고 건국 과정에 내전이 전개된 나라들이 있었지만 한국같이 4개 국제전쟁(청일전쟁, 러일전쟁, 2차 대전, 6·25전쟁)의 직접적 피해 당사국으로서 때로는 인구의 20%가 희생되는, 그렇게까지 큰 비극을 치른 나라는 없다. 


26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문열어

더욱이 역사적 갈등 관계였던 비(非)서양, 비백인, 일본 군국제국주의의 식민지로서 말, 글, 이름을 빼앗긴 특수한 고통까지 겪고 광복은 독립의 기쁨이 아닌 분단의 상처로 왔다. 개화, 근대화, 서세동점(西勢東漸) 앞에 ‘최후의 은둔국’이었던 한반도는 대한민국의 개국에서 비로소 ‘대한민국 근대화혁명’의 길을 열었다. 4·19, 5·16, 5·18 등 현대사의 질곡을 거치며 절차에서의 민주화와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뤘다. 

26일 문을 여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옛 문화체육관광부 청사)은 19세기 말 개항기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여주는 국내 최초의 국립 근현대 박물관이다. 1945년 이후 세계 문명사에서 독특하며 유일한 위치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근대화혁명을 담은 종합현대사 박물관이다. 20일 언론에 공개된 박물관은 그야말로 20세기 한국사의 자취가 집대성됐다. 

우선 단군 이래 우리 역사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근대, 현대의 세계사적 관점에서도 위대한 기록이고 독창적 성취이고, 어찌 보면 기적 같은 대한민국 근대화혁명의 궤적을 통합성 지속성에서 전시하려 노력했다.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과학기술 체육…각 당사자의 자랑 욕구에서가 아니라 이들이 결합하고 선후 연관된 종합·통합적 발전으로 해석하려 했다. 각 주체의 영웅주의적 사관에서 탈피해 국민, 시민 전체의 노력과 성취이며 내생적 외생적 요인의 통합이라는 관점에 서려 했다. 따라서 산업화 민주화를 분절적으로 나누지 않고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한 묶음으로 통합하였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사실 기록과 최첨단의 영상기술을 통해 시민들은 ‘우리, 오늘에 이른 근대화혁명’을 시계열로 관찰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비교의 안목에서 이해하게 될 것이다. 1층 로비에는 47인치 발광다이오드(LED) 모니터 72대로 장식된 ‘무빙 월(moving wall)’이 끈기나 열정 같은 한국인의 문화유전자, 한국의 사계(四季) 등을 주제로 한 3∼5분짜리 영상을 보여주고 오른쪽 방에는 천장에 붙은 센서 밑에서 관람자가 손으로 허공을 가르면 전면 벽에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소개하는 동영상 설명문이 보인다.

이 같은 첨단 전시기술은 소모적 이념, 체제, 역사논쟁을 완화 및 제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특히 제3세계 국민들에게는 그들이 가야 할 길의 거울이요 봉화가 될 것이다. 


20세기 한국사의 자취 집대성

한 가지 간절한 바람이 있다. 

앞으로 용산으로 가는 주한 미국대사관 자리까지 합치게 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통일의 날을 바라보며 광화문에서 종각에 이르는 광화문 동쪽을 ‘역사, 통일’ 기념관으로 연장하고 서쪽은 어차피 헐어야 할 종합청사에서 세종문화회관과 종각 맞은편에 이르는 거리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정비했으면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서울은 600년의 역사와 문화와 산과 큰 강이 둘러싸고 더불어 사는 세계 ‘유일한’ 수도, 대도시로서의 부상을 보게 될 것이다. 

파리 런던 베를린 모스크바 카이로 뉴델리 베이징 도쿄 워싱턴… 그 어디에도 없는 대한민국의 서울. 그 중심 광화문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세계의 ‘근대화혁명 박물관’으로 더욱 현현될 것이다.


김진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개관위원장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http://news.donga.com/3/all/20121222/51774839/1



Posted by 겟업
2013. 4. 4. 14:11

한 세대는 보통 30년이다. 사람이 태어나 서른 살이 되면 사회에서 제 몫을 할 나이가 시작된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고 한 시대의 새 사람이 옛사람을 바꾼다(長江後浪推前浪 一代新人換舊人)’는 말처럼 이전 세대는 새 세대의 등장과 함께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하지만 앞선 세대는 그들이 남긴 족적에 따라 후세대에게 평가를 받는다. 그것은 되찾고 싶은 영광의 시대일 수도, 지워버리고 싶은 치욕의 시대일 수도 있다.

역사를 보면 한 세대의 대응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결정됨을 알 수 있다. 독일은 19세기 중반까지 수십 개의 군소 국가로 분열돼 있었다. 그러다 19세기 후반 프로이센 재상에 오른 비스마르크의 강력한 추진력에 힘입어 강대국인 오스트리아·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연이어 승리하고 마침내 1871년 통일을 이룬다. 이후 독일은 국가 주도의 공업 육성 정책을 통해 산업화에도 성공한다.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의 재임기간은 1862년부터 1890년까지 약 30년이다. 한 세대 만에 독일을 세계 열강의 하나로 끌어올린 것이다.

일본은 1854년 페리 제독의 위협에 굴복해 강제 개항을 한다. 잠시 혼란이 있었으나 메이지 유신(1867년)을 통해 극복한다. 이후 일본은 발 빠르게 근대국가, 산업국가로 변신해 나간다. 1895년 청일전쟁의 승리는 일본이 동아시아 최강국으로 등극했음을 세계에 과시한 사건이다. 메이지 유신부터 청일전쟁까지는 겨우 30년, 한 세대가 걸렸을 뿐이다.

반면에 우리에게 구한말 30년은 뼈아픈 역사로 기록된다. 강화도조약(1876년)에 의한 개국은 메이지 유신 10년 후였다. 일본은 구미의 선진문물을 배우기 위해 1871년 이와쿠라 사절단을 보냈는데 조선 역시 그 10년 후 조사시찰단을 파견했다. 당시의 10년 차이는 충분히 극복 가능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조선은 시대 흐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결국 국권상실로 이어진다.

우리에게 부끄러운 선배 세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개발을 시작한 1962년부터 문민정부가 출범한 1993년까지 30년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이룩한 시대다. 아프리카 최빈국보다 가난했던 나라가 그 30년 사이에 선진국의 문턱까지 올라섰다.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는 비아냥을 받던 나라가 이 기간에 민주주의를 정착시켰다. 불과 한 세대 만에 이뤄낸 비약이다.

범위를 기업으로 국한해도 한 세대의 힘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83년 반도체 사업에 과감히 도전해 30년 후 세계 최고의 전자·정보통신 기업으로 올라섰다. 현대자동차는 76년 에콰도르에 포니 다섯 대를 처음 수출한 이래 30년 만인 2006년 세계 6위의 자동차 회사로 발돋움했다. 모두 한 세대 동안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기업의 구성원이 열정을 쏟아부은 결과다.

한 세대 30년은 이처럼 국가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시간이다. 시대의 전환기에는 그 의미가 더욱 커진다. 그만큼 당시 주역을 맡고 있는 세대의 깨어 있는 정신과 단결된 힘, 이를 이끄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더구나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기술이 급변하는 오늘날임에랴.

대선기간 동안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제기됐다. 올 한 해 최대 화두였던 경제민주화를 비롯해 복지·노동 등의 문제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시대건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만큼 중요한 과제는 없다. 이 과제를 제대로 해결하자면 중심에 기업이 활기차게 뛰게 하는 정책을 둬야 한다. 중국이 개혁·개방 노선을 걷기 시작하고 30여 년 만에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했듯 국리민복은 결국 시장을 중시하는 경제체제가 가져오는 것이다.

이제 새 대통령이 선출됐다. 박근혜 당선인은 기쁨에 앞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리라 생각된다. 특히 향후 5년은 우리나라가 도약이냐 정체냐의 갈림길에 들어서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새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되는 다음 한 세대가 미래에 영광과 번영의 시기로 기억되길 소망한다. 그 첫출발은 어느 시대나 그렇듯 현실을 직시하는 경제정책에서 비롯될 것이다.


이 동 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0231920&cloc=olink|article|default



Posted by 겟업
2013. 4. 4. 14:07

우리나라에는 경로당이 6만1361개 있다. 규모도 엄청나지만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전국에 실핏줄처럼 엉킨 생활 밀착형 조직 특성에 있다. 현재 경로당의 일상은 동네 노인들이 모여 세상 이야기를 하고 장기·바둑이나 화투놀이 하다가 가끔씩 약주 끝에 소란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소비적인 특성이 강하다. 만일 경로당이 생산 조직으로 면모를 일신한다면 노인이 생활인으로서 생동적인 노인 문화 창출은 물론, 현실적으로는 노인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역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한국은 노령화 속도도 무섭지만 노인들이 사회로부터 분리되는 속도 또한 엄청나다. 노인 복지 구조의 한계를 절감하는 현실에서, 경로당 조직은 노인 복지 정책의 중요한 기초 단위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곳이다. 경로당을 노인들의 생산형 공동 작업장으로 일신해 노인끼리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생각보다 많다. 간단히 콩나물을 기르거나 수제 두부를 만들 수도 있다. 옛 기술을 발휘해 짚풀 공예품을 만들어 아동 학습 교재나 관광 상품으로 판매할 수도 있고, 동네의 옷 수선을 맡아서 할 수도 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의 심부름 센터나 자원봉사 센터로 거듭날 수도 있다.

2005년 대전 석교동에서는 어느 노인이 기증한 집을 활용해 동네 빨래방을 열었는데, 독거노인들의 빨래를 맡은 젊은 자원봉사자들의 거점이 되어 노인들과 교감하면서 지역사회에 봉사해 오고 있다. 이처럼 경로당에 간단한 빨래방과 주방 시설을 만들어 지역의 젊은 자원봉사자와 사회복지사들과 합심해 지역 내 독거노인들의 세탁물을 수거하고, 반찬거리를 만들어 배달함으로써 국가 복지 서비스의 일부를 떠맡을 수도 있다. 또 인근 농촌에 필요한 일손이나 산업 시설에 기초 노동력을 제공할 수도 있다.

전통적으로 '섬김의 대상'이었던 노인이 자본주의에 와서는 '분리의 대상'이 되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이 두 가지가 교묘히 결합된 '분리된 섬김'으로 가고 있다. 경로당이 생산적 공간으로 활성화되는 것은 가정의 섬김 구조가 사회적 섬김 구조로 재탄생하고, 노인들이 사회적 역할 구도를 되찾는 계기가 된다. 경로당은 노령화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국가적 자산이다. 왜 경로당이 지금처럼 주민과 동떨어져 거리로는 가깝고 마음으로는 먼 곳이어야 하는가? 경로당을 노인 100세 시대를 여는 새로운 생산적 공간으로 바꿔 보자.



김태경 경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2/19/20121219020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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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4. 4. 14:03

1972년 새해, 각 신문의 1면을 장식한 광고가 있었다. '태극기로 이 지구를 덮을 길은 없는가?'를 제목으로 한 5단짜리 광고였다. "한국은 물량적인 경제 규모로는 세계의 상위를 점거할 수 없을지 모르나, 한국인의 명석한 두뇌는 질을 다루는 과학으로써 세계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신념입니다. 한 나라의 산업은 과학이 지배해야 하며, 과학과 기술은 자신의 것일 때 국가 이익에 공헌하게 될 것입니다. 1972년 새 아침, 이해에도 태극기를 앞세워 민족 기업으로서 과학 한국을 다시 한 번 세계만방에 상기시키고자 정진할 것입니다."

'지구 곳곳에 태극기를 휘날리겠다'고 한 제약사는 바로 종근당이었다. 외국에 100% 의존하던 항생제 의약품 원료를 생산한 첫 토종(土種) 제약사였다. 4년 전인 1968년에는 국내 최초로 FDA 승인을 받았고, 제약업계의 1호 연구소를 세우기도 했다.

40년 전의 광고 카피를 접할 때마다 늘 새롭다. 기자에게 1972년은 초등학교 4학년 시절로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우리나라는 많은 국민이 가난에 찌들었고, 1인당 소득 3000달러에 농촌의 식량 문제도 해결 못하는 후진국이었다. 기술은 별 볼 일 없었고 산업이라 해야 식품·섬유·제당업에 국한됐을 때였는데도 세계를 향해 선전포고를 한 기업가 정신에 놀라움을 느낀다.

광고 문안에 담긴 혜안(慧眼)도 감동적이다. '한국인의 명석한 두뇌' '과학으로 세계 정상에 이를 수 있다'는 내용을 볼 때마다 힘이 불끈 솟는다. 1941년 설립된 종근당이 비록 세계 1위 제약사는 아닐지라도 여전히 국내 제약업계에서 대표적인 장수 기업으로 평가받는 것도 과학기술 기업을 지향한 정신이 큰 힘이 됐을 것이다.

태극기로 지구를 덮는 작업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다. 지난 6월 페루 출장길에 유명을 달리한 삼성물산과 수자원공사, 전문 감리사 기술 인력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다. 우리 토목 기술을 수출하기 위해 현지를 시찰하던 중 헬리콥터 추락으로 4000m 고지에 떨어진 그들은 우리의 기술과 열정을 수출하려다 비명에 간 산업 전사(戰士)들이다.

글로벌 전쟁터의 환경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경쟁 때문이다. 요즘 종합상사 직원들은 '광부' '농부'를 자처한다. "007가방에 세련된 양복을 걸치고 선진국을 활보하는 것은 옛날 얘기죠. 이젠 상사원 직업란에 '태국 농부' '인도네시아 광부'라고 적어야 해요."(송치호 엘지상사 동남아 총괄 부사장) 인도네시아 밀림의 팜오일 농장, 베트남, 미얀마, 시베리아 동토(凍土) 등에서 옥수수 농장과 철광산, 오일필드에 목숨 내놓고 땀 흘리는 산업 전사는 수없이 많다.

기업에는 너무나 간단하고 명료한 생존·성장의 등식이 만들어져 있다.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으면 살고, 국내에 안주하면 죽는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등 국내 경제를 주도하는 대기업들의 주 무대는 해외다. 서비스업도 마찬가지다. 농심(라면·스낵), BBQ(치킨),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제빵), 이랜드(의류), 롯데마트(유통), 카페베네(커피 음료), 미스터피자(피자) 등 다양한 업종의 수많은 업체가 '지구를 태극기로 덮겠다'고 나섰고 한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2012년의 말미다. '어렵다'고 한숨짓지 말자. '나만 고통받는다'며 원망하지 말자. 40년 전 이미 태극기로 세계를 뒤덮자고 소리쳤고, 이젠 글로벌 10대 경제 강국에 자리한 우리다. 올해는 유럽 재정 위기와 중국 내수 부진에 조바심 내며 보낸 1년이지만, 그래도 국내외의 산업 전사들이 있었기에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국내외 산업 전사들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이광회 산업부장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2/18/20121218025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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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4. 4. 14:02

한 해가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으니 이래저래 마음이 분주해진다. 새해에 심혈을 기울여 세웠던 계획 몇 가지는 아직 시작도 못했고, 미처 끝을 내지 못한 일도 이것저것 있다. 그래도 오늘은 한 걸음 물러나 올해 내가 일터에서 가장 자주 쓴 말을 생각해 보고 있다.

“예를 들면…”이란 말이었나? 만약 그랬다면 나는 올 한 해 상대방을 더 이해시키려고 설명에 설명을 더하는 상황이 많았나 보다. “보고서는 좀 미리미리 작업해서 주시지…”란 말도 자주 했던 것 같다. 기운이 부족한 퇴근시간 무렵, 숨을 내쉬면서 쓰던 말이다. ‘앞으로는 계획성 있게 시간 관리합시다’란 충고로 전달되었는지는 의문이다. 그 사람도 속으론 ‘이런, 나도 미리미리 주고 싶어요’라면서 업무량을 가늠해 본 게 아닐까.

그러고 보니 우리의 일터는 마냥 미소 지으며 흘러가진 않았나 보다. 그래도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이란 기관명처럼 국내외 아동을 돕는 일에 치열하게, 진정성을 갖고 계획 이상의 일을 할 수 있었던 힘은, 정신적으로 지원해 주는 가족과 물심양면으로 함께해 주는 많은 분이 계셨기 때문이다.

또 한 분, 가장 힘을 준 분은 에글런타인 젭, 세이브더칠드런 창립자다. 이 글을 쓰는 12월 17일은 그분이 52세를 일기로 제네바에서 돌아가신 날이다. 사회혁신가이며 사상가로 살다 간 그분을 지면상 다 돌아볼 수는 없지만 그분의 삶의 흔적과 어록은 언제나 일침과 마음의 구심점이 된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무엇인가 시작을

1876년에 태어난 그녀는 43세의 나이에 세상의 아이들을 구호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착한 일과 좋은 일을 하려고 시작한 게 아니라 옳은 일을 하려고 시작한 것이다. 아이들을 단지 보호할 대상이 아닌 주체적인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고 밝힌 아동권리선언문 초안은 1924년 아동 권리에 관한 제네바선언으로 채택되었으며, 오늘날 모든 아동의 인권 사상과 실천의 기초가 되고 있다.

그분이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한 시간은 약 10년이다. 90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120여 개 국가와 지역에서 활동하는 세이브더칠드런으로 성장했지만, 정신과 철학은 변함이 없다. 여기 몇 가지 어록과 생각을 소개해본다.

“나는 종종 세이브더칠드런의 목표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곤 한다. 고통받는 아이들은 언제나 있었으며, 앞으로도 있기 마련이며, 이를 해결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얘길 듣는다. 이 비참함에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돈과 지식, 그리고 선한 의지다. 사람들은 돈은 있지만 다른 곳에 쓰고, 지식이 있지만 적용하지 않는다. 우리가 세상의 아이들과 인류의 미래를 구하기 위해 돈과 지식을 단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선한 의지를 키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가?”

젭 여사의 질문에 대해, 선한 의지들이 모여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행복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란 말도 남겼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우리는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무엇인가를 시작해야 한다. 생각을 바꾸었다면, 태도도 행동도 바뀌어야 한다.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 그것이 행복해지기의 시작이 아닐까.

“유일한 세계 공용어는 아이의 울음소리다”라는 문장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이기도 하다. 이 울음소리는 모두가 알아들을 수밖에 없는 공용어다. 정치와 종교, 인종과 국적에 따라 달리 해석할 수도 없으며, 이리저리 달리 대응하는 방식도 옳지 않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인종과 종교, 국적을 초월해 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상은 비정하지 않다. 다만 상상력이 부족하고 매우 바쁠 뿐이다”라는 말도 남겼다. 이 말을 남긴 1920년대의 사람들도 다른 세계의 소식에 귀를 기울이기에 일상이 버거웠는지 모른다. 그로부터 거의 100년이 다 된 지금, 2012년 12월 우리는 더욱 바빠졌다. 수많은 신문과 방송, 인터넷과 e메일이 세계의 소식들을 날라다 주고 있지만 타인을 이해하기에는 상상력이 잘 발휘되지 않을 때가 있다. 오히려 끝없는 세계의 분쟁과 기아, 기후변화와 경제 위기로 인해 피로감과 무력감이 증대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옳은 것이 있다. 세상은 비정하지만은 않다. 사람들은 체온과 인류애를 지니며, 한 해를 돌아볼 때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기도 하며, 누군가는 작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대문을 나서며 인터넷을 열기도 한다.


우는 아이들 외면하지 않았으면…

2018년 세이브더칠드런이 100년이 되는 해에는, 울고 있는 아이들을 하나도 외면하지 않는 날이 왔다고 말할 수 있을까. 불가능한 꿈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새해 2013년에도 우리는 그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위해, 가능한 일부터 차근차근 실천하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새해 여러분의 일터와 가정에는 돈과 지식과 선한 의지가 넘치길!


최혜정 세이브더칠드런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장



http://news.donga.com/3/all/20121218/516776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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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 4. 12:03

가난한 노부부가 있었다. 어느 날 노부부는 전 재산인 말 한 필을 팔아 좀 더 쓸모 있는 물건과 바꿔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영감님이 말을 끌고 시장에 갔다. 처음엔 말 한 필을 암소와 바꾸었지만 다시 암소를 양과 바꾸었다. 다시 양을 살찐 거위와 바꾸었고 그 거위를 다시 암탉과 바꾸었다. 마지막으로 암탉을 썩은 사과 한 상자와 바꾸었다. 영감님은 물건을 바꿀 때마다 할머니에게 기쁨 한 가지씩을 주고 싶었다.

돌아오는 길, 영감님은 썩은 사과 자루를 메고 어느 작은 주점에 들렀다. 썩은 사과 자루를 메고 다니는 기이한 풍경에 신기해 하는 두 명의 영국인을 만나게 되었고 자신이 시장 본 얘기를 자랑스럽게 한다. 두 영국인은 박장대소하며 집에 돌아가면 틀림없이 할머니에게 쫓겨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영감님은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맞섰고 결국 거만한 부자 영국인과 금화 한 자루를 두고 내기를 한다. 두 영국인과 영감님은 함께 집으로 갔다. 할아버지의 장 본 얘기를 듣는 할머니는 끊임없이 맞장구를 치며 즐거워한다. 말 한 필을 암소로 바꾸고 암소를 다시 양과 바꾸고… 하면서 한 가지 물건을 다른 물건으로 바꾼 얘기를 할 때마다 잠시도 쉬지 않고 감탄하며 기뻐했다. “와! 우유를 마실 수 있겠군요!” “양젖도 맛있지요.” “거위 털이 얼마나 따뜻한데요!” “와! 계란을 먹을 수 있게 됐군요!”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암탉을 썩은 사과와 바꾸었다는 얘기를 했지만 할머니는 더없이 행복해하며 말한다. “그럼 오늘 저녁엔 모처럼 맛있는 사과파이를 먹을 수 있겠네요!”

할머니는 영감님이 말할 때마다 오히려 감탄하며 기뻐한 것이다. 창틈으로 엿듣던 두 영국인은 결국 금화 한 자루를 잃게 되었다. 영감님은 말 한 필로 썩은 사과 한 상자와 금화 한 자루를 얻는,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린 엄청난 장사를 한 셈이다.

알려진 대로 이야기는 안데르센의 동화다. 부부간, 나아가 인간사회의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한 우화.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일침을 놓는 책이다. 아주 어린 시절,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도대체 얘기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어머니에게 보챘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딱 한마디 “크면 알게 된단다”였다. 맞는 말씀이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에서야 나는 비로소 어머니의 깊은 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늘 영리한 사람만 이득을 보고 성공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인간들에게 세상이 꼭 그렇게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는 작가의 메시지를 철들어 알게 된 것이다.

얼마 전 일 년에 딱 한 번 하는 주례를 통해 나는 제자 부부에게 이 동화를 인용한 극히 짧은 주례사를 던졌다. 요지는 혹시나 앞으로의 결혼 생활 중 수많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오늘 내가 예를 든 동화 제목 “썩은 사과” 네 글자를 냉장고에 큼지막하게 써 붙여 놓고 아침저녁 큰 소리로 낭독하며 행복하게 살아 달라고 간곡하게 당부했다. 그날, 식이 끝난 후 참석한 몇몇 청춘 하객들이 자신들의 주례를 특별히 내게 부탁해 오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 나는 가끔은 어리석어 보이는 사람들이 더 많은 복을 받고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똑똑한 사람들이 외려 성공하지 못하는 원인이 무엇인가 곰곰 생각해 보게 된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청첩장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날아온다. 그러면서 헤어지는 적잖은 부부들을 우울하게 옆에서 지켜보면서 드디어 한국 사회에도 백년해로라는 “굉장한” 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북미 대륙을 주름잡았던 아라파호 인디언은 11월을 두고 “아직은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도 이제 달랑 한 달, 이제 계절은 가을에서 겨울로 가고 있다. 바람은 하루가 다르게 싸늘해지고 계절은 점점 목말라 간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고,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르겠다며 하루가 다르게 천박해져 가는 세상, 그 속에서도 ‘썩은 사과’를 좋아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올해 겨울은 더욱 따뜻해질 것 같다. 초대하지 않은 겨울이 문밖에 서성이고 있다.


김 동 률 서강대MOT대학원교수 매체경영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9996695&cloc=olink|article|default

Posted by 겟업
2013. 1. 4. 11:39

오호통재(嗚呼痛哉)라. 아직은 여린 눈망울에 꾀 많은 네가 여염집 아궁이에서 죽다니. 네 배 속을 보니 쥐도 잘 잡아먹었건만 어쩌다 내출혈을 일으키고 숨이 막혔단 말이냐. 10월 31일 방사했으니 고작 6일 만이었다. 서울대공원에서 4월에 태어나 7개월 짧은 생을 마쳤구나. 야생으로 돌아갈 적응훈련이 부족했다거나 무작정 방사하려고 추운 날을 고려치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터라 더 애달프다.

너는 8월부터 두 달여 강원도 소백산 자락 5000m²에서 훈련해 왔지. 국립공원관리공단 전담 직원이 어렵게 잡아온 산 들쥐를 먹이로 주면 날렵하게 쫓아가 앞발로 꽉 움켜쥐고 3분 만에 깔끔하게 먹어치운 너 아니더냐. 사람이 위험한 존재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마음과는 정반대로 공단 직원이 몽둥이를 들고 쫓아다니기도 했지. 눈치 빨라 사람 발소리만 나도 재빨리 굴에 숨거나 덤불에 몸을 가려 모두를 기쁘게 했다. 이렇게 훈련 잘 받아 놓고 어찌 수컷과 신접살림도 차려 보지 못한 채 우리 곁을 떠났단 말이냐.

네가 떠나면서 너처럼 이 땅에서 사라진 토종 동물을 복원하는 사업이 휘청거릴까 염려되는구나. 사향노루 스라소니 호랑이 수달 바다사자 같은 포유류 12종과 임실납자루 미호종개 풍사리 얼룩새코미꾸리 꼬치동자개 감돌고기처럼 이름 예쁜 물고기 12종이 잘 복원될지 걱정이다. 이뿐 아니라 양서·파충류 7종도 복원 대상인데 비바리뱀 수원청개구리 남생이 역시 예쁜 이름 아니더냐. 두드럭조개 나팔고둥 상제나비는 또 어떠냐. 광릉요강꽃 나도풍란 끈끈이귀개 매화마름 섬시호 등 식물 36종도 복원을 기다리는 중이구나.



한데 네가 자연으로 돌아가자마자 죽으니 이 사업을 ‘무모한 도전’으로 보는 이가 많아졌다. 사실 나도 네가 소백산으로 뛰어가던 날 마뜩잖았다. 환경이 파괴돼 못 살게 된 것인데 사람 손으로 너희들을 풀어만 주는 걸 얼른 이해하기 어려웠다. 돌이켜보면 일제는 강점 기간에 호랑이 곰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았고 그 와중에 몸을 피해 숨죽이던 너희는 6·25전쟁을 겪으면서 씨가 말랐다. 그러니 이제 산림이 울창해져도 찾을 길 없는 너희를 자연으로 돌려보내 생태계 균형을 맞추고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는 게 어찌 의미 없다 하겠느냐. 캐나다에서도 토종인 ‘스위트 폭스’라는 여우 복원에 성공했다더구나. 너처럼 사람 손에서 자란 녀석들을 숲에 풀어 줘 지금은 멸종 위기를 벗어났단다. 그러기에 한국에서도 희망을 갖고 추진했던 일 아니냐.

너를 보내고 이런저런 궁금증을 되짚어 보면서 걱정이 생겼단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물어보니 토종 동식물을 복원하는 데 올해 고작 28억 원이 배정됐다더구나. 현장에서 너희와 부대끼던 직원 사이에선 “다리 하나만 우리 주지…”라는 말을 한다더라. 너희 줄 먹이 사고 키우는 데 돈이 모자라다 보니 작은 교량 지을 돈 정도라도 이 사업에 들였으면 하는 바람이란다.

너는 애석하게 떠났다만 너무 아쉬워 마라. 2004년부터 방사한 반달가슴곰은 지금까지 34마리에 이른다. 11마리가 폐사하고 4마리는 부적응 판정을 받아 다시 사육장으로 돌아왔으니 성공률이 56%구나. 그러니 이제 네가 처음이던 여우 복원을 좀 더 기다려 봐도 괜찮다 싶구나. 부디 편히 쉬며 네 자손이 숲에서 무리지어 뛰노는 그날을 기원해 다오. 오호애재(嗚呼哀哉)라 여우여∼.

 


이동영 사회부 차장

 

 

http://news.donga.com/3/all/20121122/51019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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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 4. 11:22

여남은 해 전 미국 MIT에서 유명한 언어학자 촘스키 교수를 찾아뵈었다. 조선일보와 대우재단이 주최하는 한국학술협의회 석학연속강좌에 모시려고 찾아뵌 것이었다. 촘스키 교수는 우리 학계의 거듭된 초청에 늘 인권후진국에는 가지 않겠다며 거절해왔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롭게 쌓여 있는 책들 사이에서 점심이 늦었다며 샌드위치를 드시는 선생님께 조심스레 초청 의사를 밝혔는데 뜻밖에도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뿐, "그래 자네는 어떤 연구를 하는가"라고 묻는 말에 "까치의 언어를 연구합니다"라고 답하는 순간 애써 쌓은 공든 탑이 그만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인간만이 언어를 가진 동물이라는 대가의 사뭇 완강한 주장과 심지어는 꿀벌도 언어를 사용한다고 부득부득 우겨대는 소장 학자의 눈치 없는 도전이 반 시간 넘도록 이어졌다. 언어를 만일 '시공간을 초월한 정보를 상징적인 부호를 사용하여 전달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면, 나는 꿀이 있는 곳까지의 거리와 방향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꿀벌의 춤은 언어로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몇 시간 전, 수백m 떨어진 곳에서 수집한 정보를 춤이라는 상징 매체를 통해 남에게 전달하는 행위는 고양이가 지금 당장 배가 고프니 밥을 달라고 바짓가랑이를 감아돌며 야옹거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소통행위이다.

꿀벌의 아침은 스무 마리 남짓의 정찰벌들이 새로운 꿀을 찾아 나서는 일로 시작한다. 제가끔 좋은 꿀의 출처를 알아낸 정찰벌들은 벌통으로 돌아와 이른바 꼬리춤(waggle dance)이란 걸 춘다. 꼬리춤의 방향과 중력의 방향 간의 각도는 태양과 꿀이 있는 곳 사이의 각도를 의미하고 꼬리춤의 속도는 꿀에 이르는 거리를 표현한다. 이 정보는 얼마나 객관적인지 우리 인간도 조금만 숙련하면 꼬리춤만 보고도 정확하게 꿀이 있는 곳을 찾을 수 있다.

오늘은 꿀벌의 춤언어를 해독하여 197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카를 폰 프리슈(Karl von Frisch·1886~1982)가 태어난 날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폰 프리슈보다 더 예리한 관찰력을 지닌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수천 마리의 벌들이 잉잉거리는 벌통을 들여다보며 그들 중 누군가가 춤을 추며 동료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찾아냈으니 말이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행동생태학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1/19/2012111902370.html

 

Posted by 겟업
2013. 1. 4. 11:16

2004년  프랑스에서 딱딱한 사회과학 책 '추락하는 프랑스'가 30만부 넘게 팔렸다. 우파 논객 니콜라 바브레가 '프랑스 추락론'을 들고 나온 이 책을 놓고 프랑스 사회에 논쟁이 벌어졌다. 바브레는 프랑스 경제가 1970년대까지 평균 3%씩 성장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 1.6% 아래로 떨어졌다고 했다. 그는 프랑스 사회당 정권이 영국과 독일 좌파 정권과는 달리 공무원 조직과 복지 제도를 개혁하지 않아 '프랑스 병'을 악화시켰다고 했다.

▶2007년 대선에서 이긴 사르코지는 사회당 정권이 만든 '일주일 35시간 노동제'를 없애고 공무원 숫자도 줄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과 노조의 저항에 밀려 손도 못 대고 말았다. 올해 대선에선 사회당 후보 올랑드가 부자 증세를 비롯한 포퓰리즘 공약으로 52% 표를 얻어 당선됐다. 그는 한 해 100만유로 넘게 버는 부자들에게 세금을 75%까지 물리겠다고 했다.

▶올랑드는 대표적 기업인들이 세금을 피해 이웃 나라로 떠나는데도 부자 증세를 밀어붙였다. 예술 작품에도 부유세를 물리려 했지만 루브르박물관을 비롯한 문화예술계 반발에 부딪혀 포기했다. 그가 기업 매각 차익에 매기려 한 세금에는 젊은 벤처기업인들이 거세게 반대했다. 비둘기를 뜻하는 '르 피종'은 속어로 '멍청이'다. 벤처기업인들은 '르 피종'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우리가 봉이냐'며 정부를 공격했다.

▶올랑드는 법인세 인하를 반대했던 대선 때 입장을 바꿔 법인세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기업이 법인세를 덜 내면 5년간 일자리 30만개를 만든다고 했다. 그래도 경제성장률은 0.2%에 그쳤고 실업률은 10.8%나 된다. 올랑드 지지도는 집권 6개월 만에 36%로 떨어졌다.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 호는 프랑스 경제를 가리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고 했다.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20년 동안 성장률이 0%대 수준에 머물 거라고 했다.

▶IMF도 프랑스가 이대로 가다간 스페인처럼 된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추락론'이 자꾸 나오는 가운데 올랑드 정권은 좌파 공약에서 벗어나 일부 우파 정책으로 갈아타고 있다. 장미를 상징으로 삼는 프랑스 사회당이 장밋빛 공약으로 집권했지만 그 장미 가시에 찔렸다간 나라가 몰락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모양이다. 우리 대선 후보들도 실현 여부를 따지지 않은 채 달콤한 공약을 무더기로 내놓고 있다. 누가 되든 집권하고 나면 헛된 약속들을 거둬들이느라 허겁지겁 바쁠 것 같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1/18/2012111801188.html

 

 

Posted by 겟업
2013. 1. 4. 11:15

요즘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서 성별(性別)로 의사와 간호사를 구분하면 안 된다. 응급환자를 진찰하고 처치하는 의사는 여자, 혈압을 재고 약물을 투여하는 간호사는 남자인 경우가 많다. '의사=남자, 간호사=여자' 공식은 깨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의과대학생 절반 정도가 여학생이고, 서울 소재 간호대학 입학생의 20% 남짓은 남학생이다.

의대 강의실에는 수업에 성실한 여학생들이 앞쪽 자리를 메우고 있다. 강의실 분위기만 보면 여대 같다. 한편 간호대학들은 남자 화장실 늘리기에 한창이다. 병원 수술실의 간호사 공간에도 남성 탈의실을 새로 짓고 있다. 여의사가 늘면서 의사 공간에 여자 화장실과 당직실을 늘렸던 현상이 성별이 바뀌어 간호사 공간으로 옮겨온 것이다. 격한 진료현장인 응급실이나 수술실에서는 남자 간호사를 구하려고 난리다. 이들은 병원을 골라서 취업할 정도로 인기다.

남자 간호사는 지금까지 5100여명이 배출됐다. 전체 간호사 면허 29만여명에 비하면 아직 소수지만 최근 5~6년 동안 남자 간호사가 급격히 늘었다. 올해는 1000명의 남자 간호사가 배출됐고, 간호대 남자 입학생은 3700명이다. 이제 '백의(白衣)의 천사' '나이팅게일'이라고 해서 여자를 떠올리면 곤란하다.

얼마 전에 남자간호사회 발기인 대회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 50년 전 우리나라 최초로 남자 간호사가 됐던 조상문(78)씨가 축사를 했다. 그는 "간호사를 천직(天職)으로 삼으면 결코 후회할 일이 없을 것"이라며 "조만간 간호협회에서 남자 회장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간의 질병 구조가 변하면 의료 서비스의 비중도 바뀐다. 과거에는 급성질환이 많았다. 맹장염(충수염)이나 구멍 난 위궤양 등 수술로 해결해야 할 상황이 잦았다. 따라서 질병 관리 대부분을 의사의 전문성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령시대를 맞아 만성질환이 다수다. 꾸준히 관리받아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치료보다 치유가 대세다. 이 때문에 미래 의료는 간호사 시대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간호사에 대한 활용은 시대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 현재 2년 석사과정을 거쳐 가정 방문 간호, 응급 분야, 감염 관리, 마취, 중환자, 종양 전문 등 13개 분야를 별도로 더 공부한 전문 간호사가 대거 양성되고 있다. 의사들이 기피하는 외과·흉부외과 수술에 보조의(補助醫)로 참여하는 간호사도 1000명이 넘는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은 건강보험 의료수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그러니 병원이 전문간호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려 하지 않는다. 의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은 전문성을 띤 간호사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함에도 말이다. 직장 생활과 보육을 병행하기 어려운 열악한 근무 환경 탓에 의료 현장을 떠난 간호사도 9만명에 이른다.

고령 장수 사회로 갈수록 간호사의 역할은 커진다. 병원뿐 아니라 다양한 공간에서 환자를 돌보고 건강관리가 이뤄지는 의료 서비스가 중요해졌다. 간호사 인력 구성과 수요는 빠르게 바뀌어가는데 의료 환경과 제도는 한참 뒤처져 있어 안타깝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의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1/18/2012111801180.html

 

Posted by 겟업
2013. 1. 4. 10:58

이런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갑돌이와 당대의 미녀 배우가 난파 후 함께 무인도에 당도해 살아남았다. 움막 짓고 먹을 것을 구하느라 정신 없이 며칠을 보내다 어느 날 밤 둘은 사랑을 나누었다. 이튿날 아침, 갑돌이는 그 미녀 배우를 깨워 자신의 소원 하나를 간청했다. 1분 동안만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을돌인 척 해달라는 것이었다. 미녀가 승낙하자마자, 갑돌이는 미녀 배우에게 소리 질렀다, "을돌아, 어제 밤에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니? 너 드라마에 나온 그 배우 알지? 그 배우랑 밤을 같이 보냈어. 정말 대박이지!?"

사회적 반응을 갈구하는 인간의 속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다. 자신이 원하던 일이 생기면 기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반응이 필요하다. 함께 기뻐해주거나(최고의 반응) 칭찬을 해주거나(좋은 반응) 부러워하는(그리 나쁘지 않은 반응) 등의 사회적 반응을 접함으로써 기쁨과 성취의 감정은 지속되며 사건의 의미는 분명해진다.

큰 상을 받거나 혹은 게임에서 최고 점수를 갈아치웠다 하더라도 알아주는 이 없으면 짧은 성취감 뒤에 더 깊은 허전함에 빠지기 쉽다. 그렇다고 대놓고 자랑하는 것은 쑥스러운 일이다. 특히 우리 문화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여러 사람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성취를 알리는 판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세상에 나온 지 석 달도 안 되는 기간에 2,000만 다운로드라는 경이적인 성공을 거둬 모바일 게임업계에 이른바 '팡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애니팡>이 그러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톡과 연계하면서 거둔 성공이다.

스마트폰 게임인 <애니팡>에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건이 '사회적 사건'이 된다. 50만점을 돌파하면 이 사실이 카카오톡을 통해 지인들에게 자동적으로 공지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굳이 직접 듣지 않아도 나의 점수를 보고 기뻐해주거나, 칭찬하거나, 부러워할 타인들의 반응이 이용자의 머릿속에서 경험된다. 개인적 성취가 사회적 관계 망들을 타고 넘으며 사회적 의미를 탄생시킨다. 마치 4, 5개의 콤보가 연속으로 터지는 것처럼 기쁨은 반복적으로 경험된다.

우리는 사회적 반응을 얻기 위해 타인이 필요하다. 그런데 타인의 반응이 필요한 더 근본적인 이유는 타인과의 비교 없이 자신에게 일어난 사건의 의미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혼자 게임을 해서 100만점을 채운들 그 숫자의 의미를 알기는 힘들다. 잘하고 못하고의 의미는 대개 사회적 비교를 통해 이루어진다. 1960년대에 레온 페스팅거가 주창한 대표적 심리이론 중의 하나인 사회 비교 이론에 따르면 많은 사건들과 행위들의 의미는 그 자체로 불확실하며, 사람들은 사회적 비교를 통해 그것이 얼마나 바람직한 행위인지 판단하고 사건의 의미를 해석한다.

<애니팡>은 다른 사람들의 성적을 보여주며 내 점수에 의미를 부여한다. 점수가 주위의 친구들보다 높을 때 쾌감은 상승하기 마련이다. C. L. 다우닝 등 사회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우리는 "평균보다는 좀 더 위"라는 인지적 편향(the above average effect)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 고등학생 10만명을 대상으로 한 사회조사에서 70%이상의 학생들이 자신의 지도력이 평균 이상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체육능력의 경우 6%의 학생만이 자신이 평균 이하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러한 인지적 편향은 평균 이하라는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게 만들다. 자신의 <애니팡> 점수가 평균 이하일 때 스트레스를 받고, 승부욕에 사로잡혀 침대서도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타인에 대한 칭찬에 덜 인색했더라도, 친구의 기쁜 소식들을 알리는 데 덜 주저했더라도 <애니팡>으로 대표되는 팡 신드롬이 일었을까? 칭찬과 이해, 사회적 반응을 갈구하는 우리들의 쓸쓸한 모습을, 사회적 반응의 결핍이라는 시대의 아픔을 확인시켜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성은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211/h2012111702572924060.htm

 


 

Posted by 겟업
2013. 1. 3. 16:47

“사람이 도구를 만들지만 결국은 그 도구가 사람을 규정짓는다”는 미디어 학자 마셜 맥루언의 말은 앞으로 어떤 형태의 새로운 미디어가 생성되더라도 ‘참’으로 증명될 명제다. 새 미디어가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바꿔 놓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시대든 미디어를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해 미디어의 경계가 허물어진 이 시대엔 더더욱 그에 대한 심층적 이해는 ‘필수불가결’이라고 하겠다.

근래에 발생한 놀라운 현상 두 가지가 이를 잘 입증해준다. 하나는 유튜브 7억 뷰를 돌파한 K팝 ‘강남스타일’의 전 지구적 유행이다. 다른 하나는 온라인에서 ‘혼자서 24인용 텐트를 칠 수 있다? 없다?’의 내기가 확산돼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텐트를 쳐보는 이벤트가 펼쳐진 T24 소셜 페스티벌이다. 둘의 공통점은 특별한 마케팅 활동 없이 유튜브·페이스북·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발적 확산이 이뤄지면서 성공에 이르게 됐다는 점이다. ‘공유’와 ‘확산’으로 대변되는 소셜 미디어의 생태계에선 흥미 있고 가치 있는 콘텐트를 제공해 많은 사람의 자발적 참여와 공감을 유도하는 것이 관건이다.

사람들을 적극 참여시키고 거기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이 같은 패러다임에선 일방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TV 같은 전통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서 새로운 미디어를 창출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앰비언트(ambient)’ 미디어, 즉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이 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그 미디어 환경을 고려한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새로움을 선보이는 것이다. 이를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라 부른다.

올 한 해 이러한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를 구현한 눈에 띄는 성과가 많았다.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는 낮 12시와 오후 1시 사이에만 작동되는 그림자 QR코드를 스캔했을 경우 할인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한 이마트의 ‘서니 세일(Sunny Sale)’ 캠페인, 버스 안 라디오 광고 소리를 인식해 광고가 나올 때 커피향을 뿌려 주는 던킨도너츠의 ‘향기 나는 라디오 ’ 캠페인, 화살표 모양의 풍선을 활용해 주차장의 빈 곳을 알려줘 주차도 쉽게 할 수 있게 해주고 시간과 기름도 절약해 주는 에스오일 ‘히어 벌룬 ’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또한 자살다리로 알려진 마포대교의 난간에 사람의 동선을 감지해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치를 만들어 자살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돌리게 하려는 삼성생명·서울시의 ‘생명의 다리’ 캠페인도 순항 중이다. 바야흐로 그림자·향기·주차장·다리 등 모든 것이 미디어인 시대다.

이 모든 캠페인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이용한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을 제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동시에 참여한 사람들이 경험한 새로운 가치를 자발적으로 퍼트리게 하는 순기능을 생성해 냈다. 소비자가 참여해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이 시대의 패러다임을 제대로 구현한 것이다. 미디어 환경이 바뀌고 있다. 당연히 광고의 화법도 바뀌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김홍탁 제일기획 마스터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9867525&cloc=olink|article|default

 

 

Posted by 겟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