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20. 14:06

한류전략연구소 소장이 본 한반도 미래비전 “新문예부흥국”


신승일 박사

한류전략연구소장, (사)한류산업협의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와 미국 버지니아텍 시스템 공학과를 졸업했다. (사)한류산업협의회를 조직해 한류의 세계화, 산업화, 쌍방향적 문화교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글은 7월7일 국회대강당에서 개최된 “신한류 문화산업 정책토론회”에 발표된 내용이다.
 
한류의 거센 바람이 휘몰아쳐 지나간 자리에 제2기 한류가 움트고 있다. 대중문화가 닦아놓은 한류의 길 위로 한국의 다양한 문화가 전파되어 쌍방향적 문화교류와 융합을 이루면서 문화 르네상스를 일구어 낼 기회가 온 것 같다. 그 동안의 한류는 한국인의 삶의 본질과 역사, 사상,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드라마, 가요, 영화 등 대중문화의 전달 위주였고,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문화 획일주의와 한탕주의로 놓쳐버리는 듯하였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 등 한류국가에서는 대중문화로 촉발된 한류로 인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고, 우리가 하기에 따라 한국 문화가 크게 전 방향적으로 펼쳐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2007년 4월 일본의 중견 여배우 ‘구로다 후꾸미’는 “한류는 대중문화로 인해 촉발되었지만, 일본의 한류팬들 가운데서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알고자 하는 수요가 많이 생겼다. 그런데 정보가 없어서 아쉽다”라고 했다.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녀는 “한국인의 예쁜 마음이 어디서 왔을까 궁금하다. 아마 유교 때문이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중국에서는 2006년 10월 베이징 사범대학의 위단 교수가 cctv에 논어 강의를 하면서 공자 붐을 불러 일으켰다. 위단 교수의 <논어심득>은 450만부 이상이 팔렸다. 2000년 이상 동아시아의 정신세계를 지배해 왔지만, 문화혁명 시기에 부관참시를 당하다시피 했던 공자가 지금 중국에서는 완전히 되살아났고 전통문화 붐이 불고 있다. 세계 곳곳에 ‘공자학당’이 세워지고 있으며, 공자 탄생 기념식은 국가 행사로 승격되었다. 전통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여기저기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성인식과 전통혼례를 찾는 이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물질문명의 폐해와 경쟁에 지친 현대인들이 ‘전통’으로 회귀하고 있다. 우리 전통 속의 생명 평화 사상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보편적인 정서이다. 이러한 맥을 제대로 짚어낸다면, 우리 문화와 전통에 살아있는 ‘보편성’은 세계인과 호흡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전통문화 콘텐츠는 세계를 향한 문화발신의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 특히 한스타일 전통문화에는 참살이 (웰빙), 과학, 품격, 건강의 요소가 깃들여 있어 여하히 개발하고 마케팅 하는지에 따라 세계인에게 환영받을 여지가 크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의 폐해, 경쟁으로 찌든 현대인들이 목말라하는 쿨한 제품, 문화상품, 서비스, 음식, 관광 상품 등이 한국의 전통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많이 개발될 수 있다.

한류의 맥은 상고시대부터 시작되지만, 5세기경의 백제 왕인박사, 통일신라 시대의 장보고, 고려시대 몽골의 ‘고려양(高麗樣)’ 등으로 이어져 오던 문화수출이 전 세계를 향한 문화발신국으로 변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비록 대중문화가 주가 되었지만 한류는 현재 70여 개 국에 퍼지고 있으며 탄탄한 한류고속도로를 구축하고 있다. 이 고속도로는 신한류 콘텐츠가 달려 나갈 인프라이다. 신한류는 대중문화를 위시한 다양한 형태의 한국 문화로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5천년을 이어온 찬란한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강대국의 흥망>의 저자 폴 케네디는 “오래된 정신문화 유산과 유서 깊은 역사적 배경이 있는 국가들은 흥망의 깊은 수렁에 빠지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부활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고 했다. 신한류 시대에는 우리의 전통문화와 고급문화 예술 등이 다양하게 전파될 것이다. 한국이 맞이한 중요한 기회인 한류가 홍콩 느와르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풍부한 콘텐츠가 생산 공급되어야 하는데, 우리 전통문화와 예술에는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닌 콘텐츠가 무한히 들어있는 것 같다. 신한류 시대를 맞아, 이러한 콘텐츠를 세계화해 나가는 것은 한국을 문화강국으로 우뚝 세우는 작은 목표로부터, 3세기마다 한반도에 찾아오는 문예부흥을 일으키고, 전 인류를 향한 신르네상스를 창조해 나가는 큰 목표까지도 내포한다. 이러한 일들이 필연적으로 이루어지려면, ‘내가 신한류의 주인공’이라는 인식을 국민 모두가 가지는 ‘국민 한류’ 시대를 열어가고자 하는 의지와, 신한류 국가문화전략이 필요하다. 

이 발표문에서는 신한류의 개념을 정립하고, 국가브랜드와 신한류의 관계를 설명하며, 신한류(특히 전통문화 콘텐츠)가 국가브랜드를 제고하는데 필요한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21세기 한반도 문예 부흥
 
한반도에는 대략 3세기마다 문예 부흥의 주기가 있었다. 12세기 고려시대에는 금속활자, 상감청자, 팔만대장경 등 중국과 차별화된 찬란한 문화를 일구었으며, 15세기 세종 조에는 훈민정음 창제, 과학기술 분야의 많은 발명, 음률정비 등으로 조선 초 문예부흥을 이루었다. 18세기 영정조 때에는 성리학을 바탕으로 진경산수화, 판소리, 탈춤, 문학 등이 찬란하게 문예부흥의 꽃을 피웠다. 다시 3세기 후, 우리는 21세기의 초입에 서있다.

한편 문명의 변천사는 메소포타미아, 황하, 인더스, 이집트 4곳에서 발상하여 그리스 로마문명의 지중해를 거쳐 15-18세기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 대서양으로, 다시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이동하였고 역사학자들은 이제 태평양을 건너 극동에서 신문명이 탄생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생명문화사상이 주목받고 있다. 노련한 세계의 상인들은 ‘아메리카를 팔아서 아시아를 사라’라는 얘기를 한다.  

폴 케네디는 일본 동경대 강연에서 “21세기 아시아 태평양 시대의 중심은 누구냐?”는 질문에 미국은 청교도정신, 개척자정신, 정신적 지도력을 잃었다고 했으며 “never japan, never china, maybe korea”라고 했다. 

녹색운동의 창시자이며 신비주의자인 루돌프 슈타이너는 “인류문명의 대전환기에는 인간의 새로운 삶의 양식을  결정할 원형(原型 archetype)을 제시하는 성배(聖杯)의 민족이 반드시 나타난다. 이 민족은 개인적으로나 민족적으로나 깊은 영성을 지니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상을 갖고 있지만 거듭되는 외침(外侵)과  폭정(暴政)에 억압되고 훼손되어 그 이상을 쓰라린 내상(內傷)으로만  간직한 민족이다. 지중해 문명의 전환기에 나타난 그 민족은 이스라엘이지만 오늘날은… 한국이다”라고 했다. 지구온난화와 서구 물질문명의 폐해로 인류 문명의 대전환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문명학자들의 얘기다.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는 “한 나라가 세계무대에서 한 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할 때에는 경제력, 군사력의 성장과 함께 반드시 문화의 융성이 이루어 졌다”라고 <강대국의 흥망>에서 갈파했다. 루이 14세 때의 프랑스, 메이지 유신 때의 일본 등이 비근한 예라 할 수 있다.

백범 김구는 ‘아름다운 조국’을 원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문화 강국’을 말한다. 50년이란 짧은 기간 내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어낸 한국의 다음 과업은 문화강국 입국이다. 정치 경제 문화가 균형을 이루어 골고루 발전할 때에야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한들, 문화국가가 되지 못하면 선진문화국으로 대접받지 못할 것이다. 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문화의 융성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경복궁 근정전에 삼족정이 설치되어있는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위의 내용을 볼 때, 시공간적 문명의 솟구침이 21세기 한반도에서 교차하게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에 한류의 물결이 더해져 상승추세의 골든크로스를 형성하며 한국 주도의 신르네상스 문예부흥의 시대를 예감케 한다. 한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를 향한 문화발신국이 되고 있다. 신한류를 육성하고 세계화하는 것은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하면서 일등국가로서의 품격을 갖추는 주춧돌이 된다. 21세기 초입에 나타난 한류현상은 깊은 땅속의 우물물을 퍼 올리기 위해 붓는 한 종지 ‘마중물’인데, 깊고 다양한 우리 문화를 세계에 선보이기 위해 퍼 올리는 작업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 있는 그대로의 문화도 좋지만 세계인의 기호에 맞도록 보정하고 현지화하고 쌍방향교류를 통해 이종교배하면서 새롭게 거듭난 콘텐츠로 소개되기도 해야 한다. 유무선 통신수단의 미증유적인 발달로 인해 이러한 콘텐츠는 국경을 넘어 한류고속도로 위를 거침없이 달려 나갈 준비가 되었다.
 
신한류(新韓流)란 무엇인가?
 
대중문화로 시작한 한류는 다양한 장르로 확산되고 있으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붐이 식었다지만 ‘연애는 끝났고 결혼만 남았다’는 지적처럼 일본 중국 등에서의 한류에 대한 사랑은 굳어지고 있다. 드라마, 대중가요, 영화의 삼두마차로 시작한 한류는 한국 전통문화와 예술, 고급문화, 난타 점프 비보이 퓨전국악 등과 같은 퓨전문화, 시민운동 새마을운동 응원문화 화장실문화 전자정부와 같은 제도나 운동, 템플스테이 고택스테이 슬로시티와 같은 녹색관광, 의료관광, e-스포츠, 바둑, 골프 야구 피겨스케이팅의 스포츠, 뿌까 뽀로로 아기공룡 둘리 등 만애캐(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한국어 학습, 디지털한류 등 제반 문화 분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처음 한류가 시작된 중화권과 일본은 물론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까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이집트 이란 등 중동, 멕시코 등 중남미를 비롯하여 동유럽에도 상륙하여 전파되고 있다. 

이러한 차제에 최근 신한류의 기류가 넓게 형성되고 있다. ‘한국 1등=세계 1등’이 공식화된 브레이크댄스는 세계 젊은이들의 문화코드가 되었다. 세계 최초로 프로게임단을 탄생시킨 한국은 e-스포츠 강국이다. 프로게이머들의 국위 선양은 월드컵 국가 대표선수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못지않다. 비언어극(넌버벌 퍼포먼스)인 난타와 점프, 비보이 관람은 외국인의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 잡았으며 퓨전 국악의 다양한 장르들이 탄생되어 젊은이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한류와 it가 결합한 ‘디지털 한류’는 ‘데카르트’(tech+art: 기술과 예술의 결합)의 새로운 프런티어를 열어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스타일의 육성과 세계화는 한식, 한복, 한지, 한글, 한옥, 한국음악 등 전통문화 콘텐츠를 다루고 있는데 이는 신한류 코드의 핵심재료라고 할 수 있다. 

대중문화 위주의 한류가 1기 한류였다면, 위에 열거한 전통문화, 고급문화 예술, 퓨전문화, 제도와 운동, 만애캐, 녹색관광, 의료관광, e-스포츠, 디지털한류 등 제반 문화를 포괄하는 것을 제2기 한류, 포스트 한류, 또는 신한류 라고 일컫는다.
 
신한류는 ‘전통’을 먹고 자란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찾기 힘들었다. 개막식에서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보여 주는 영상 이미지는 눈을 씻고 봐도 나오지 않았는데 대회 기간에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낮아서이다. 경제규모는 세계 13위이지만 국가브랜드 순위는 33위이다. 아시안게임 2회 개최국이며, 아시아 2위의 체육 강국이면서도, 도하에서 한국이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국력보다는 소프트파워 문화의 힘에서 다른 나라에 밀렸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중국, 인도, 중동국가 등은 화려한 전통의상과 무용으로 고유한 전통문화를 맘껏 뽐냈다. 

역사와 전통은 계승하는 자의 것이다.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소홀히 하면 대가는 후손이 치른다. 예를 들면 1100만 만주족은 청나라를 세워 300년간 대륙을 지배했다. 그 이전 어떤 왕조보다 넓은 지역을 개척하고 다스렸건만, 청 왕조는 자국어인 만주어를 황실에서만 쓰고 나머지 국민은 중국어를 쓰게 했다. 그 결과 만주어는 사어(死語)가 됐고 그들의 문화와 민족마저 희미하게 사라져 갔다. 전 세계 6800여 언어 중 가장 급속히 사라지고 있는 언어가 바로 만주어로 지금 80세 이상의 노인 18명이 겨우 맥을 잇고 있다.

신석기 시대부터 우리 선조가 사용했던 온돌은 과학적인 축열 난방과 두한족열(頭寒足熱) 방식의 자연친화적인 구조이다. ‘불을 깔고 자고 덮고 자는’ 우리 민족의 온돌은 대영백과사전에 ‘ondol’로 등재돼 우리의 문화유산임이 분명하지만, 최근 중국학자들은 온돌이 중국 북방에서 발생해 한반도에서 명맥을 유지했으며 상하이(上海) 등에서는 중국 문화로 되살아나는 중이라고 주장한다. 온돌을 접한 중국 상류층과 일부 미국인은 침대를 걷어내고 온돌을 사용한다. 온돌에다가 인체에 이로운 기를 뿜어내는 황토벽과 채광을 살린 전통 한옥을 현대화하면 세계인이 선호하는 주거 형태가 되지 않겠는가? 게다가 정보기술(it) 강국의 홈 네트워크를 장착한다면 세계인이 열광할 ‘한(한류) 스타일’의 주택이 될 것이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우리가 계승하지 않으면 중국의 ‘온돌 공정’에 밀리게 될 것이다.

싱가포르항공을 타 본 사람은 승무원의 유니폼이 싱가포르 고유의 스타일과 무늬를 전승한 복장임을 알게 된다. 태국, 필리핀과 몽골항공의 승무원 유니폼도 고유의 전통의상이다. 그러나 한국 항공사 승무원의 복장에서는 한국의 정체성을 찾아내기 힘들다. 일본 전통의상인 유카타는 원래 목욕 후에 입는 옷이었지만 현대적으로 개량해 요즘은 젊은이들도 애용한다. 베트남에서는 아오자이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소녀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한국의 한복은 어떤가? 명절에나 꺼내 입는 불편한 의복으로 인식되고 있지 않은가?  주몽 등 역사 드라마에 나오는 고구려인이나 부여인의 복식을 보면 활동하기 편한 디자인에 기능성을 갖추고 있다. 무용총 벽화에 나오는 고구려 무희의 복식은 화려하지만 다이내믹한 활동성을 보장한다. 전통의상을 간편하고 맵시 있게 현대화하면 우리 젊은이들도 즐겨 입을 것이다. 
진정한 전통이란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옛것에 바탕을 두되 근본을 잃지 않는 범위 안에서 현대와의 퓨전을 이루어 내야 한다. 옛 것을 있는 그대로 고집하는 것은 ‘전승’의 개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전승도 필요하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통은, 시대성을 함유하고 타 문화와의 교류 접목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진정한 전통은 옛날의 기술로 현대의 욕구에 맞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냄을 의미한다.

한국이 세계 경제 속의 위상만큼이나 세계에 알려지기 위해서는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국가 브랜드를 강화해야 한다. 국가 브랜드는 외교력이나 경제력보다 문화의 전파를 통해 강력하게 형성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대중문화 위주의 한류를 통해 아시아인이 한국을 알기 시작했다. 진정한 문화의 힘은 전통을 바탕으로 재창조돼야 한다. 전통문화 콘텐츠가 한류문화의 주역이 될 때 한국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전통문화에는 세계인이 원하는 생명 평화적 요소가 깃들어 있고, 환경에 찌들고 경쟁에 지친 현대인의 웰빙, 건강, 친환경적 요구에 부응하는 요소가 충만히 잠재되어 있다. 우리가 우리의 것을 아끼고 사랑할 때, 이러한 가치 있는 전통문화는 세계인의 요청에 부응하여 세계화 될 수 있다. 고 박동진 명창의 말마따나,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이 바로 우리 전통문화인 것이다. 온돌, 한옥, 김치, 된장, 옹기, 채화칠기, 한지, 한복, 한글, 할머니의 자장가... 그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더군다나 이러한 소중한 문화유산들을 보편적 문법으로 세계화한다면 세계인이 원하는 콘텐츠가 된다. 이것이 바로 한류의 세계화이며, 문화강국 입국의 길이요, 기업이나 예술인에게는 블루오션을 발견하게 되는 첩경이다.

프랑스의 문화비평가인 기 소르망은 “자신들의 가치 체계에 대한 대안을 심각하게 모색하고 있는 서구인들에게 한국이 서구를 열심히 모방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뜻밖이다”라고 했다. 깨어있는 서구인들은 극동, 특히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의 것에서 대박을 터트리자.
 
전통문화 콘텐츠 신한류 전략
 
전통문화 콘텐츠를 있는 그대로 외국인들에게 소개하는 것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위험성도 따른다. 필자는 미국 유학 시절 지도교수를 한국 음식점에 초청하여 고추장을 맛보게 한 적이 있었는데 매운 맛에 혼이 나면서도 빨려들듯이 좋아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한편 한국 된장이나 김치를 있는 그대로 외국인에게 맛보게 한다면 거부감을 일으킬 사람이 많을 것이다. 세계인은 다양하다. 지역적 특성에 맞는 로컬리제이션(localization)도 필요하고, 한국적 소재를 보편적 텍스트로 세계를 향해 전개하는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rion)도 필요한 반면,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 世邦化)하기도 해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한국의 문화전략을 위해 외국의 보편성을 수입하되, 그것을 소화해서 ‘한국적 보편성’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현대는 상품 하나, 캐릭터 하나에도 이야기가 따라붙는다. 나이키는 성공신화를 신발에다 담아 수십만 원에 팔고 있고, 스타벅스는 커피와 함께 문화를 파는데 젊은이들은 점심 값 만큼이나 지불하면서도 한 잔의 커피와 함께 문화를 즐긴다. 

일명 ‘럭비공 와인’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복분자주가 2007년 세계와인 경쟁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800여 개 이상의 와인이 참가한 이 대회의 주관자인 american wiine society의 mary ann coskery씨는 “한국의 복분자주는 맛, 향, 색이 살아있는 판타스틱한 동양와인이다”라고 했다. 서양의 와인과 비교해서 맛, 향기, 색깔 면에서 전혀 떨어지지 않는데다 병의 디자인이 럭비공을 닮아 디자인적 매력을 갖췄다. 그런데 복분자주에는 와인이 갖지 못하는 스토리가 있다. 그것은 ‘마시면 다음날 아침 오줌 눌 때 오강을 뒤집는다’는 스토리인데 이것을 이용하여 남성의 정력증진에 좋은 술로 마케팅 한다면 세계시장에서 와인에 버금가거나 능가하는 술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한다. 한 가지 덧붙여 여성의 미용에도 좋다는 과학적 근거까지 붙여 조그만 설명서를 각 국 언어로 번역하여 넣으면 대박을 터뜨릴 것이다. 

최근 배상면주가에서 나온 ‘오매락’이란 술은 토기 속에 술병이 들어있는데 마시기 위해서는 동봉되어 있는 나무망치로 토기를 깨트려야 한다. 이러한 퍼포먼스 자체를 즐기는 외국인이 많은데 여기에 스토리를 담아 왜 토기에 담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술맛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든지, 원적외선을 발산하여 숙성시킨다든지 하는 과학적이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스토리를 담으면 성공할 수 있다. 

비빔밥이 세계인의 찬사를 받는 것도 비비는 퍼포먼스와 함께 나물에 담긴 스토리, 20여 가지의 재료가 섞이면서 새로운 음식으로 거듭나는 데 따른 신기로움 등이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비빔밥 애기가 나온 김에, 비빔밥의 세계화에 도움이 될 얘기를 할까 한다. 갖가지 나물 재료 중 선택해서 먹을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떨까? 개인에 따라 취향과 식성이 다른 사람이 많은데, 예컨대 고사리나물은 골라내고 숙주나물은 표준량보다 두 배로 넣고 하는 식으로 취사선택할 수 있게 자동화하거나 주문을 받는다면 인기 있는 스토리 음식이 될 것이다. 
상차림에 있어서도 한국식으로 통째로 내오기보다 일본의 예처럼 조그만 용기에 조금씩 담아 낭비도 줄이고 부가가치도 높이는 방식을 응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필자는 지난 5월 초에 미국 la의 베벌리힐즈에 있는 일본 스시 음식점에 갔었다. 초밥 하나하나에 설명을 붙여 가격을 따로 받고 있었는데 감질나게 주문하다보니 나중에는 300불에 가까운 음식가격을 지불했다. 음식물 쓰레기는 없이 깨끗이 소비하게 하고 가격은 가격대로 받고 있었다.
한식은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음식의 유래나 양념, 조리법 등을 함께 이야기하며 먹는 음식은 몸뿐만 아니라 가슴과 머리에도 저장된다. 생각을 하지 않고 먹는 음식은 단순히 ‘사료’일 뿐이다. 한식으로 세계인의 가슴과 머리를 채우자.

서양에서 고기를 굽는 강도가 세 가지 정도인데 반해, 우리는 숯불의 강도와 잿불의 엷고 두터움, 화기의 쪼임 거리, 석쇠의 열전도율 등에 따라 방·의·오·회·삼·식·홍·단·염·설·암·날 등 15 가지의 구이방법을 가지고 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쇠고기 하나로 다양한 맛을 내는데 있어 영국 프랑스 미국인들은 35가지 정도인데 반해 우리는 무려 120여 가지나 가지고 있으며, 김치 종류도 140여 가지나 된다. 이처럼 우리 음식문화는 다양하면서도 약식동원(藥食同原), 음식궁합(飮食宮合), 맛과 영양 뿐 아니라 철학이 담긴 음식, 웰빙 건강식, 오색과 오미, 오장육부의 조화를 중시하는 음식이라는 것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마케팅 한다면 세계인의 찬사를 받을 훌륭한 음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영애가 오사카에서 인터뷰할 때의 일이다. 피로할 때 무엇을 먹느냐는 질문에 오미자차를 마신다고 했다. 이튿날부터 오사카 시내는 물론 인근지방까지 오미자차는 동이 났고 꾸준히 한국의 오미자차가 수출되고 있다. 음식에 깃든 스토리와 양념, 조리법, 효능 등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어 소개하는 것은 한식의 세계화에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한복의 특징 중 하나는 넉넉함인데 이는 건강에 좋다. 양복의 재단이 입체재단임에 비해 한복재단은 평면재단으로 하여 관절모양에 옷을 맞추기 때문에 활동하기에 편하다. 이 넉넉한 한복의 특징은 옷과 몸 사이에 충분한 공기층을 만들어 단열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다. 한복 바지의 대님은 몸의 기운이 밑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땅의 음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하며 일종의 부목 역할도 하여 발목을 보호한다. 고구려시대의 무사들은 통이 넓은 바지 ‘대구고 (大口袴)’와 소매 폭이 넓은 ‘대수삼(大袖衫)’을 입고도 말 위에서 180도 몸을 돌려 활을 쏘곤 했다. 

이러한 넉넉함과 건강지향성이 현 세대의 추세임을 안다면, 우리 한복으로부터 힌트를 얻어 세계인이 원하는 의복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옥의 대청마루는 시원하다. 이것이 최근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칼럼에 실린적이 있다. 선풍기나 에어컨이 없던 시절, 우리 선조는 자연의 법칙을 이용해 ‘천연 에어컨’을 만들어 썼다. 안마당에 나무를 심지 않아 한 여름 햇볕에 데워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 뒤란의 서늘한 대밭에서 몰아치는 짧고 세찬 바람이 풀무질하듯 분다. 인공적으로 차게 한 공기보다 대류현상을 이용한 자연 바람의 청량한 기운을 받으면서 살았던 우리 조상의 지혜가 돋보인다. 신석기 시대부터 이러한 친환경적, 웰빙적, 친자연적 가옥구조 속에서 생명과 평화의 사상이 움텄고 그 사상은 우리 문화 전반을 아우르고 있지 않나 한다.

판소리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우리의 고유한 음악 양식이다. 서양 특히 유럽의 음악 대가들은 한국의 판소리를 접하고는, 지금까지의 음악범주에 넣을 수 없어, 새로운 음악장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소설 한 권을 외워서 음악으로 구현해낸 판소리는 음악과 문학, 연극적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창과 아니리, 너름새, 발림을 고수의 북채에 맞추어 진행하는 판소리는 ‘추임새’로 관중과의 호흡도 중시한다. 일방적인 주입식 음악보다 쌍방향적인 소통의 음악으로 우리의 판소리가 세계 음악무대의 새로운 규범을 제시할 것을 기대해 본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지, 한복, 한글, 옹기, 채화칠기, 온돌, 침뜸 등에 깃든 수많은 전설과 설화, 내력, 이야기를 상품과 함께 소개하는 것이 신한류 콘텐츠의 첫 번째 성공 전략이다.
둘째, 퓨전이다. 전통문화를 세계화하는 과정에서 옛것에 바탕을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법고창신’의 정신을 새겨야 한다. 최근 일본이 추구하는 네오재패니스크(신일본양식)는 정교한 기술에 전통문화를 접목한 것이다. 세계적 판매망을 갖춘 최고급 수제 완구 인형인 테디베어에 드라마 ‘궁’의 주인공 의상을 입혀 판매하는 것은 우리가 구축하지 못한 분야와의 협력이며, 퓨전의 일환이다.

태권도를 응용한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나 사물놀이를 바탕으로 한 ‘난타,’ 퓨전국악, 비보이와 발레, 비보이와 국악 등의 이종교배를 통한 새로운 장르의 퓨전문화를 만들어 내는 나라가 바로 한국인 것이다. 최근 인천공항에서 발견한 김치 쵸콜렛, 고추 코콜렛, 김 쵸콜렛, 감귤 쵸콜렛 등은 퓨전상품의 좋은 예이다.

의료관광 역시 퓨전을 응용하여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고택스테이, 템플스테이 등도 지역 관광과 지방문화와 결합하여 새로운 관광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판소리와 관광과의 만남은 매력적인 소프트투어리즘 문화상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고창의 동리 신재효 생가 부근에 있는 국내 유일의 판소리 박물관도 주변의 동리 국악당, 판소리 전수관, 만정 김소희 생가 등과 함께 판소리 투어코스로 만들어 관광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고창은 특히 연계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이 많은데 가을에는 고창읍성의 모양성제와 함께 선운사의 꽃무릇(수선화과의 여러 해 살이 식물)과 메밀꽃 구경, 봄에는 선운사 동백꽃과 함께 인근의 도솔암, 마애불 관광코스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혹할 수 있다. 게다가 복분자도 고창산이 유명하다. 이러한 다양한 문화유산 자연경관과 음식 등을 어울러서 복합적인 소프트투어리즘 관광 상품으로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판소리의 고장에 와서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돌아가게 될 것이다.

강남역 뒷골목을 돌아보면, 한집 건너 한집이 일본식 오뎅집, 초밥집, 로바다야끼, 선술집, 라면집이다. 일본의 음식에 매료된 한국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이 음식들은 한국화된 퓨전 음식이 주종이다. 골목마다 있는 중국집은 차치하더라도 동네마다 들어선 베트남 쌀국수집 역시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메뉴가 주종이다. 한식을 비롯한 우리의 전통문화가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퓨전, 하이브리드, 컨버전스, 통섭의 개념을 차용하여 창의성과 상상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두 번째 성공의 관건이 달렸다.

페라가모, 구찌, 루이뷔통, 에르메스 등 세계적 명품은 브랜드화에 성공했기에 오늘의 명성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높은 품질, 멋진 디자인과 장인정신이 결합한 제품은 크나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브랜드를 만들어 낸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브랜드를 여럿 만들어 내어야 한다. 특히 상품, 음식, 관광의 세 가지 분야에서 한국 대표 브랜드를 만들어 세계인이 수긍하고 인정하는 브랜드로 키워야 한다. 한류로 인해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국가이미지가 나아지는 이때 전략적으로 ‘한류브랜드’를 설정하고 키워나가야 한다. 이미 동남아, 중앙아시아, 중동 등지에서는 한류브랜드라면 웃돈을 지불하고서라고 구매하고자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브랜드를 설정하고 상품, 음식, 관광의 3가지 분야에서 대표상품과 서비스를 인증하는 과정을 거쳐 세계인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육성하는 정책을 제안한다. 
 
문화강국, 어떻게 할 것인가?
 
부국강병의 하드파워시대에서 소프트파워 문화의 시대로 이행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문화전쟁의 시대에 정치 경제 논리에 버금가는 문화 논리를 펴야 한다. <문명충돌론>의 저자 새뮤얼 헌팅턴은 “공산권의 몰락으로 냉전체제가 무너진 뒤 세계 정치의 핵심적 갈등요소는 이데올로기도, 경제도 아닌 문화”라고 갈파했다.

21세기 한반도에 찾아올 신르네상스 문예 부흥기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소모적 이념대립과 정쟁을 초월하여, 국가브랜드의 비약적 개선,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국가경쟁력 향상, it강국의 ‘디지털한류’ 전략, 동아시아 생명평화사상과 한류의 접목, 한류의 상수원인 전통문화 콘텐츠의 육성과 세계화 등 총체적인 ‘신한류 국가 문화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방법론으로는 이러한 전통문화 콘텐츠를 옛 것에 바탕을 두되 현대에 맞게 변화시키는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재창조하고, 한국적 독창성과 세계적 보편성을 퓨전화해 새로운 문화융합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한국문화의 세계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 문화에 깃든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발굴하여 상품과 서비스에 접목하여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정교하게 구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브랜딩’을 통해 한류 상품의 가치를 높이고 외국인이 선호하는 ‘한 브랜드’ 상품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대중문화로 촉발된 한류는 이제 전통문화, 고급문화, 고급예술로 전이되고 있고 새로운 퓨전문화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한 신한류 콘텐츠는 대중문화가 만들어 놓은 고속도로 위로 달려 나가야 한다. 시공간적 문명의 솟구침이 21세기 한반도에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데, 한류가 그 촉발점이 되고 마중물이 되어 전 지구적 르네상스의 시발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신한류의 핵심은 전통문화 콘텐츠이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민족적인 것과 탈민족적인 것,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접목,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통섭(統攝)을 통해 신한류를 만들어 내고, 한류가 닦은 길 위로 이러한 신한류가 달려 나가야 한다. 이러한 논의가 촉발되고, 건전한 담론이 형성되어 한반도발 문예부흥의 불길이 번져나가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통문화 산업화-세계화
 
일본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나라로 통하며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그 이유는 ‘잃어버린 10년’ 동안 수출액은 70% 증가한 반면 문화상품 수출은 3배 이상 늘어나면서 미국 다음의 문화강국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세계 만화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애니메이션ㆍ게임ㆍ소설ㆍ패션과 건축에 열광하는 세계인들을 양산했다. 문화 발신국으로서의 국가브랜드를 확실히 구축한 결과, 지구촌의 보통 시민들은 스시ㆍ기모노ㆍ게이샤ㆍ스모가 무언지 알고 있고 ‘일본문화=고급문화’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전 세계에 산재한 일본 음식점은 ‘젓가락 문화’를 팔면서 일본 음식을 고급ㆍ고가 음식으로 인식시켰다. 땀이 아니라 브랜드와 문화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상품에 프리미엄을 붙인 것이다. 일본이 문화강국으로 변신하게 된 데에는 국가의 전략도 있었고 민간의 노력도 따랐다. 

산업화 민주화를 세계에서 가장 빨리 달성한 한국의 다음과제가 문화강국 입국일진대, 이 역시 국민의 동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의 국가브랜드가 2012년까지 세계 15위가 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무려 1조 달러 이상의 부가가치를 생성하는 것과 맞먹는 일이 된다. 수출 제품의 마진 상승, 관광 증가, 외국인 투자 증가, 국가이미지 상승 등 다양한 방면에서 국익을 거둬들일 국가브랜드의 제고는 일부 부처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전 국민이 힘을 합쳐야 될 수 있는 일이다. 소위 국격이 높아지는 것인데, 전 국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필자가 이 논문에서 제시한 ‘문화강국 만들기’는 우리문화를 영위하는 국민들이 우리문화에 자긍심을 갖게 함으로 제2기 한류, 신한류, 국민한류 시대를 열어감으로써 세계인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 관광 상품과 퓨전문화 등을 창의적으로 개발하는데 동참시키는데 있다. 

이를 위해서 신한류 콘텐츠 전략이 국가브랜드 전략 차원에서 설정되고 정교하게 다듬어지고 범정부차원에서 지원되어야 한다. 세계화 사례에서 서로 지혜를 공유하고 향후 전통문화 자원을 결집하여 산업화하고 세계화하는데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살아가고 생활하며 사업하고 산업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오늘부터 국가브랜드의 개념을 염두에 두고 일에 착수하기를 희망한다.

Posted by 겟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