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은 17번째 맞는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날은 1994년 11월 유엔해양법협약 발효로 제2의 국토인 바다에 대한 국가 간 경쟁이 본격화하자 바다의 중요성과 해양개척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1996년 제정됐다. 그해 우리나라가 유엔해양법협약에 가입하면서 인근 국가와 해양영토 다툼이 본격화됐다. 우리 국토를 금수강산이라 했던가. 우리나라 바다가 바로 그렇다. 필자는 30년 동안 바다를 연구하면서 동해 서해 남해 같은 바다가 한반도에 접해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고 감탄한다. 동해는 심해의 성질을 갖고 있으면서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관계로 회유성 및 한류성 어종, 심층수, 꿈의 연료라 불리는 메탄하이드레이트 등 자원이 풍부하다. 남해는 연중 난류의 유입으로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고 양식생물의 적지다. 서해는 갯벌이 발달하고 조류가 센 관계로 조개류 등 갯벌생물이 풍부하고 조력발전 등 해양에너지 자원 개발이 용이한 특성이 있다. 그리고 4000개가 넘는 섬이 우리 바다 주변에 있다. 이렇게 모든 특성을 고루 갖춘 바다를 접한 나라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천혜의 해양조건을 우리가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1세기는 지식정보화, 세계화, 해양화시대로 각 나라는 해양영토를 넓히는 데 국력을 쏟고 있다. 독도와 이어도에 대해 일본과 중국이 시비를 걸고, 중국이 석유를 탐사하고 있는 제7광구 주변 대륙붕 문제로 한일 간 이해관계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미래 식량자원으로 해양생물자원과 석유 천연가스 외에 우라늄 붕소 중수소 리튬 몰리브덴 망간 등 광물자원 개발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고유가로 조력 파력 풍력 해수온도차발전 등 해양에너지 자원도 현실화하고 있다. 독일이 해상 풍력을 수출 주력산업으로 정하고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해양에너지사업에 뛰어든 것은 해양에너지산업이 얼마나 기대되는 미래 산업인지 잘 보여준다.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플랜트산업 시장 규모는 2030년 2900억 달러, 해양바이오산업은 2015년 41억 달러로 예상돼 바다의 가치와 중요성을 새삼 실감한다. 미래 해양산업인 해양레저관광산업도 뛰어난 조선기술과 결합한다면 천혜의 자연조건과 섬이 많은 우리나라를 해양강국으로 이끄는 데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태평양 해저자원 개발, 북극해 기상 변화에 따른 북극항로 개척과 엄청난 석유자원 및 수산자원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 해양경제영토를 넓혀야 할 시점이다. 또 기후변화와 관련해 해양기상이 육상 기후를 좌우하므로 해양기상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해양은 육상과 달리 주권이 미치는 해역은 물론이고 국제협약에 의한 외국의 동의로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 생산기반이 개인의 통제가 불가능한 공공재 또는 공유재의 성격이 강해 국가 중심으로 관리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일찍이 육당 최남선 선생은 “우리가 반도국인 임해국민으로서 잊어버린 바다를 다시 생각하여 그 인식을 바르게 하고, 그 자각을 깊이하고, 그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나라의 지리적 장점을 살려 미래 해양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국가 발전의 기틀을 마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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