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14. 18:19

21세기 첫 10년 동안 미국경제에 두 가지 환상이 있었다. 첫 번째는 주택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두 번째는 웹 2.0의 시대에 인터넷에서 엄청난 돈을 버는 방법을 알아가는 중이라는 믿음이었다.

첫 번째 환상은 2007, 2008년 주택 및 주식 시장 붕괴와 함께 무너졌다. 그러나 웹 2.0 환상은 투자자들이 지난주 페이스북의 기업공개(IPO) 재앙에 거금을 쓸 만큼 여전히 살아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5일 동안의 주식 거래 후 페이스북의 IPO를 지난 10년 동안의 최대 실패작이라고 지적했다. 나는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성패를 그다지 아름답다고 묘사하긴 어려운 인간적 ‘온라인 욕구’, 즉 끊임없는 개인적 과시와 홍보를 위한 열망, 가상의 커뮤니티와 우정 추구 같은 것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인상을 항상 받았다. 


페이스북을 사랑하거나 적어도 페이스북이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없는 독자들이라도 주식시장에서 페이스북의 실패를 인터넷의 상업적 한계를 보여주는 신호로 봐야 한다. 문제는 페이스북이 돈을 벌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다. 많은 돈을 벌지 못할뿐더러 더 많은 돈을 버는 명백한 방법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건 수억 명의 사용자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현금화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대한 범위, 제한된 수익가능성’ 문제는 전체적으로 디지털 경제의 특징이다. 조지메이슨대의 경제학자 타일러 카우언이 2011년 e북 ‘대불황’에서 썼듯이 인터넷은 ‘값싼 즐거움’을 만들어냈을 때엔 경이로운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수많은 생산물이 무료이고, 많은 웹 회사의 업무가 소프트웨어나 서버에 의해 자동적으로 수행되기 때문에 온라인 세계는 일자리 창출 차원에선 덜 인상적이다.

그런 점에서 디지털 시대의 성공사례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회사인 애플과 아마존이 제품 생산과 실질적인 제품 배달에 단단하게 뿌리내린 사업 모델들을 가지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애플의 핵심 경쟁력은 더 좋고 아름다운 기기를 만드는 것이다. 아마존의 경쟁력은 모든 물품을 더 빠르고 값싸게 대문 앞까지 배달하는 것이다.

이들과는 대조적으로 회사의 제품이 더 순수한 디지털 제품일수록, 그 회사가 만들어낼 일자리는 줄어들고 벌 수 있는 돈도 적어진다. 이것이 바로 지난주 페이스북 투자자들을 무너지게 한 현실이다.

독일의 철학가 요제프 피퍼는 1952년 ‘레저: 문화의 근본’이라는 책을 썼다. 그는 온라인에서 넘쳐나는 종류의 문화에는 틀림없이 실망했을 것이다. 그러나 레저는 명백하게 인터넷의 기본이다. 저급에서 고급까지, 롤캐츠(LOLcats·재밌는 고양이 사진 사이트)에서 위키피디아(Wikipedia·인터넷 백과사전)까지, 인터넷의 많은 내용은 보수를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런 의미에서 ‘새로운 경제’는 상업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종의 동호인 천국인 것이다. 

미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최신 실업통계를 봐도 이런 현실이 증명된다. 정보 산업의 실업률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당히 높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실업률이 실질적으로 상승한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이기도 하다. 20년 가까이 지속된 ‘닷컴 열풍’에도 불구하고 정보 산업과 다른 경제 산업의 연관성도 그리 크지 않다.

인터넷은 경제적 혁명보다는 문화적 혁명을 만들었다. 트위터는 포드 자동차사가 아니다. 구글은 제너럴일렉트릭사가 아니다. 시선을 값싼 인터넷 광고에 던지는 것 외에는 우리가 마크 저커버그를 위해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로스 두댓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http://news.donga.com/3/all/20120529/46579739/1

Posted by 겟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