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최근작 『3차 산업혁명』에서 산업화 시대의 종말을 선언했다. 2차 산업혁명을 이끈 석탄·석유의 시대가 가고 태양광이나 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같은 녹색 에너지원이 산업을 견인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지금까진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어 각 가정이나 건물로 보내줬지만, 앞으론 각 가정과 건물이 소형 발전소가 된다. 공기 중 산소와 수소를 결합시켜 에너지를 만드는 연료전지와 태양광 발전 덕분이다.
그런 세상이 올까 싶지만 LG는 이미 그 세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LG는 롤스로이스퓨얼셀시스템즈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영국 롤스로이스의 자회사인 이 회사는 발전용 연료전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2020년엔 그룹 매출의 15%를 녹색산업 분야에서 올릴 계획”이라며 “이미 각 계열사에서 태양광 발전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같은 다양한 녹색 에너지원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이 보는 미래는 ‘고령화 사회’다. 인간 수명이 늘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초음파기기 제조사인 메디슨을 인수한 삼성전자는 혈액검사기·디지털엑스레이 등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정보기술(IT) 경쟁력을 살려 첨단기술이 필요한 의료기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삼성의 관심은 바이오산업에까지 미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안에 인천 송도에 동물세포 배양기를 갖춘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위기’란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소니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난 4월 비틀스를 키워낸 영국의 음반업체 EMI의 음악·출판 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2일엔 미국의 클라우드 기반 게임업체 가이카이를 사들였다. 컬럼비아픽처스의 영화 ‘맨인블랙3’도 알고 보면 소니의 작품이다. 컬럼비아픽처스는 1989년 소니에 합병됐다. 음악과 게임·영화 같은 엔터테인먼트 콘텐트가 소니가 보는 미래인 것이다.
지금은 모두 TV 만들고 휴대전화 파는 전자기기 제조사지만 10년 후엔 전혀 다른 회사가 돼 있을지 모른다. 어느 회사가 살아남아 시장을 호령할지 두고 볼 일이다.
정선언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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