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22. 13:15

허영만 <식객>에도 나오는 학교 앞 유명한 멸치국수집. 특히 학식이 문 닫는 일요일 아침에 도서관에 들어가면서 가기 좋다. 

오늘 테이블 옆에 이런게 붙어 있어서 몇번이고 읽으면서 멸치국수가 아닌 반성국수를 먹고 돌아왔다. 


각자의 성공의 정의는 다르지만 그래도 성공하는 사람은 이유가 있는 법이다. 

다들 성공하고 싶고, 부자고 되고 싶어해도 그들의 성공 뒤에 숨은 노력은 보지 못하거나 알고도 시작하지 않는것 같다. 

그건 그렇고 나는 잠자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걸보니 대성하긴 글렀다.  이제 열심히 공부하고나서 사장님의 맛있는 멸치국수를 먹어야겠다. 오늘도 열심히! 




 식당 위 다락방에 누워서도 손님들의 맛 품평을 들어요
  
《식객》에도 공개하지 않은 5% 비법이 있다. 국물만들기 마지막 단계로, 위의 재료들을 40분 정도 우린 국물에 곱게 간 양파와 마늘, 다시마 등을 넣는 것. 마지막에 넣기 때문에 각각의 양념 고유의 맛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이 집에서는 국물에 소금을 넣지 않는다. 대신 멸치 젓국으로 간을 맞춘다. 조미료를 일체 넣지 않는데, 손님들이 “에잇, 조미료 맛이 나네” 할 때가 가장 억울하단다. 국수는 소면으로 삶아야 맛있다, 중면이 더 맛있다 의견이 분분하다. 최 사장의 말.  “소면으로 삶으면 너무 빨리 불어요. 중면은 불지 않았는데 손님들이 보자마자 불었다고 그래요. 시각적으로 불어 보이는 거죠. 그래서 저는 소면과 중면 중간 굵기의 국수를 따로 주문해서 만들어요.”  주방 옆 테이블에는 부추와 대파 등이 쌓여 있는데, 밭에서 막 뽑아 온 것처럼 신선했다. 최 사장은 이곳을 열기 전에 남편과 함께 과일가게를 운영했다. 이때 터놓은 청과물 도매상에서 신선한 재료를 사 온다. 지금도 장보기는 최 사장이 이틀에 한번씩 직접 한다.
 

최은주 사장은 “뭐든 쉽게 얻는 것은 없는 것 같다”며 말을 이었다.   “지금은 24시간 운영하는데, 예전에는 새벽 3시까지 했어요. 직원들이 다 퇴근한 후 혼자 주방에 남아 밤새 맛을 연구했죠. 주변 사람들은 저한테 미쳤다고 했어요. 잠도 자지 않고 음식 맛 연구만 하니까. 그때는 맛을 찾는 것에 혈안이 돼 있어서 잠자는 시간도 아깝더라고요.”  그는 요즘도 하루에 2~3시간 잘 때가 많다. 그의 침실은 식당 위 다락방. 천장이 얇아 손님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다 들리는데, 국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벌떡 일어나 귀를 쫑긋 세운다고. 계산대에 서서 국수를 먹는 손님들의 표정과 반응을 유심히 살피는 게 그의 가장 큰 임무다. 스스로 “예민해서 상처를 잘 받는다”는 그는 손님이 불평 한마디만 해도 상처를 받는다.

  “20~30년 된 국숫집들이 많은데, 역사가 짧은 집에서 좋은 맛이 나오겠느냐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열심히 연구해서 찾아낸 맛인데 쉽게 얻어진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보면 속상해요. 간혹 입에 안 맞는다는 분이 있으면, 어떻게 더 맛있게 만들까를 늘 고민해요. 그런 날은 잠도 안 오죠.”  그의 또 다른 일과는 소문난 맛집 다니기. 설렁탕집이든, 갈비집이든 혼자 다니면서 진지하게 맛을 보고, 그 비결을 고민한다. 얼마 전에는 행주산성 근처에 있는 유명 국숫집에 다녀왔다고 한다.


 3000원짜리 멸치국수에는 3000가지의 시행착오와 노력이 담겨 있었다.


Posted by 겟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