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5. 04:08

대한민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출범했다. 취임식에서 언급한 경제 부흥, 국민 행복, 문화 융성 등 세 가지가 새 정부의 중점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부흥과 관련해 스웨덴의 사례가 도움이 될 것 같아 몇 가지 제언을 드린다. 20세기 초만 해도 유럽의 가난한 나라였던 스웨덴이 강소국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창조 경제'에 있었다.

스웨덴 창조 경제의 바탕은 '현대적 초등교육'이다. 초등학교에서는 '어린이들도 영향을 줄 수 있다(Children can influence)'라 일컫는 교수법을 쓴다. 아이들은 과제를 개인이 아니라 그룹으로 해결한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창조하고 해결책을 만들어간다. 정답을 이끌어내는 '과정'에 점수를 준다. 혁신적이고, 과학을 사랑하며, 다른 문화를 포용하는 국제 감각을 갖춘 미래 세대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초등교육부터 민주적이고 창의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희망적인 미래로 나아가려면 우리가 처한 현실을 파악해야 한다. '현실에서 진리를 깨달으라'는 말은 덩샤오핑의 지혜로운 격언이다. 과거 스웨덴은 경제 분야 통계 자료가 부족했다. 특히 성별(gender)을 기반으로 한 통계 자료가 취약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수년에 걸쳐 성별 통계 체계를 갖춰나갔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발명을 주도하고 특허를 출원하는데 여성이 훨씬 저조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의 교수법을 그룹 중심으로 변화시켰다. 그 결과 여성이 취득하는 특허 숫자가 10년 전에 비해 50%나 증가했다.

셋째, 세금은 형태가 새로운 제조업을 양성하는 데 써야 한다. 한국처럼 스웨덴도 우수한 제조 기술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스웨덴에는 '혁신 익스프레스(Innovation Express)'라는 프로젝트가 있다. 중소기업이 자사의 발명품을 세계시장에 소개할 때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분야의 새 일자리를 창출했다.

넷째, 기업가 정신 함양은 모든 분야에서 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은 대기업만의 역할이 아니다. 스웨덴의 대학은 음대·미대 학생들에게도 어떻게 회사를 창업하고, 시장에서 마케팅을 하며, 회계를 운용하는지를 가르친다.

다섯째, 좋고 나쁜 경험들을 공유하는 체계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스웨덴 인터넷에는 새 기업을 만드는 과정의 시행착오를 공유하는 '경험은행(experience banks)'이 있다. 선배 기업인이 후배 기업인에게 경험을 전수하는 '멘토링' 시스템. 창업할 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의 정보를 제공한다.

여섯째, 아이디어를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한 '인큐베이터'가 필요하다. 신규 기업에 가장 어려운 시기는 아이디어를 처음 시장에 내놓는 초기 단계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카롤린스카대학의 '사이언스 파크'가 대표적이다. 생체의학과 생명과학 분야 등 초기 창업 단계에 비용이 많이 드는 분야에 정부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이 이뤄진다.

마지막으로 빈부 격차의 감소와 사회적 안전망 확충은 창조 경제의 달성과 뗄 수 없는 과제다. 실패하더라도 구제될 수 있는 시스템은 매우 중요하다. 스웨덴의 젊은 발명가들은 실패했을 때 그들을 구제할 안전망이 없었다면 창업을 시작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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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겟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