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도둑처럼 온다. 예고하지 않은 채 쥐도 새도 모르게 스스로를 감추며 느닷없이 온다. 그래서 우리는 늘 번번이 미래에 당한다. 더구나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무방비하거나 속수무책이다 보니 갈수록 미래를 두려워한다. 미래가 두려운 까닭은 그것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출몰하고 기습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래를 예측하려 애쓰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미래는 단지 예측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것은 창조의 대상이다. 어제가 오늘을 만들었듯이 오늘이 내일을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이 곧 살아있는 미래다.
집에 도둑이 들었을 때 사람들은 “도둑이야” 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야구방망이를 들고 도둑과 맞설지 모른다. 하지만 도둑같이 오는 미래를 잡으려면 밋밋한 야구방망이로는 안 된다. 적어도 ‘삼·지·창’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삼·지·창’은 『서유기』에 등장하는 저팔계가 썼을법한 ‘끝이 세 갈래로 갈라진 창[三枝槍]’을 말하는 게 아니다. 체인지·시너지·크레이지의 ‘~지’로 끝나는 세 개의 날로 된 창 이름이다. 아울러 이것은 각각의 날이 웅변하는 ‘깊은 변화’와 ‘거침없는 융합’과 ‘미친 듯한 몰입’이 창의·창조·창발의 근원임을 일깨워주는 아주 날 선 창이다.
우리가 마주할 미래는 산업시대를 거쳐 정보시대를 넘어 펼쳐지는 콘텐트시대다. 그것은 대형공장과 정보화 플랫폼이 아니라 스토리와 놀이 그리고 상상력의 융합이 새로운 생산력이 되는 시대다. 아울러 물건 담은 컨테이너가 아니라 이야기 담은 콘텐트가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다. 롤프 옌센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것은 ‘드림소사이어티’, 곧 ‘꿈의 사회’다. 따라서 미래를 잡을 삼·지·창의 첫 번째 날인 ‘체인지’는 ‘컨테이너 산업에서 콘텐트 산업으로의 깊은 변화’를 함축한다.
“하이 컨셉트 국가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경제를 갖게 될 것이다.” 영국의 애널리스트 존 호킨스의 전망이자 진단이다. 하이 컨셉트의 핵심은 하이테크와 하이터치, 즉 고(高)기술과 고(高)감성의 융합이다. 하지만 방점은 하이테크가 아니라 하이터치에 찍혀야 마땅하다. 하이테크 시장은 레드오션 즉 경쟁과포화상태이지만 하이터치 시장은 경쟁미포화 내지 경쟁불포화상태의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미래엔 하이테크와 하이터치가 결합하되 하이터치에 더 방점이 찍힌 하이 컨셉트 국가가 살아남는다. 따라서 미래를 잡을 삼·지·창의 두 번째 날인 ‘시너지’는 ‘하이테크과 하이터치의 융·복합’을 통해 확보된다.
“세상 돌아가는 방식을 결정하는 몇몇의 거대한 트렌드가 있다는 개념은 이제 무너졌다. 우리 모두를 휩쓸고 몰아가는 메가트렌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이 세계는 얽히고설킨 미로와 같은 선택들에 의한 마이크로트렌드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의 책사로도 활약했던 마크 펜의 이야기다. 결국 미래를 잡으려면 앨빈 토플러나 존 나이스비트 류의 벙벙한 메가트렌드(거시경향)를 좇아갈 것이 아니라 쫀쫀한 마이크로트렌드(미시경향)를 더듬듯이 훑어내야 한다. 그러려면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미쳐서 몰입하는 크레이지 파워를 키워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미래를 잡는다. 따라서 미래를 잡을 삼·지·창의 세 번째 날인 ‘크레이지’는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미친 듯한 몰입’을 통해 벼려진다.
총리내정자를 발표한 후 내각 및 비서실 인선으로 새 골조를 지어 갈 박근혜 정부가 정녕 우리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고 21세기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 국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꿈의 대한민국이 되게 하려면 체인지·시너지·크레이지의 ‘삼·지·창’으로 ‘깊은 변화’와 ‘거침없는 융합’과 ‘미친 듯한 몰입’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창의·창조·창발에 바탕한 새 미래의 지평을 펼쳐내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미래 잡는 ‘삼·지·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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