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3. 11:42

▲ 지난 6월 5일 엘리자베스 1세가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식‘다이아몬드 주빌리’의 마지막날 마차 행차를 하고 있다. photo 조선일보 DB

세기의 결혼식을 기억하시나요? 지난해 4월 29일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신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 이 결혼식은 세 가지 이미지를 세계인에 각인시켰다. 오래된 교회, 마차 행진, 버킹엄궁 발코니 키스.
   
   로이터통신은 발코니 키스 사진을 올리며 다음과 같은 사진 설명을 전송했다. ‘29일 결혼식을 마친 윌리엄 왕자와 신부 케이트 미들턴이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키스하고 있다. 이날 결혼식은 전 세계에서 20억명 이상이 TV,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시청했다. 이 행사를 통해 왕실은 전통·품격·애국이라는 영국의 소프트파워를 과시했다. 대내적으로 국민을 통합하고, 대외적으로 국가브랜드 가치를 드높이기도 했다. 신랑·신부는 케임브리지 공작 부부라는 호칭을 부여받았다.’
   
   로이터가 영국의 소프트파워로 표현한 전통·품격·애국을 좀더 상세하게 살펴보자. 결혼식이 치러진 웨스트민스터사원은 1000년이 넘은 교회. 왕의 즉위식이 열리는 공간이다. 지하 카타콤에는 영국 왕실의 묘지가 마련되어 있고, ‘시인의 코너’에는 바이런·찰스 디킨스의 묘역이 있다. 결혼식을 올린 부부는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버킹엄궁전까지 마차를 타고 국가상징거리(화이트 몰)를 이동하며 시민들과 만났다. 이 황금마차는 110년이 넘은 왕실 마차다.
   
   이번에는 왕세손 윌리엄이 입은 예복을 보자. 윌리엄 왕세손은 영국 육군 보병연대인 ‘아이리스 가드(Irish guard)’ 대위 계급장이 달린 장교복을 예복으로 입었다. 영국 왕실은 군복을 가장 명예로운 복장으로 여긴다. 장교 복장은 품격과 애국을 상징한다.
   
   영국 왕실은 지난 2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즉위 6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열었다. 영국 왕실의 결혼식, 즉위식 등과 같은 행사는 대표적인 소프트파워 콘텐츠로 꼽힌다.
   
   소프트파워는 군사력으로 상징되는 하드파워(hard power)와 달리 문화·예술·교육·스포츠를 통해 자발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일컫는다. 소프트파워는 1990년 미국 하버드대 조지프 나이 교수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특정 국가의 매력을 상징한다.
   
   영국의 유명 트렌드 잡지 모노클은 2010년부터 소프트파워 국가별 순위를 발표해왔다. 지난 11월 19일 발표된 2012 소프트파워 국가별 순위는 1위 영국, 2위 미국, 3위 독일, 4위 프랑스, 5위 스웨덴, 6위 일본, 7위 덴마크, 8위 스위스, 9위 호주, 10위 캐나다, 11위 한국 순이었다.
   
   2012년 조사에서 영국은 미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모노클은 영국이 1위를 차지한 이유를 “해외에서 1위를 기록한 22개의 음반, 지난 올림픽에서 획득한 65개의 메달, 여왕 즉위 60주년 행사 등이 영국의 소프트파워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영국이 해외에서 1위를 기록한 음반 22개란? 이 질문에 답하기 앞서 지난 7월 말 열린 런던올림픽의 개막식 장면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올림픽 개막식은 개최국이 갖고 있는 소프트파워의 결정체라는 말이 있다. ‘런던올림픽 개막식의 테이프는 누가 끊을까’ 하는 것은 세계의 관심사였다. 그런데 막상 커튼이 열렸을 때 세계인은 비명을 질렀다.
   
   폴 매카트니가 나와 피아노를 연주하며 ‘헤이 주드’를 부르는 게 아닌가! 폴 매카트니. 007과 함께 영국의 최고 문화상품으로 평가받는 비틀스의 옛 멤버. 2012년은 비틀스 탄생 50주년이 되는 해다. 개막식 총연출자 대니 보일 감독은 영국의 최고 문화상품인 비틀스를 개막식 첫 무대에 등장시킨 것이다.
   
   폐막식은 또 어땠나. 영국은 비틀스 외에도 수많은 대중음악의 전설을 배출했다. 영국은 폐막식에 영국이 배출한 대중음악의 스타들을 전부 올려 세웠다. 퀸, 핑크 플로이드, 오아시스 등 록밴드와 조지 마이클, 애니 레녹스, 팻보이슬림, 스파이스 걸스, 뮤즈 등. ‘해외에서 1위를 기록한 음반 22개’를 설명하는 대표적 아티스트가 아델, 뮤즈, 에이미 와인하우스 등이다. 아델이 2011년 말 발표한 앨범 ‘21’의 타이틀곡은 ‘롤링 인 더 딥’. 이 앨범은 유럽 차트 1위를 휩쓸었고,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도 오랜 기간 1위를 기록했다.
   
   영국의 소프트파워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개막식 총연출자 대니 보일 감독은 셰익스피어 최후의 희곡 ‘템페스트’의 3막 2장에 나오는 캘리번 대사를 연기하게 했다.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던, 17세기 영국의 대문호 작품을 연기한 사람은 배우 케네스 브래너였다.
   
   비틀스, 퀸, 핑크 플로이드 등은 세계의 10~20대들에게 오래된 느낌을 준다. 대니 보일 감독은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을 무대에 세웠다. 그런데 청소년의 우상인 조앤 롤링이 읽은 것은 뜻밖에도 소설 ‘피터 팬’의 시작 부분이었다. ‘피터 팬’은 J M 배리의 작품. 지난 100년간 세계인은 ‘피터 팬’을 보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새로운 세대 역시 ‘피터 팬’에 열광하며 꿈을 키운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런던올림픽 개폐회식은 대중음악과 같은 소프트파워의 위세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영국임을 다시금 증거한 사례”라고 말했다.
   
   
   미국 기후변화 연구비 5000억 넘어
   

▲ 얼음이 녹은 북극에서 카누를 즐기는 관광객. photo 캐나다관광청

소프트파워 2위를 기록한 미국을 보자. 모노클은 미국의 소프트파워 콘텐츠로 리더십과 기후변화 대응을 들었다. 여기서 국제사회에서 보여준 미국의 리더십을 재론하는 것은 사족에 불과하다. 다만 한 가지 수치만 기억할 필요가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2011년 대외 원조액은 307억달러였다. 우리 돈으로 33조7700억원이다. 2011년 연방정부 예산은 3조6000억달러(3906조원)였다. 리더십은 어려운 나라를 도와주는 데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은 기후변화 관련 연구개발비로만 4억8000만달러(5280억원)를 썼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과 책임감이 누구보다 강하다. 자서전 ‘담대한 희망’에 따르면 공화당과 민주당의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 차이로 인해 자신이 민주당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 뒤 연설에서 “우리의 자녀들이 국가재정부채, 사회적 불균형,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해로부터 부담을 지거나 위협받지 않는 미국으로 재건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바마 정부는 환경보전 정책과 녹색성장이라는 양대 축을 중심으로 친환경적인 입장을 유지한다. 재선에 성공하면서 오바마는 환경·에너지 관련 규제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인의 기후변화 인식이 높아진 것을 바탕으로 보다 강력한 정책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웨덴 이케아의 힘
   

▲ 중국 상하이에 있는 이케아 매장. photo 조선일보 DB

독일은 ‘학문과 축구’로 소프트파워 3위, 프랑스는 ‘미술관과 음식’으로 소프트파워 4위, 스웨덴은 ‘실용성과 기능성’으로 소프트파워 5위를 기록했다. 3위와 4위를 차지한 독일과 프랑스의 콘텐츠를 새삼 설명할 필요는 없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5위를 기록한 스웨덴이다. 모노클은 스웨덴의 소프트파워를 이끄는 대표적 기업으로 이케아(IKEA)를 꼽았다. 이케아는 스웨덴의 다국적 가구기업으로 저가형 가구, 액세서리, 주방용품을 생산 판매한다. 이케아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좋은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에 직접 조립할 수 있는 가구라는 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느 나라든 이케아는 도심 한가운데 매장을 갖고 있지 않다. 대부분 도시 외곽에 자리 잡아 임대비용을 줄이고 가구를 조립형으로 설계해 저장공간과 물류비용을 절약했다. 조립형 설계는 판매자와 소비자 양쪽에 이득이 된다. 이케아의 조립형 가구는 ‘레디 메이드’ 가구보다 상대적으로 생산 원가가 저렴할 뿐 아니라 부피가 작아 매장공간을 덜 차지한다. 당연히 가구 가격이 레디 메이드 가구보다 저렴해진다. 생산자는 좋은 디자인의 가구를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소비자는 합리적 가격에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는 윈윈(win win) 효과를 낳는다. 더욱이 이케아 가구는 DIY(Do It Yourself) 흐름과도 맞물려 소비자층을 확대하고 있다. 이케아는 현재 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체코·벨기에·러시아·아랍에미리트·터키·중국·일본·한국 등 35개국에 253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이케아는 매년 4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스웨덴은 디자인 강국이다. 2차대전 후 스웨덴 디자인을 이끈 이는 스티그 린드베리. 그는 세라믹 유리, 텍스타일 등에서 탁월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린드베리의 디자인을 제품에 사용해 생활용품을 생산한 업체는 구스타브스베리. 스티그 린드베리의 영향으로 스웨덴 디자인은 꾸미지 않은 듯 꾸민다는 철학이 스며 있다. 실용성과 기능성을 극대화한 디자인이 바로 스웨덴 디자인이다.
   
   일본은 ‘장인정신·패션’으로 소프트파워 6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15위→7위→6위로 꾸준히 소프트파워 순위를 끌어올렸다. 일본의 장인정신은 요식업에서 두드러진다. 일본에서는 3대(代)가 넘는 식당이 수두룩하다. 명문대를 나온 전도유망한 자식이 아버지가 하는 가업을 물려받는 것은 일상화되어 있다.
   
   
   일본 유니클로를 주목하라
   
   교토는 특히 가업을 잇는 오래된 음식점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교토의 소바집‘혼케 오와리야(本家尾張屋)’는 1465년 문을 열었다. 혼케 오와리야는 550년 이상 똑같은 맛을 유지하면서 교토의 최고 명물로 자리 잡았다. 교토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반드시 한번은 찾아가는 필수 코스. 혼케 오와리야 같은 곳은 사실 유럽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일본인 특유의 장인정신이 아니면 불가능한 식당이다.
   
   소프트파워 6위를 기록한 일본에서 눈여겨볼 것은 ‘패션’ 콘텐츠. 지금 세계는 일본 중저가 패션브랜드 ‘유니클로’에 열광하고 있다. 명품이 아닌데도 명품처럼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다. 명품의 본고장인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도 유니클로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디자인 좋고 옷 튼튼하고 값이 저렴하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유니클로로 몰려든다. 유니클로는 세계 유명도시의 핵심 상권에 매장을 여러 개 두고 있다. 서울의 경우, 명동에만 유니클로 매장이 두 개나 된다. 뉴욕 맨해튼의 중심가인 34번가에서도 유니클로는 뉴요커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덴마크는 ‘건축·디자인·방송’으로 7위에 랭크됐다. 건축가들 사이에 덴마크 건축은 일찍부터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자유로운 디자인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끝난 서울국제건축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한 김형수 CDS건축사사무소 대표는 “덴마크 건축은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자유로운 정신이 그대로 디자인에 구현되었다”면서 “머릿속의 자유로움이 어떤 속박이나 구속을 받지 않고 그대로 디자인에 표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가 네덜란드와 함께 일상 생활에서 마약, 동성애 같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사회적 풍토를 반영한 결과로 건축가들은 해석한다. 현재 덴마크에서 떠오르는 건축가는 비아케 잉겔스. 코펜하겐에 가면 잉겔스의 건축물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시계왕국 스위스의 장인들
   

▲ 덴마크 코펜하겐의 VM하우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발코니’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photo 조선일보 DB

스위스는 ‘안정감·전문성’으로 8위, 호주는 ‘친근감’으로 9위를 각각 차지했다. 강소국 스위스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스위스는 냉전시대에도 오랜 세월 자산을 가장 안전하게 비밀리에 맡길 수 있는 곳이라는 명성을 얻어왔다. 스위스의 안정성은 금융자산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정치적 안정성, 낮은 법인세율, 영어·독일어·프랑스어 국제어 통용, 쾌적한 생활환경 등은 다국적기업을 끌어들이는 매력으로 작용했다. 1998년부터 야후, 구글, 크래프트푸즈 등 180개 이상의 다국적기업이 스위스에 유럽 본부를 설립했다.
   
   ‘전문성’은 생각할 것도 없이 스위스의 기계식 시계다. 세계의 명품 시계들은 대부분 스위스에서 만들어진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태그호이어, 피아제, 트루비옹, 위블로 등이 대표적 명품 시계다. 스위스는 기계식 시계를 비롯해 여러 가지 정밀공업이 발달한 나라다. 우리나라엔 덜 알려졌지만 필라투스사와 루악사는 소형 항공기를 생산하는 업체로 유명하다. 스위스의 4년제 대학진학률은 15% 수준. 스위스에서는 누구나 기술을 익혀 전문성을 갖기만 하면 중산층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다. 시계왕국이라는 명성은 한 분야에서 30~50년을 일한 장인의 땀방울이 모여 만들어졌다.
   
   캐나다는 ‘북극 개발’로 10위를 기록했다. 강대국들은 왜 북극 개발에 관심을 갖나? 바로 지하자원 때문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세계 자원의 22%가 북극지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원유의 13%(900억배럴), 세계 천연가스의 30%(47조㎥)가 북극해 아래에 매장돼 있다고 한다.
   
   북극권에 영토를 갖고 있는 나라는 캐나다, 미국, 러시아,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북극점은 남극대륙과 달리 바다다. 1년 12개월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1996년 미국·캐나다·러시아·덴마크 등 북극권 인접국은 천연자원 독식을 위한 배타적 협의체 북극 평의회(Arctic Council)를 창설했다.
   
   
   한국 10위권 진입하나
   
   이들 나라 중에서 지리적으로 북극권과 가장 근접한 나라는 캐나다. 캐나다는 10개의 주(province)와 3개의 준주(準州·territory)로 이뤄졌다. 캐나다 국토의 40%가 북극권에 포함된다. 유콘·노스웨스트·누나부트 3개 준주는 면적 대부분이 북극권에 속한다.
   
   캐나다는 북극 인접국 중에서 북극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캐나다는 북미대륙과 북극해의 대륙붕이 연결됐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해저 탐사에 한창이다. 해양법에 관한 유엔협약 예외조항에 따르면 육지가 바닷속 대륙붕까지 연결된 경우 200해리 이상에서도 해저개발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캐나다는 군사적으로 2013년까지 레졸루트만과 배핀섬에 군사기지를 설치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건설 중이다.
   
   북극의 얼음이 녹는 면적이 확장되면서 북서항로(Northwest Passage) 관광도 활기를 띠고 있다. 북서항로는 파나마운하가 건설되기 전 유럽인이 인도로 가는 가장 빠른 뱃길을 개척하려고 통과를 시도했던 루트. 아문센을 제외한 모든 탐험가가 얼음에 갇혀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1990년대 들어 여름철 2~3개월 동안 북서항로를 오가는 크루즈선이 운항되어 매년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 2010년 첫 조사에서 19위를 기록했다. 2011년에는 14위로 올라섰고, 이번에 다시 3단계나 도약했다. 콘텐츠로 언급된 것은 ‘기술력·K팝’. 기술력은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는 스마트폰을 의미하고, K팝은 누구나 아는 대로 ‘강남스타일’로 대표되는 K팝 한류이다. 한국은 소프트파워 면에서도 선진국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002234100007&ctcd=C06

Posted by 겟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