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알면 내가 여기 있겠니???
그래도 답이 대형마트 규제가 아니라 재래시장의 경쟁력 강화라는거 쯤은 안다. 그런데 공무원들이 급하게 해결책을 내놓다보니깐 대형마트 폐점시간 규제, 입점제한같은 정책을 내놓는거다. 확실히 이런 ㅄ같은 정책은 일차원적 사고방식으론 기업과 소비자들의 불편만 가중시킨다.
나는 마트 매니아다. 나 같이 마트가는걸 스트레스 푸는 취미 생활로 생각하는 사람은 대형마트를 가고 싶을때 못 가면 앞으로 스트레스가 쌓일거 같다. 그런데 사람들 반응이 나는 좀 무섭다. 다들 재래시장 살리자는 취지는 공감하면서 대형마트 규제한다니깐 되려 늬들이 평소에 좀 잘하지라며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원인과 짜증을 돌리는거다. 대부분 재래시장 상인들은 마케팅이 뭔지, 소비자가 뭔지도 모르시고 평생을 살아오신 분들이다. 고객의 마음을 읽는 마음도 부족하신 분도 많고, 얌체같은 예전 행동 하시는 분들도 많다. 그래도 정보력과 자금력에서 대형마트랑 게임이 안된다. 아무리 카트를 가져다주고, 신용카드를 받아도, 대형마트가 더 편하다. 편의나 청결면에서도 대형마트랑 게임이 안된다.
처음에 재래시장문제가 공론화되었을때 재래시장을 살리자는 취지에 공감하면 저런 정책이 나와도 내가 생각했던건 같이 고민하고 더 나은 해결방안을 제시해보거나 '그래도 다같이 잘 살자는거니깐 마트문이 일찍 닫아서 우리가족이 불편해도 조금은 감수해야지'라는 마음이었는데 사람들이 다짜고짜 재래시장 욕을 해서 좀 놀랐다. 신자유주의 경쟁시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내 불편을 감수하면서 남과 함께 가자고 하는건 무리고 시간낭비이며, 자꾸 나와 관련없는 사람들의 삶에 무심해지고 무감각해지는 것만 같아서 무섭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 대형 마트만 다니는 내가 굳이 재래시장을 간다면 이런 마음일거다. 우리 시장 떡집 아저씨가 잘 계신지 궁금하고, 콩나물 할머니가 마치 우리할머니처럼 느껴져서 팔아주고 싶어서일거다. 그런데 아쉽게도 나는 아는 떡집 아저씨도 없고 콩나물을 파는 할머니의 삶이 어떤지도 모른다. 서울와서 가장 많이 들은 말도 '학교 앞 허름한 김밥집 아주머니는 벤츠타고 다니신데'류의 소문이니 대도시에서 이웃의 삶은 베일에 쌓여있다.
그래서 판촉요원들이 항상 바뀌고, 캐셔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마트를 가는게 더 편한가보다. 아마 대부분 사람들의 삶도 나와 같을거다. 어머니가 시장 좌판에서 나물을 팔아 대학보내는 집보단 마트 캐셔가 많아지고, 직접 빵을 굽기보단 대형프렌차이즈 빵집에 가입해서 빵을 파는 일을 하는 집이 늘어나니 우리의 삶도 재래시장에서 점점 멀어진다.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 그저께 티비에서 평택야시장 잘 보여주던데...역시 경쟁력 강화만이 살길이지.
그나저나 나는 지금 대기업의 빅데이터 이용 방안에 관한 수업을 듣고 와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졸업하고 대기업 배불리는 일을 하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 중이다.
+) 학교 화장실이나 강의실이 더럽다. 우리 어머니가 청소한다고 생각하면 함부로 침을 뱉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을거다. 중산층 부모 밑에서 편안하게 공부한 대학생들은 청소부, 시장 상인처럼 팍팍한 삶을 사는 사람이 가족이나 친척일 가능성이 크게 줄어 일차적으로 고달픈 서민의 삶에 친숙해질 기회가 사라져 서민의 삶이나 노동자의 처지에 자꾸 무심해지는게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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