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걸그룹 티아라 사태가 연일 확산일로다. 일주일 내내 언론과 포털을 달궜다. 팀의 막내이자 후발 멤버인 화영에 대한 ‘왕따설’이 떠도는 가운데 소속사가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 없이 화영을 계약해지(퇴출)시킨 것이다. 왕따의 피해자로 지목됐던 화영이 퇴출당하는 식으로 정리되자 일부 네티즌은 ‘티진요(티아라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모임)’를 결성했다. 오프라인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티아라 사태가 이처럼 관심을 끈 것은 그것이 사회문제로 비화된 ‘왕따’가 K팝의 주요 자산인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 벌어져 팀의 위기를 가져왔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돌 그룹이 자생적으로 결성되는 것이 아니라 기획사의 계산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불화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사실 왕따까지는 아니어도 팀 내 불화라는 것은, 굳이 아이돌 그룹뿐 아니라 성인 그룹에서도 왕왕 벌어지는 일이다. 심지어 영국이 자랑하는 그룹 오아시스는 친형제 간의 불화로 팀이 해체되기에 이르렀다. 오아시스의 열혈팬인 축구선수 메시가 2010년 월드컵에 나가면서 오아시스 재결합을 바라며 골을 넣겠다고 말하기도 했을 정도다.
사실 이번 티아라 사태에서 가장 이례적인 부분은, 왕따설이 흘러나오게 된 계기가 바로 팀원들이 SNS에 무심코 남긴 글들이라는 데 있다. 보통 이처럼 팀을 위기로 만드는 불화설 등은 연예매체들의 보도로 알려지는데, 그와 달리 멤버들이 SNS에 불화를 암시하는 글을 올리고 이를 네티즌들이 ‘왕따’로 짜맞추었단 것이다. ‘왕따’를 입증하는 각종 동영상, 사진 들도 네티즌들이 찾아냈다.
아마 팀 내 멤버 그 누구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면서 SNS에 글을 올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저 가벼운 마음에, 친구들에게 은밀한 속말을 하듯이 푸념을 섞어 올린 글들이 왕따-퇴출-위기의 수순을 걷게 한 주범이 된 것이다.
공사의 경계를 허무는 SNS의 큰 특성은 자발성에 있다. 자발적으로 자신의 심리상태, 소소한 느낌들까지 올린다. 페이스북은 유저들이 올리는 자발적인 글을 분석해 맞춤형 광고를 하고, 유저가 알 만한 사람, 좋아할 페이지를 추천한다. 페이스북은 웹상에 한 개인의 거대한 아카이브를 만드는 ‘타임라인’이라는 프로그램도 유저들의 동의 없이 일시에 적용시켰다. 말하자면 페이스북은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사이버에 구축한 엄청난 개인정보의 거대 망이다. 그것이 언젠가 자신에게 족쇄가 되어 돌아올지 모르는 채 말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SNS의 가공할 위력이고 말이다.
사태가 악화되자 티아라 소속사 대표는 초기에 멤버들 간 갈등을 관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재발방지도 약속했다. 그런데 혹시 그 재발방지를 위한 관리라는 게 어린 나이에 엄청난 경쟁 상황에 노출된 멤버들에 대한 심리적 관리가 아니라 자유로운 SNS를 못하게 하는, SNS 관리는 아닐지 그게 걱정이다.
양성희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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