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를 넣으면 해당 지역에서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범죄를 알려주는 범죄지도(크라임 맵) 서비스는 미래의 일이 아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일부 지역 경찰은 지난 수년간의 범죄 데이터를 바탕으로 슈퍼컴퓨터에서 예측모델을 돌려 마치 지진 예보를 하듯 범죄예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범죄자를 예지하는 ‘프리크라임’이 상상이 아닐 날도 멀지 않은 듯싶다.
어느 지역에 독감이 유행하는지를 알아보려면 검색사이트 구글의 독감동향(google.com/flutrends)을 접속하면 된다. 누리꾼(네티즌)이 사용한 대규모의 검색 용어를 모아 내놓는 예측은 실제 독감 유행과 거의 일치한다. 미국 민간의료보험회사인 웰포인트는 아이비엠과 손잡고 3420만명의 등록환자 정보 2억페이지를 3초 만에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해주는 ‘고급 의료정보 제공 서비스’를 체계화하고 있다.
이미 빅데이터 시대는 다가왔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디시(IDC)가 집계한 바로는, 지난해에 생성된 전세계 정보량은 1.8제타바이트에 이른다. 1제타(Z)는 10의 21제곱, 곧 10해(1조의 10억배)를 가리킨다. 이는 우리 국민이 18년 동안 쉬지 않고 1분마다 트위터에 3개의 글을 올리는 양으로, 32기가바이트짜리 아이패드를 만리장성의 두 배 높이로 쌓을 수 있는 양이라 한다.
올해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가장 주목할 기술’ 1위로 빅데이터 처리기술을 꼽았다. 빅데이터 시장은 내년에 102억달러에서 2017년에는 5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빅데이터와 슈퍼컴퓨터는 바늘과 실이요, 콩과 깍지다. 국산 슈퍼컴퓨터 ‘천둥’이 13일 ‘세계 슈퍼컴퓨터 톱 500’에서 278위에 올랐다. 원하든 않든 우리도 빅데이터 시대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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