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여행이 많았던 아랍에는 “먼 길을 떠나기전 동반할 친구를 선택하라”는 속담이 있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양국관계는 활발한 정상간의 교류 및 깊은 신뢰 관계를 토대로 짧은 기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대표적 사례이다. 걸프국가 최초의 원전 착공 등을 계기로 ‘형제의 나라’로 거듭난 양국관계는 중동국가 최초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선언 및 연이은 유전개발 참여 성사, 보건ㆍ의료, 교육, 문화 협력 심화 등으로 아시아와 중동국가간의 대표적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양국 관계의 심화 발전은 국방분야까지 협력의 지평이 확대 되어 2010년 5월 한국을 방문한 UAE 모하메드 왕세자는 우리 정부에 파병을 강력히 요청했고, 정부는 국회 승인을 거쳐 지난해 1월 최초로 UAE에 아크부대 150명을 파병했다.
아크부대(아크는 아랍어로 형제라는 의미)는 기존 분쟁지역 파병과는 달리 최초로 훈련과 협력을 목적으로 해외에 파병한 부대로서, 성과 또한 기존의 파병부대와는 사뭇 다르게 나타났다.
우리군의 우수성과 모범적인 기율을 바탕으로한 체계적인 UAE군 훈련시스템 구축 지원 활동은 UAE 왕세자와 총참모장으로부터 “체력이나 정신력은 한국군이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아크부대의 지속적인 파병을 강력하게 요청받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전 UAE를 방문한 국회 국정감사반은 아크부대를 격려차 찾아가 훈련상황을 찍은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모두들 그 자랑스러움에 눈물이 핑 도는 감동을 느꼈다고 한결같은 고백을 했었다. 사실 필자도 아크부대를 방문할 때 마다 비슷한 감정을 느꼈기에 그러한 감정이 과거 우리 파병부대가 전쟁이나 테러지역에서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에 대한 안쓰러움이나 미안한 감정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라는 잘 알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해외에 있을때 외국인들로부터 우리나라 제품이 세계 최고라는 평가라는 말을 들을때 느끼는 뭉클한 감동과 비슷한 것이다.
아크부대 주둔이 한-UAE 양국관계 발전의 중요한 바로미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 외에도 파병 초기에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성과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자주 바뀌는 기상여건과 훈련장 부족, 늘어나는 민원 등으로 갈수록 실전훈련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데, 광활한 사막이 펼쳐져 있는 UAE에서는 고공 강하 등 다양한 훈련을 고강도로 실시할 수 있어 국내에서 5년동안 실시해야 할 훈련량을 UAE에서는 단 6개월만에 해낼 수 있어 우리군 자체의 전투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우리 부대가 외국에서 ‘단기집중 연수’를 받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UAE는 최근 제2의 중동붐을 타고 재외국민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UAE만 해도 중동지역 최대인 9,00여명이, 그리고 중동지역 전체로는 약 2만명 정도의 재외국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크부대의 존재는 그 자체로 UAE는 물론 전체 중동지역 우리국민들에게도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있다.
최근 UAE를 중심으로한 중동지역에서도 한류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K팝스타의 공연장이 만석을 이루고, 자발적인 친한 팬클럽이 조성되는 등 한국의 문화 위상이 크게 높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아크부대 또한 우리군의 우수성을 통한 한국의 이미지 제고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전문가를 키우기 위해 매년 젊은 UAE대학생, 차세대 지도자들을 한국으로 보내는 ‘유스 앰버서더’ 프로그램을 직접 관장하고 있는 모하메드 UAE 왕세자는 “UAE와 한국은 10년, 20년이 아니라 100년, 200년을 바라볼 관계”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쟁의 폐허속에서 지금과 같은 경이로운 성장을 이룬 저력을 가진 나라로서 UAE와 함께 그 경험과 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아크로 거듭나고 있다.
권태균 주아랍에미리트 대사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211/h201211022102012406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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