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조선일보에 2010년 3월 비행훈련을 하다 순직한 고(故) 오충현 공군 대령이 생전에 쓴 일기가 실렸다. "내가 죽으면 우리 가족은 담담하고 절제된 행동을 보였으면 좋겠다. 조국이 나를 위해 장례를 치러주는 것은 나를 조국의 아들로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는 내용이었다. 유언 아닌 유언이 되어 버린 오 대령의 일기장 내용을 미리 본 것처럼 이를 행동으로 실천한 사람들이 있다. 육군 이기자부대 수색대대에서 군복무 중 순직한 고(故) 표종빈 병장의 부모님이 그들이다. 표 병장은 지난달 23일 1박 2일간 야외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차량이 전봇대를 들이받는 사고로 순직했다.
그는 훈련이 강하기로 유명한 이기자 수색대대에 자원했고 늘 수색대원임을 자랑스러워했다. 순직하는 그날까지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부대원들에게 웃음을 주며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한 군인이었다. 입대 전에는 막노동 아르바이트로 부모님의 결혼 20주년 여행 경비를 대 드릴 만큼 효자였다. 부대는 표 병장을 끝까지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죄스러운 마음으로 그의 고향 부산에서 부대장(葬)으로 장례를 치렀다. 그날 이후 부대의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힘든 천리행군 중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던, 그리고 유난히 축구를 좋아했던 표 병장. 그와 함께 시간만 나면 축구를 했던 생활관 전우들도 그에게 미안한듯 조용히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는 훈련이 강하기로 유명한 이기자 수색대대에 자원했고 늘 수색대원임을 자랑스러워했다. 순직하는 그날까지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부대원들에게 웃음을 주며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한 군인이었다. 입대 전에는 막노동 아르바이트로 부모님의 결혼 20주년 여행 경비를 대 드릴 만큼 효자였다. 부대는 표 병장을 끝까지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죄스러운 마음으로 그의 고향 부산에서 부대장(葬)으로 장례를 치렀다. 그날 이후 부대의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힘든 천리행군 중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던, 그리고 유난히 축구를 좋아했던 표 병장. 그와 함께 시간만 나면 축구를 했던 생활관 전우들도 그에게 미안한듯 조용히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런데 표 병장을 떠나보낸 지 사흘째 되는 날, 아직도 큰 슬픔 중에 계실 어머니께서 부대 인터넷 카페에 글<사진>을 남겼다. "우리 아들이 이기자부대 수색대대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나 대단했기에 영원히 말뚝을 박았나 봅니다. 다친 동료, 후임들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종빈이 혼자만이라서 정말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일로 더 많은 아들을 얻었습니다. 같이 했던 장병들이 빨리 용기를 되찾고, 힘을 내는 것이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는 길입니다." 어머니는 오히려 부대와 전우들을 격려해 주셨다. 사고에 대한 안타까움 속에서도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도 부대장에게 당부의 말(이메일)을 전했다. "정말로 아까운 사람을 하늘이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마냥 비통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는 것 아닙니까? … 이번 사고로 가라앉은 부대의 분위기가 하루빨리 예전처럼 되돌아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라며 조의금 일부를 부대의 사기 진작을 위해 보내겠다고 했다.
가장 위로받아야 할 사람들이 보여준 절제된 슬픔의 표현. 이는 인간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고귀함 그 자체이며, 성숙한 국민의식의 표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꽃다운 나이에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표종빈 병장의 숭고한 희생에 삼가 애도를 표하며, 아들을 명예롭게 조국의 아들로 승화시킨 두 분 부모님께 깊은 존경을 바친다.
임상석 육군 원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9/27/20120927026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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