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 4억개 중 국내 생산량은 10% 미만인 3800만개에 불과하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전체 생산량 710만대 중 50%가 넘는 360만대를 해외에서 생산 중이며 그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생산 기지를 중국과 동남아 등지로 옮겨가고 있다. 이제 전통적인 방법을 통한 고용 확대는 한계에 도달했다. 그렇다면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우리나라가 취약한 서비스업종에서 고용 창출의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가 국립공원을 활용한 관광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70%가 산이고 그 산이 품고 있는 계곡을 따라 일년 내내 풍부한 물이 흐르는 데다 국토의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다. 정말로 물이 흔한 곳이다. 이 풍부한 산과 물을 자원의 창고나 에너지 생산수단으로만 볼 것인가? 삼림이 우거진 아름다운 산과 그 사이를 굽이치는 물이 만들어내는 우리나라의 풍광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조금만 시각을 바꾸면, 국가 관광자원 개발의 청사진이 새롭게 그려질 수 있다.
알프스 몽블랑 산자락의 프랑스 마을 샤모니나 캐나디안 로키의 밴프 같은 도시들은 연간 180만명에서 50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여서 각각 1만명, 8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럽과 캐나다처럼 4000m가 넘는 웅장한 산은 없지만 계절에 따라 확연히 다른 모습을 연출하는 산들과 그림 같이 아름다운 해안, 그 앞에 점점이 박힌 보석 같은 섬들이 있다.
특히 전국에 걸쳐 조밀하게 조성된 도로망을 활용하면 짧은 기간에 산과 강, 바다를 아우르는 '종합 관광'이 가능한 곳이다. 여기에 계절별로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자연경관을 조합하면 무수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잘 보존된 삼림의 대부분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국가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다는 점 또한 산과 강의 종합적 활용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전국을 아우르는 자연관광 종합 청사진을 그리고, 지역 경제와 연결되는 활용 계획을 세운다면 국립공원의 활용 가치 또한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경제는 1960~80년대 부족한 부존자원 속에서도 고도성장을 일구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큰 동력이 됐던 것이 자연을 단순한 자연으로 보지 않고 자원의 창고이자 에너지 창출의 도구로 이해하는 접근방식이었다. 이제 또 한 번 자연을 창조경제의 도구로 활용할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승창 前 대우전자 대표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7/05/201307050312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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