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독신 사회'
▶프랑스 인구 6000만명 중에 홀로 사는 사람이 2001년 700만명을 넘어섰다. 남자가 300만명, 여자가 400만명이었다. 경제력이 있는 여성일수록 '나홀로족(族)'이 많았다. 여성 노동자의 9%가 싱글인 반면, 기업 여성 간부 중 21%가 혼자 산다. 독신 여성의 37%가 매주 한 번 넘게 성관계를 갖는다는 조사도 있다. 프랑스 문화 산업은 독신자 덕분에 먹고산다고 한다. 싱글족은 한 해 책·음반 사는 데 75만원가량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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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구의 28%가 1인 가구다. 스웨덴은 47%, 일본은 31%나 된다. 작년에 미국 사회학자 클라이넨버그가 혼자 사는 '싱글턴(singleton)' 300여명을 인터뷰했더니 고소득 전문직일수록 독신이 많았다. 기혼자보다 더 사교적이고 봉사 활동도 적극적이었다. 그는 여성 지위가 오르고, 수명이 늘고, 통신과 도시 문화가 발달하면서 싱글로 사는 게 더 편해진 사회가 됐다고 했다.
▶우리도 1인 가구가 25%를 넘어섰다. 20~40대 독신 여성 중에 47%가 결혼을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통계청은 35~39세 독신 여성을 조사해 73%가 쉰 살이 돼도 미혼으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연령층 독신남 56%도 쉰 넘도록 장가를 못 간다고 봤다. 통계청이 엊그제 내놓은 '혼인 생명표' 분석은 몇 걸음 더 나아갔다. 2010년 태어난 사내아이의 21%, 여자아이 15%가 평생 결혼을 안 한 채 세상을 뜰 거라고 했다.
▶결혼 시기는 갈수록 늦어지고 이혼과 '자발적 독신'은 늘어난다. 이런 세태가 계속되면 '독신 사회'로 갈 수밖에 없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독신자는 한쪽 날이 부러진 가위처럼 불완전한 존재"라고 했다. 이제 그런 생각은 낡은 편견이라는 젊은이가 많다. '혼자서도 얼마든 인생을 즐길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늘그막에 주머니 비고 가족 없으면 외롭고 고달픈 게 인생이다. 아이 대여섯 중에 한 명이 평생 혼자 산다니 당장 부모들 가슴이 내려앉을 일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2/28/2013022802326.html